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의사분에게 [술 끊고, 담배 끊고, 운동 일주일에 조금이라도 하세요]라는 말을 안 들어본 사람은 없을텐데, 그 의사의 지시에 따라서 칼같이 금연, 금주와 운동을 실행하고 있는 분들은 그런 말 할 자격이 있을 거 같습니다.

의사인 제 사촌은 담당 진료과 상 환자에게 [이제부터 정말 금연하셔야 합니다]이런 말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가끔 [그럼 선생님은 담배 안 태우시나요?] 라고 묻는 환자에게 [저도 끊었습니다]라고 답변을 한다고. 그러다가 몇 달 후에 그 담당 환자랑 흡연하는 데에서 딱 마주쳐 뻘쭘해 죽는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제가 [의사가 환자한테 거짓말 해도 됨?]이라고 물었더니 거짓말 한 거 아니라고, 그렇게 말하고 다닐 당시에는 금연중인거 맞았다고 하더군요. 다만 다시 피우게 되었을 뿐이지.....

왠만한 사람들의 삶은 고단하고 의사 자신도 예외는 아닌 거 같습니다. 자신의 삻과 건강에 무책임하고 싶지 않아도 사회에서 나에게 요구하는 다른 일에 책임을 다하다 보면 정작 자신에게 책임을 지긴 어려운 거 같더군요.

전세계에서 가장 좋은축에 속하는 의료보험을 자랑하는 한국인데ㅠㅠ

읍내에 의사만나러 하루에 몇대 없는 버스 기다려서 타고 나오는 어르신이라면 모를까
우리나라만큼 병원 접근성 뛰어나고 토요일진료나 야간진료하는 병원도 많은곳에서...
(국가검진도 나라에서 열심히 돌리고 있구요)

일끝나고 마시는 막걸리 한잔,담배한대가 유일한 낙이라 못끊겠다는 얘긴 무절제한 음주.흡연에 대한 핑계일 뿐이죠.
'미래가 없으니 미래에 망가지는것을 신경쓰지 않겠다.' 인거 아닌가...

의료환경은 과거보다 훨씬 더 좋아졌고, 미래에는 더 좋아지겠지만
미래가 온다고 해도 검진안받고, 진료안보고, 약안챙겨먹는 사람들의 노후가 건강할것 같지 않습니다.

그렇게 이야기 하기는 어렵구요.

택배기사 중에서 발목이 아파서 약을 받으러 오는 환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매번 진료를 제 날짜에 못 옵니다.

이유는 올 시간이 없어서 입니다.

괜히 대기업 공장이나 네이버같은 회사에 사내 의원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직장 다녀도 일과시간에 병원 가기 힘든 사람이 많고,

거기에 육체노동을 한다면 병원에 오기 더 힘듭니다.

오늘도 허리아파서 진통제 처방 받는분이 일때문에 바빠서 아내분을 보냈습니다.

그분이 하시는 일은 교대근무자에 육체노동자입니다.

사실 일이라는 것이 대부분 목숨갉아 먹으면서 하고 있는 것이라서 건강관리 못했다고 무책임하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