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머가 아닌 펌글, 영상 등 가볍게 볼 수 있는 글들도 게시가 가능합니다.
- 여러 회원들이 함께 사용하기 위해 각 회원당 하루 5개로 횟수제한이 있습니다.
- 특정인 비방성 자료는 삼가주십시오.
Date 17/10/15 14:30:03
Name   tannenbaum
Subject   사직구장의 추억
사직구장의 추억

때는 바야흐로 만물이 푸르러지는 2013년 4월 첫째주...

기아:롯데 사직 주말 3연전을 보러 반차+연차+휴무일 콤보로 부산에 갔습니다.

금요일 경기... 점수는 기억이 안나는데 꽤 큰 점수차로 이겼습니다.

그날 방송에 0.5초 정도 같이 내려갔던 서울 기아팬 친구(라기엔 나이차가 좀 많이 나지만...)랑 나오기도 했습죠.

여튼간에 둘이서 방방 뛰면서 승리를 만끽하고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잡는데....

둘다 기아저지에 프랑을 들고 있어서 그런지....

빈택시들이 안태워주더라구요... 몇대를 연속 보내고 걍 지하철 타러 가는 길에 어느 마음씨 착한(?) 기사님이 태워주셨습니다.

토요일은 비가 많이 와 우천취소가 되었고 그 서울친구랑 부산사는 전전애인을 만나 대낮부터 술을 펐습니다.

그리고 그 서울친구는 약속이 있다며 올라갔고 일요일 경기는 저 혼자 보러 가게 되었죠.

당시 롯데 성적이 좀 안 좋을때라 일요일 경기였지만 사직구장은 한산했고 제가 앉아 있던 원정석은 거의 비어 있었죠.

그날 롯데가 안타도 훨씬 많이치고 삼진도 더 많이 잡았는데 꼬이려고 그랬는지 롯데가 죽어도 점수를 못내더라구요.

여튼간에 혼자 바락바락 소리지르며 응원하고 있던 그때!!

'마!! 니 일로 와바라'

저~~ 앞에 통로 공간에 자리 잡고 술마시던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아저씨들이 절 불렀습니다.

'왜 그러시죠?'

솔직히 엄청 쫄았습니다. 이거 이거... 그제 경기도 대패했고 오늘도 지고 있는데 나한테 시비거나....

'니 어서 왔노?'

'서울에서 왔습니다.' (저기요... 저도 낼모레 마흔인데..막 그렇게 반말 들을 나이는 아닌데....)

'멀리서 왔네. 기아가 그래 좋나?'

'응원하니까 왔죠'

'여까지 오느라 배고프제? 이거 좀 무바라'

그제야 자세히 보니... 족발에 치킨에 장어(?)를 가운데 놓고 C1을 까고 계셨습니다.

'여여 한 잔 받고'

하시며 종이컵에 이빠이 따라주시는데...

'묵고 나 한잔 주라~ 기아한테 한잔 받아보자'

도저히 끊어 마실수 없는 분위기였죠.

결국에 생전 처음보는 부산 아재들이랑 만취해서 어느샌가 롯데를 응원하고 있었다능...

물론, 그날도 기아가 이겼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조심해 올라가라는 아재들의 배웅을 받으며 부산역을 가기위해 택시를 잡는데...

또 안태웠다는 건 함정. ㅜㅜ



6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6382 일본선거 근황 12 우리아버 17/10/14 3734 0
26383 수지가 추는 '너무너무너무' 3 tannenbaum 17/10/14 3472 2
26384 군필들아 이거 사실이야? 9 조홍 17/10/14 3753 0
26385 [펌]파파란맛 궁금해 이니~ 5 17/10/14 3462 1
26386 사육장 밖으로 돌 던지는 수달 1 Toby 17/10/14 3713 1
26387 고양이랑 놀아주다 지쳐서 어플 켜줬더니... 5 구밀복검 17/10/15 4500 8
26389 홍상수 차기작 유출 13 알료사 17/10/15 4263 5
26390 사직구장의 추억 11 tannenbaum 17/10/15 3813 6
26391 너네 키 몇이냐?.jpg 13 Bergy10 17/10/15 3780 0
26392 어느 스타 유저의 생각.jpg 9 Han Solo 17/10/15 3658 2
26393 벤치프레스 옹동이 1 눈떠보니집 17/10/15 3581 1
26394 강원도에 대한 편견. 21 우분투 17/10/15 4308 0
26395 SNL 급식체 특강.jpg 7 4월이야기 17/10/15 5542 0
26396 무심한 댓글 하나 23 알료사 17/10/15 4258 8
26397 대머리의 과거회상 1 알겠슘돠 17/10/16 3688 7
26398 시장이 열리면 도로가 매끈해지죠 2 알겠슘돠 17/10/16 3537 0
26399 땡겨 쓴 공휴일 알겠슘돠 17/10/16 3346 0
26400 자본주의가 힘을 발휘하자 어쩐지 기분이 좋아졌다. 5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7/10/16 3568 5
26401 과연 누가 올 것인가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7/10/16 3804 0
26402 맛이가 있는 음료수 모음 4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7/10/16 3179 1
26403 집 주인이 고맙다고 댓글 달아준 숙소 후기 4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7/10/16 3501 2
26404 영어 교육과 전공필수 7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7/10/16 3344 0
26405 [펌] 미쿡에서 마약사범으로 잡힐뻔한썰 7 사나남편 17/10/16 3621 0
26406 [펌] 외국인 라면 후기 7 사나남편 17/10/16 3737 0
26407 오버워치 사랑하는 아내를 위한 선물. 7 우분투 17/10/16 4128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