AMA
- 작성자가 질문을 받을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AMA는 Ask me anything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뜻입니다.
Date 17/06/06 00:01:02
Name   [익명]
Subject   최근 미국 박사과정 때려 치우고 돌아왔습니다.
전부터  AMA 보며 나도 하나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특별한게 없어서 못했었습니다.

얼마전 미국 박사과정 6년정도 하고 학위 안따고 돌아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괜찮습니다.

좋은 일은 아니라서 모든걸 말씀드릴 수는 없을꺼 같은데 그래도 최대한 성의껏 말씀드리겠습니다.

질문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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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트윈스
가장 큰 이유는요?
[글쓴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걸 가장 먼저 물어봐 주셨네요.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고, 실제로 사람들 만나서도 제대로 이유를 잘 못말하곤 했는데 익명이니 간단히 말씀드리면, 외로움과 우울증세로 인한 연구 의욕 저하로 인해 아웃풋이 잘 안나오고 교수와의 관계 소원이 결정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다른 이유 대라면 댈껀 많은데 제 맘속 가장 깊은 곳에 물어보면 이거라고 할꺼 같습니다.
다람쥐
원래 무엇을 전공하셨나요? 석사는 국내에서 하신건가요?
[글쓴이]
네 석사는 국내서 했고, 전공은 공대입니다.
다람쥐
이런 결정을 하실 때 제일 많이 지지해준 사람은 누구인가요? 사람이 아니라면 위로 또는 지지가 된것은 무엇인가요?
[글쓴이]
당연히 가족 친구들이 많이 지지해줬습니다. 그중에서도 비슷한 처지에 있다가 첧학을 공부하는 친구가 정답만 찾아온 공돌이에게 인생을 대하는 다른 방법에 대해서 많이 알려줬습니다.
Beer Inside
공학박사 6년을 했는데, 학위를 포기하셨다면 좌절감이 크시겠군요.

