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게시판입니다.
Date 15/06/27 00:36:58
Name   kpark
Subject   미국 동성결혼 합법화 기념(?) - 게이 동료에 대한 MLB 선수들의 인터뷰
대략 1시간 전 미국 대법원에서 동성 결혼을 합법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합니다.

마침 얼마 전에 번역한 칼럼 중,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 '동료가 게이라면 어떨 거 같냐'고 질문한 인터뷰가 있어서 가져와봤습니다.

글 올리는 것도 타이밍을 잘 맞춰야... -_-;;


선수들의 시각: 야구 선수들은 커밍아웃한 동료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을까?
Players’ View: Is Baseball Ready for an Openly Gay Player?

* 본문에 나오는 LGBT는 레즈비언(Lesbian)과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성적 소수자를 의미합니다.

지난 주 수요일 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LGBT 프라이드(LGBT Pride)’ 행사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날 밤은 평소에 야구장에서 편히 있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의 사랑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 날 오페라 가수 브레안나 싱클레어가 미국 국가(national anthem)를 제창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에 따르면 그녀는 샌프란시스코 음악원 마스터 프로그램에 등록된 최초의 트랜스젠더 가수입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그녀가 야구장에서 미국 국가를 부른 첫 번째 트랜스젠더라고 밝혔습니다.

MLB의 포용 대사(ambassador of inclusion)를 맡고 있는 빌리 빈(Billy Bean, 오클랜드 단장이 아닌 전직 메이저리거)도 구장에 있었습니다. 그 역시 행사를 추진한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이 행사 소식은 빈이 스프링 캠프에서 오클랜드 구단 내부에 발표한 뒤 알려졌습니다.

션 두리틀의 여자친구 에린 돌란(Eirean Dolan) 역시 이 행사를 도왔습니다. 그녀는 유쾌하고 진심어린 편지를 공개해 이 행사에 거부감을 느낀 티켓 구매자들로부터 도로 티켓을 사오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GoFundMe에서 동성애자 관련 단체인 Our Space, AIDS Project East Bay, Frameline에 티켓을 기부하기 위한 금액 모집도 주선했습니다.


동성애자의 밤 행사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션 두리틀의 여자친구, 에린 돌란(오른쪽).


뜨거운 이슈를 놓고 선수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기 좋은 시기로 보였습니다. 야구계가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선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지,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떤 벽에 부딪힐 지 말입니다. 답변을 거부한 선수들도 있었지만, 선수 개개인의 의견에는 각자의 고유한 시각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의견으로 아무리 국가적으로 그리고 종목 단체 단위로 준비가 되더라도, 처음으로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걸 공개하는 선수의 프로 생활이 쉽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소니 그레이(오클랜드 투수): “이게 많은 사람들한테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니 문제가 되지도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게이 선수들한테 무슨 문제가 생길 지는 모르겠어요. 정말로 생각해본 적이 없거든요. 조만간 그런 일이 생길 거라고 확신하고, 현실이 되더라도 다들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요.”




샘 펄드(오클랜드 외야수): “야구계가 이미 준비 됐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전 그냥 우리가 준비 됐다고 생각해요. 특히 농구랑 축구 쪽에서 제이슨 콜린스와 마이클 샘이 조금 반향을 일으킨 지금, 최소한 어느 정도는 메이저리거가 커밍아웃할 수 있는 길을 닦아놓았으니까요. 이 나라에서 준비가 된 클럽하우스가 어디냐 물으신다면, 바로 이곳이 답입니다. 베이 에어리어(오클랜드의 연고지)는 아주 진보적인 장소에요. 당연히 반발이 있겠죠. 하지만 클럽하우스 안이 아니라 밖에서 있을 거에요. 전 이 문제가 재키 로빈슨과, 그리고 그가 선구자로서 해낸 개척과 어느 면에선 일맥상통한다고 봐요. 물론 그 강도는 다르지만, 평행선이 있다는 점에서 그렇죠. 커밍아웃하는 선수가 나오면 분명히 야유를 받을 테고, 힘든 도전이 될 겁니다. 그게 내일이던 5년 뒤건, 그 선수에겐 힘든 일이 될 거에요. 하지만 그 선수에겐 길게 봤을 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일일 겁니다.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커밍아웃한다는 게 얼마나 위안이 되는 일이냐는 말을 듣게 될 것이고, 스스로도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거에요. 선수들이 커밍아웃을 한다면 거기에 뒤따르는 좋지 않은 소동은 안고 가겠다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겠죠.”




