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머가 아닌 펌글, 영상 등 가볍게 볼 수 있는 글들도 게시가 가능합니다.
- 여러 회원들이 함께 사용하기 위해 각 회원당 하루 5개로 횟수제한이 있습니다.
- 특정인 비방성 자료는 삼가주십시오.
Date 18/08/29 07:46:08
Name   벤쟈민
File #1   225e.jpg (23.4 KB), Download : 98
Link #1   https://namu.wiki/w/%EB%B3%B4%EC%9D%B4%EC%A0%80(%ED%83%90%EC%82%AC%EC%84%A0)#s-3.2
Subject   이과인의 감수성


칼 세이건은 이 사진을 표지로 실은 저서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에서 말하기를, 자신도 그 머나먼 거리에서 지구를 찍는 것은 과학적 활동과 별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긴 하나, 우주 속 인류의 위치를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판단해서 NASA에 이 사진의 촬영을 제안했다고 한다.




저 점을 다시 보세요. 저것이 바로 이곳입니다. 저것이 우리의 고향입니다. 저것이 우리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들어보았을 모든 사람들, 존재했던 모든 인류가 저 곳에서 삶을 영위했습니다. 우리의 모든 즐거움과 고통이, 우리가 확신하는 모든 종교, 이념, 경제 체제가,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가, 모든 영웅과 겁쟁이가, 모든 문명의 창시자와 파괴자가, 모든 왕과 농부가, 사랑에 빠진 모든 젊은 연인들이, 모든 어머니와 아버지가, 희망에 찬 모든 아이가, 모든 발명가와 탐험가가, 모든 도덕 선생님들이, 모든 부패한 정치가가, 모든 인기 연예인들이, 모든 위대한 지도자들이,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저곳 - 태양 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서 살았던 것입니다.

지구는 우주라는 거대한 극장의 아주 작은 무대입니다. 그 모든 장군과 황제들이 아주 잠시 동안 저 점의 일부분을 지배하려 한 탓에 흘렀던 수많은 피의 강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저 점의 한 영역의 주민들이 거의 분간할 수도 없는 다른 영역의 주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잔학 행위를 저지르는지를, 그들이 얼마나 자주 불화를 일으키고, 얼마나 간절히 서로를 죽이고 싶어 하며, 얼마나 열렬히 서로를 증오하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의 만용, 우리의 자만심, 우리가 우주 속의 특별한 존재라는 착각에 대해, 저 희미하게 빛나는 점은 이의를 제기합니다. 우리 행성은 사방을 뒤덮은 어두운 우주 속의 외로운 하나의 알갱이입니다. 이 거대함 속에 묻힌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구해 줄 이들이 다른 곳에서 찾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알려진 바로 지구는 생명을 품은 유일한 행성입니다.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 우리 종이 이주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다른 세계를 방문할 순 있지만, 정착은 아직 불가능합니다. 좋든 싫든, 현재로선 우리가 머물 곳은 지구뿐입니다.

천문학을 공부하면 겸손해지고 인격이 함양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멀리서 찍힌 이 이미지만큼 인간의 자만이 어리석다는 걸 잘 보여 주는 건 없을 겁니다. 저 사진은 우리가 서로 친절하게 대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보금자리인 창백한 푸른 점을 소중히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 칼 세이건, The Pale Blue Dot -




아아 이것이 이과인의 감성이란 말인가 아아



7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7233 드디어 시작된것 같습니다. 3 SpicyPeach 17/11/21 3708 2
27292 포커페이스.gif 3 나단 17/11/24 3708 1
27393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가 가장 많은 국가 Top10 2 김치찌개 17/11/29 3708 0
27683 세계를 제패한 프로게이머의 입으로 하는듯한 게임 1 아이러브우브 17/12/11 3708 0
28838 난 아무 것도 몰라 ㅇ_ㅇ 11 먹이 18/02/06 3708 1
28942 북한 가면 논란 종지부. 8 tannenbaum 18/02/11 3708 2
29697 제주도 맛집 LIST.jpg 김치찌개 18/03/19 3708 0
29964 보안 시스템님이 네놈을 한심하게 생각합니다 4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8/03/30 3708 1
30304 다니엘 헤니의 면도 꿀팁.jpg 2 김치찌개 18/04/17 3708 0
30306 동물세계 위장의 고수를 찾아라 3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8/04/17 3708 0
30379 게임 복돌이의 역사 2 Han Solo 18/04/19 3708 0
30478 세계 음악시장 규모 순위 Top 10 김치찌개 18/04/24 3708 0
30900 대만 간식 추천.jpg 김치찌개 18/05/15 3708 0
30910 고양이를 사실적으로 그려보자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8/05/15 3708 1
31104 Cute 아기 움직임. 1 메리메리 18/05/23 3708 0
31215 어제요? 누가 그랬어요? 6 CONTAXS2 18/05/28 3708 0
31229 9등급에서 현역으로 서울대 들어간 공신.jpg 김치찌개 18/05/29 3708 0
31612 (횟집실장) 싱싱한 생선회의 기준.jpg 1 김치찌개 18/06/14 3708 0
31841 아아... 이건 팔굽혀펴기라는 거다. 7 Darwin4078 18/06/23 3708 0
31944 ??? : 독일이 조별예선에서 떨어진적이 없다고? 5 풉키풉키 18/06/28 3708 3
32438 당신이 생각하는 삼국지 무력 TOP3 8 김치찌개 18/07/20 3708 1
32478 한국인의 90프로가 겪는 병... 3 사나남편 18/07/23 3708 0
32686 요즘 차에는 없는 기능.jpg 7 김치찌개 18/07/30 3708 0
32699 열정적인 메탈 수화 통역사 3 Toby 18/07/31 3708 0
32725 수학은 모르는데 양자물리학은 깨우침 tannenbaum 18/08/01 3708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