다시 도전하실 생각은 없나요?
[글쓴이]
네, 그 전까진 그냥저냥 열심히 하면 되던 삶을 살아온 터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컸었습니다. 특히 남들이 보게 될 시선이 두려웠는데, 그게 중요한게 아닌걸 알면서도 어쩔수 없이 신경쓰이게 되네요. 다시 할 생각은 일단은 없습니다만 나중에 여력이 되면 끝내고 싶은 생각과 계획은 있습니다.
침묵의현자
잘 하셨습니다.
아니다 싶으면 빠르게 그만 두는게 좋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글쓴이]
무슨 의미로 잘하셨다고 하셨을가 궁금했는데, 그 사이에 한줄 더 써 주셨네요. 그닥 빠르다고 생각은 안드는데, 잘한 선택인지는 몰라도 그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침묵의현자
충분히 빠르게 잘 선택하셨어요. 1~2년차라면 모를까 3~5년차에는 그만두기 힘들죠.
[글쓴이]
네, 유학생들 주변 보면 저보다도 안좋은 상황에 있지만 그만두지 못하는 분들 은근히 있습니다. 각자가 추구하는바가 있어서겠지만 저같은 경우는 더 가치 있는 일이 있다고 판단하여 결정하게 되었고, 그 결정에서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주변엔 늘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당신은누구십니까
처음 미국으로 유학 결정할 당시 영어실력은 어느정도셨나요? 박사과정 자체만으로도 힘들텐데 영어때문에 더 힘들진 않으셨나요?
[글쓴이]
그 당시 영어는 일반적인 한국에서 정규 교육받고 유학준비로 어학점수 따려고 공부한 정도 밖에 없었습니다. 유학생들 중에는 미국에 살았거나 어학연수 했거나 교환학생 했거나 카츄사 출신이거나 하는 유학전 영어를 써 본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공대라 그랬을 것 같은데, 평소 원서 보고 영강 듣고 하면 공대생 영어는 그렇게 공부하는데 장애로 다가오진 않습니다. 영어를 얼마나 잘했냐보단 얼마다 외국 생활과 문화, 언어를 받아드릴 준비가 되어있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쓴이]
댓글 쓰면서, 혹시 영어때문에 더 힘들어했나 곰곰히 다시 생각해 봤는데, 다시 생각해봐도 공부하는데는 별 영향 없었습니다. 가면 어떻게든 합니다. 생존영어!
진저에일
큰 결정 하셨네요. 결단력이 부럽습니다. 전 퀄이라도 확 떨어지면 일찍 접을 수 있었을텐데 이런 생각을 지금도 하는지라..ㅎ 주변 분들이 곧 끝나냐고 물어오실 때는 미안하고 부끄럽더라고요. 가족 분들이나 주변 분들과는 어떻게 상의하셨나요?
[글쓴이]
말씀하신 내용 공감갑니다. 주변의 시선에 많이 신경 안쓰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족이나 정말 가까운 주변 아니면, 사실 별 관심도 아느것도 없을거 같습니다. 연못에 무심코 던지는 돌에 맞는 개구리가 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저는 위의 이유처럼 힘들어서 상의끝에 그만둔건 아니고, 어떤 사건을 계기로 급작스럽게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일이 생겨서 제가 빨리 돌아와야 했고 교수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졸업하겠다고 했더니 교수는 '낫옛' 해서 고민끝에 그만두었습니다. 위에도 적었듯이 심적으로 어려웁이 많았고 가족들에게 쉽게 말하지 못했는데... 더 보기
말씀하신 내용 공감갑니다. 주변의 시선에 많이 신경 안쓰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족이나 정말 가까운 주변 아니면, 사실 별 관심도 아느것도 없을거 같습니다. 연못에 무심코 던지는 돌에 맞는 개구리가 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저는 위의 이유처럼 힘들어서 상의끝에 그만둔건 아니고, 어떤 사건을 계기로 급작스럽게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일이 생겨서 제가 빨리 돌아와야 했고 교수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졸업하겠다고 했더니 교수는 '낫옛' 해서 고민끝에 그만두었습니다. 위에도 적었듯이 심적으로 어려웁이 많았고 가족들에게 쉽게 말하지 못했는데, 부모님들께서는 말 안해도 다 아시더군요. 부모님께서 먼저 힘들면 그만두라고 하셨습니다. 부모님뿐아니라 가까운 사람들이 박사학위 하나보고 달리느라 이거 아니면 죽는줄 알았던 저에게 세상엔 다앙한 사람, 다양한 길이 많다는 걸 알려줬습니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신지는 모르겠는데 그만 두고 보니 학위는 왠만하면 있는게 좋은거 같습니다. 화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집정관
박사과정 시작하실때는 학위받으시고 무엇을 계획하셨었나요?
[글쓴이]
교수를 희망했었습니다. 대신 유학하는 사람들이 미국에 남으려는 목적도 꽤 있는데 저는 한국에 돌아올 계획으로 갔었습니다. 그런데 박사 초기에 회사에 취직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이유는 학계에서 계속 연구하는 것에 대한 회의가 생겨서인거 같습니다. 그래도 박사 후 가장 좋은 직업은 압도적으로 여전히 국내 공대 교수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집에도 박사과정 5년차에 그만둔 친구가 있어서 공감가네요. 벌써 사년이 지났는데 잘한 결정이라 생각합니다.
[글쓴이]
감사합니다. 저도 4년 후에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네요. 지금 돌아온지 몇달 됐는데 아직까지는 잘한 결정 같습니다.
지나가던선비
박사과정을 계속 했을 경우의 기대치는 얼마나인가요?
박사과정을 포기함으로서 매몰되는 비용은 어느정도였습니까?
지금 그렇다면 플랜 b를 계획중이신가요? 귱굼합니다