조쉬 레딕(오클랜드 외야수): “어려운 질문이네요. 진짜로 일어나기 전까진 모르는 일입니다. 어정쩡하게 대답하고 싶진 않지만, 어떤 상황이 됐을 때 누가 어떤 식으로 행동할지는 알기 힘들죠. 어떻게 될지는 두고 보기 전까지 모르는 그런 유형의 일이에요. 많은 선수들이 이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도 않고 있었고,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동성애 혐오자라는 건 아니지만, 누가 어떻게 반응하리란 걸 알 수도 없고, 변화를 원치 않는 이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런 상황을 얼마나 편히 받아들일 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안팎에서 전과 다르게 대한다거나 하는 차원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 선수는 앞으로도 동료일 거고, 그 점에 집중해야 합니다.”




타이슨 로스(샌디에이고 투수): “이런 행사를 보면 이 나라 전체가 훨씬 전보다 진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별 문제가 될 거란 생각은 들지 않네요. 다 같은 사람들이고, 야구 선수들입니다. 저는 꽤나 다양성을 띠는 곳 출신이고, (진보 성향의)베이 에어리어에서 자랐습니다만, 문제는 최고의 선수들이 경기에 나와야 한다는 겁니다. 요지는 그거죠.”




저스틴 업튼(샌디에이고 외야수): “야구라는 스포츠는 미국의 게임입니다. 미국인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원하는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분야에서 최초의 사람이 된다는 것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수많은 언론이 따라다닐 테고, 많은 일들이 일어날 테고, 그런 일들은 다 그 사람이 그 자리에서 감내해야만 할 부분들이 될 겁니다. 하지만 야구는 미국의 게임입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우리가 이 국가에 살고 그 자유를 누리는 이유죠. 견뎌낼 수 있다면, 괜찮습니다.”




빌리 빈(Billy Bean, 오클랜드 단장 아님. 전직 외야수, 은퇴 후 커밍아웃): “오늘 하루는 오클랜드 구단과 야구를 위한 완벽한 승리입니다. 선수들이 동성애자에 대해 전문가가 되거나, 트랜스젠더가 국가를 부른다는 것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한다거나 하는 걸 기대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겁니다. 선수들이 이를 통해 무언가 의식할 준비가 됐는지도 중요할 겁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오클랜드 에이스가 무엇을 지지하는지를 팬들과 공동체가 목도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는 아직 고맙다는 말을 전할 기회를 얻지 못할 많은 이들에게 기나긴 인상을 남기게 될 겁니다. 이것은 우리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수용하자는 단순한 메시지일 뿐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한 가지 공통점, 바로 우리 모두 야구를 사랑한다는 게 정말 기쁩니다. 많은 아이들, 제각기 다른 모습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특히 LGBT 공동체에는 이런 환경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큰 고통과 두려움을 느끼는 많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공원에서 3명 5명이서 편을 짜고 미니 야구를 할 때는 서로에 대해서 잘 알지를 못합니다. 하지만 한 단체에 속하고 같이 승리를 쟁취하게 될 때, 그리고 계속해서 야구를 하게 될 때는 누구나 평등해집니다. 저는 이를 알고도 너무도 두려운 나머지 야구장에 서서도 제 비밀을 더 깊게 감췄고, 제 가족에게도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제 부모님에게 사실을 말하기 전 야구계를 떠나는 선택을 했습니다. 제 부모님은 제가 게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것보다, 더 이상 야구선수가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는 게 더 어려웠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야구선수라는 걸 정말로 많이 좋아하셨기 때문입니다. 그건 마치 제 심장 속에 칼날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땐 제가 야구를 떠난 지 2년이 지났을 때였고, 그 전까지 저는 제가 부모님이 사랑하신 그것을 빼앗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으니까요.”

“제가 선수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의 핵심도 이것입니다. 이것은 선수들의 생각이나 종교를 바꾸는 따위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야구 선수가 된다는 경이로운 기회와 특권, 그리고 거기에 뒤따르는 모든 멋진 것들에 대한 일입니다. 이제 야구계는 그 문을 두드리는 모든 종류의 다양성을 포용하자는 메시지에 지지를 모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른 팀들도 그리 되길 기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동성애자를 받아들이는 것이 야구인들에게 지나치기 어려운 장애물이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야구계가 그 안의 단순함을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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