미국에서 어느 항공 비행기를 타고오셨나요 기냐식이나 가성비를 알고싶습니다

미국에서의 생활이 잘 안맞으샸나요? 향수병이라든지

인종차별을 은근히 겪고있다고 느끼신 적은 있나요??
[글쓴이]
박사학위를 받게되면 얻는 기대치는 당장 현재보단 미래가 더 크다고 생각되어 수치화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쉽게 생각하여 몇년을 까먹은건가로 예상해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최대 6년을 까먹은 것일텐데 저는 한국 돌아와서 생각보다 힘들긴했지만 직업을 구했고 다행히 많은 부분을 인정해줘서 결과적으론 2년정도 까먹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이외에도 학위가 없으면 할수 있는 일 자체가 선택이 줄어드는거 같습니다만 위에도 적었듯이 저는 일찌감치 취직해야겠단 생각을 한 터라 그 점은 괜찮았습니다.

유학중이 한국을 네다섯번정도 왔던거같... 더 보기
박사학위를 받게되면 얻는 기대치는 당장 현재보단 미래가 더 크다고 생각되어 수치화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쉽게 생각하여 몇년을 까먹은건가로 예상해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최대 6년을 까먹은 것일텐데 저는 한국 돌아와서 생각보다 힘들긴했지만 직업을 구했고 다행히 많은 부분을 인정해줘서 결과적으론 2년정도 까먹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이외에도 학위가 없으면 할수 있는 일 자체가 선택이 줄어드는거 같습니다만 위에도 적었듯이 저는 일찌감치 취직해야겠단 생각을 한 터라 그 점은 괜찮았습니다.

유학중이 한국을 네다섯번정도 왔던거같은데 항상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이용하였습니다. 많은 경우 마일리지를 이용하였고 다른 유학생들도 마일리지를 많이 이용합니다. 미국 카드중에 우리가 상상할수 없이 많은 마일리지를 주는 카드가 많습니다. 기내식은 먹을만한데 큰 느낌은 없습니다.

인종차별은 동네나 환경마다 다른데 제가 있던 곳은 심한곳은 아니어서 크게 무리는 없었고 미국 생활은 잘 안맞았다고 생각하고 향수병도 있었다고 느껴지는데 이게 유학생활의 성패를 결정할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한국에 오는 프로야구 용병중에 미국의 경력이 우수해도 잘 적응 못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고 보시면 쉽게 이해되실겁니다.
지나가던선비
이미 취직을 하셨더니 다행이네요. 그런데 취업할 때 스펙같은거는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어떤걸 메리트로 이력에 적으셨는지요
[글쓴이]
감사합니다. 눈에 보이는 스펙이야 뻔하고 전 그게 보잘것 없어진 상황이어서 쉽진않았습니다. 구직하면서 힘들었던건 첫째로 학위가 없는 상태에서 경력인정을 못받는데 나이는 들어있어서 회사 조직에 어느 곳에도 들어가기 힘들었다는 점과 번듯한 경력없이 경력직에 지원하려니 앞으로의 가능성보단 당장 실무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어필해야 하는데 쉽지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얘긴데 신입 지원할때는 내가 뭘 해왔는지 보여줘야 했다면 이번에는 내가 그곳에서 뭘 할 수 있는지 보여줘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 회사에 하는 일에 대한 공부도 많... 더 보기
감사합니다. 눈에 보이는 스펙이야 뻔하고 전 그게 보잘것 없어진 상황이어서 쉽진않았습니다. 구직하면서 힘들었던건 첫째로 학위가 없는 상태에서 경력인정을 못받는데 나이는 들어있어서 회사 조직에 어느 곳에도 들어가기 힘들었다는 점과 번듯한 경력없이 경력직에 지원하려니 앞으로의 가능성보단 당장 실무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어필해야 하는데 쉽지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얘긴데 신입 지원할때는 내가 뭘 해왔는지 보여줘야 했다면 이번에는 내가 그곳에서 뭘 할 수 있는지 보여줘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 회사에 하는 일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습니다. 저는 석사 박사를 거치면서 제분야에서 여러가지 일을 해왔던 터라 회사 특성에 맞게 자기소개서를 개별적으로 작성하였고 연구소개서같은것도 그때그때 새로 작성하였습니다. 그리고 회사경력 많은 주변 친구들과 많이 이야기 하면서 한국 회사에서 좋아할만한 이려서 양식으로 계속 업데이트 하였습니다. 지금 와서 처음 한국와서 썼던 이력서를 보면 너무 제 위주여서 그걸 봤을 인사과분들께 죄송할 정도입니다. 몇달간 구직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면접까지 가기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는데 달변은 아니어도 면접에는 개인적으로 자신있었습니다.
quickbeam
여려운 결정 하셨네요. 취직도 하셨다니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기길 빕니다. 공부에 대한 욕심이 남았다면 또 기회가 있을거예요.
[글쓴이]
감사합니다. 한국 돌아와서 취직하는 과정도 박사 포기하던 과정만큼 어려웠는데 이렇게 익명으로나마 글을 쓸수 있다는 현실이 고맙고 만족합니다. 공부에 대한 욕심보단 학위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데,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계속에서 이쪽에 있으려면 학위가 있고없고가 나중엔 차이를 낼거라고 주변분들께서 많이 조언해주시네요. 아직 잘 와닿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앞으로 살면서 치열하게 인생계획을 새워야 할듯합니다. 면접보면서 느낀게 회사에서 치열한 자기 노력이란 말 무지 좋아하시더군요.
quickbeam
그동안 투자한 노력이 있으니 당연히 아쉬움이 많이 남겠지요. 취직도 고생이 많으셨군요. 정확히 어느 분야인지는 모르지만, 현재 회사에서 박사 학위 유무가 실질적으로 크게 차이를 일으킬거라 보이시나요?
[글쓴이]
공대쪽 사람들 많이 하는 분야입니다. 위에도 썼지만 박사 학위 유무가 현재에 큰 차이를 보인다고 생각은 안합니다. 대신 미래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중 하나는 학위출신들이 진급에 유리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제가 간 회사는 향후 십년정도는 그렇진 않을꺼 같습니다. 그것보다 제가 생각하는 차이는 50 이후에 다른 일을 하게 되거나 이직을 하게 될 때 유무의 차이가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 박사학위는 일종의 자격증 같은 거고 어느정도 분야에서 권위를 갖고 있으니까요. 이분야에서 새로운 일을 하게 될 때 그사람을 ... 더 보기
공대쪽 사람들 많이 하는 분야입니다. 위에도 썼지만 박사 학위 유무가 현재에 큰 차이를 보인다고 생각은 안합니다. 대신 미래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중 하나는 학위출신들이 진급에 유리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제가 간 회사는 향후 십년정도는 그렇진 않을꺼 같습니다. 그것보다 제가 생각하는 차이는 50 이후에 다른 일을 하게 되거나 이직을 하게 될 때 유무의 차이가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 박사학위는 일종의 자격증 같은 거고 어느정도 분야에서 권위를 갖고 있으니까요. 이분야에서 새로운 일을 하게 될 때 그사람을 나타내주는 것중에 이만한 레퍼런스는 없다고 생각합니다.주변에 오래 일하신 분들께서 그렇게 많이 말씀해주시더군요. 현재는 저의 커리어 패스가 망가진 상태인데, 저의 앞으로 계획은 일단 현 회사에서 저만의 경력을 잘 쌓고 가능하다면 학위도 다시 도전해봐서 50 이후에도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입니다.
quickbeam
순간 순간에 최선의 선택을 내리면 다 복원됩니다. 시간을 되돌리면 다른 결정을 하시겠어요? 더 좋은 길이 열릴겁니다.
전 다른건 모르겠고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호라타래
고생 많으셨어요. 얼마나 고민을 많이 하셨을런지...
사나남편
고생 많으셨습니다. 비하면 전 많이 모자라지만...저도 석사 2년차 중반쯤에 그만뒀거든요...그래도 석사인데...마무리하지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제 인생에 재일 잘한 결정인거같습니다. 지금 잘살고 있고요. 님도 잘사실거에요...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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