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머가 아닌 펌글, 영상 등 가볍게 볼 수 있는 글들도 게시가 가능합니다.
- 여러 회원들이 함께 사용하기 위해 각 회원당 하루 5개로 횟수제한이 있습니다.
- 특정인 비방성 자료는 삼가주십시오.
Date 24/10/07 10:20:02
Name   토비
Subject   고구마 장수가 알려주는 고구마 정보
킹차넷 청년분들은 아밀라아제라고 알고 있는 효소가 있읍니다.
요즘 체신 MZ들은 아밀레이스라고 배운다고 합니다.

이 아밀레이스에도 나름 종류가 있읍니다.
알파 아밀레이스 베타 아밀레이스 감마 아밀레이스라고 하는건데
킹쨋든 하는 일은 비슷합니다.
녹말을 가져다가 포도당 설탕 같은 단당류/이당류로 분리하는 머 그런겁니다.
알파는 동물성이고 베타는 식물에도 들어있고 뭐시기 어쩌고 그렇읍니다.

고구마에도 이 아밀레이스가 들어있읍니다.
그래서 고구마를 '찌면' 이 아밀레이스가 작용해서 달아집니다.

고구마를 찌면 두가지 작용이 발생하는데
첫째는 저 아밀레이스가 활동하면서 고구마가 달아지는 작용이고
둘째는 식이섬유가 분해되면서 고구마가 부드러워지는 작용입니다.

이 아밀레이스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온도는 대략 30-40도 정도 됩니다.
그래서 저 온도 구간에 오래오래 머물러 있을수록 고구마는 달아집니다.

그래서 고구마를 전자렌지에 돌려서 찔때와, 오븐에 구울때, 찜기에 찔때
각각 당도에 조금 차이가 납니다.
킹쨋든, 저온에서 익히는데 오래 걸리면 걸릴수록 고구마는 더 달게 먹을수 있읍니다.

-------------------------------

고구마의 저장온도는 대략 13-15도 에서 보관됩니다.
그리고 이 온도에서도 아밀레이스는 자기 활동을 하고 있고
고구마안의 녹말을, 당분으로 분해하고 있읍니다.
다만 이 속도가 좀 늦읍니다. 온도가 낮다보니...
그래서 고구마는, 캐고나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달아집니다.
이게 엄밀히 따지면 '숙성(ripe, mature)'이 아닙니다만 보통 그냥 숙성이라고 부릅니다.
먹기 좋아지는 것이긴 하니까...

고구마는 그래서 햇고구마일수록 맛이가 없읍니다.
이걸 어떻게 아느냐하면
매년 고구마를 팔때마다 '심이 많다, 껍질이 상처가 많다'등등등의 클레임이 들어오다가
딱 1월1일이 지나면 거짓말처럼 저런 클레임이 안들어옵니다.
고구마가 수확한지 한두달정도 지나서, 달아졌기 때문이빈다.

정확하게는, 고구마는 조기수확되는 고구마들이 8월
각잡고 수확되는 고구마들이 9월-10월쯤에 수확되고
그 고구마를 사람들이 보통 3월-5월까지 먹는데
5월에 먹는 고구마는 수확한지 10월에 수확한 것이니까 대충 7개월 묵힌 것이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맛이가 있읍니다. 7개월간 '숙성'된것이니까
킹치만 8월에 '햇고구마다 우왕'해서 나온것은, 수확한지 불과 2-3일 밖에 안묵힌것이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맛이가 없읍니다.
킹치만 8월에는 고구마가 귀하고 드물기 때무네 비쌉니다.
그러니까 저도 고구마를 수확해다가 팝니다.
비싸게 팔리니까 팔지만, 사람들은 더 비싼돈을 내고 더 맛없는 고구마를 먹는겁니다.
근데 머 킹쩔수 없음... 아니 안사드시면 될일 아님미꽈 (뻔뻔)

-------------------------------

그러니까 1월1일이 되면 클레임이 안들어옵니다.
상처가 많아봤자 뭔 소용입니까?
처음에야 고구마를 택배로 받아보고
'호에엥... 고구마에 상처가 마나... 나 마음에 상처바다쏘.' 할수 있지만
고구마 굽기 시작하면 나오는 그 향기가 그 상처를 다 치유해줌미다...
10월에는 '고구마에 껍질 상처가 왜이리 많아요 빼애애액'하시던 그 똑같은 고객이
1월에는 '고구마 껍질 그까이꺼 껍질 뜯어먹을것도 아닌데 뭔 상관? 킁킁 고구마 마시따.'
하시면서 별점 다섯개 주심미다.
10월에 빼애액 하던 그 고객도, 1월에 고구마 마시따 하던 그 고객도 같은 고객임미다.
그냥, 1월1일 전에는 고구마가 뭔가 좀 덜익은 것임미다.
근데 고구마가 맛없다고 클레임이 들어오지 않읍니다.
'상처가 만타... 고구마가 심이 만코 질기다...... 떼이이....' 하고 클레임 들어옴미다.
하지만 1월이 되면 고구마가 마시씀미다. 그러니까 그런 클레임 안들어옴미다.
똑같이 심이 많고, 똑같이 상처가 많지만, 사람들이 너그러워 집니다.
왜냐, 마시쓰니까..
신기하게도, 고구마가 맛없다는 말대신, 저런 다른 이유를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엔 잘 모르고 지나갔는데
몇년 겪다보니 이게 패턴이구나 싶읍니다.

-------------------------------

아 맞다.
이상하게 고구마들이 벚꽃피는 시즌에 잘 썩습니다.
이유는 잘 모릅니다.
분명히 우리 창고에서는 안썩은채로 출고되는데
고객들은 고구마가 썩었다고 항의가 들어옴...

고구마는 날씨가 추우면 썩습니다.
13도보다 낮은데서 보관하면 썩읍니다
그래서 냉장고에 보관하면 안됩니다.
그래서 한파경보 같은거 내리면 고구마 택배 안내보냅니다.
배송도중에 얼어서 썩으니까요.

근데 벚꽃피는 시즌은 한파경보뜨는 시기도 아닌데 고구마가 꼭 썩었다는 클레임이
전체 물량의 0.2-0.3% 정도 항상 들어옵니다.
왜 썩는지, 모르겠읍니다.
다만 또 저 벚꽃피는 시즌이 지나면 고구마가 썩었다는 클레임 안들어옵니다.
썩어나가던 고구마들이 갑자기 왜 안썩어나가는지, 역시 모릅니다.
저희가 할수있는 전부는, 창고에서는 안썩은채로 출고되고 있다는건 보증해주는 정도..

-------------------------------

그냥 그 신선식품을 파는 입장에서 할수 있는 말은 그냥 이렇읍니다.
식품이란건, 썩읍니다.
밀가루도, 킹실상 무한대로 보관할수있읍니다만
습기 있는데 보관하면 썩읍니다.
설탕도, 소금도, 변질됩니다.
고구마가 변질 안되겠읍니까?
뭔가 그 부당하게 내 고구마가 썩은것 같고 뭔가 불량한것 같다면
전화주시거나 댓글주시거나 아무튼 연락을 주심씨오.
익숙합니다.
고객이 잘못 보관해서 썩었을수도 있고
그냥 시기가 벚꽃이 피는 시기고 그래서 썩었을수도 있고
배송중에 어떤 개xx가 우리 택배를 초풍신마냥 집어던져서 썩었을수도 있고
어떻게 해서든, 고구마는 썩읍니다.
저희가 보증할수 있는건, 우리 창고를 나가는 시점에는 안썩었다는 것 뿐입니다.

확실한건, 우리 창고에 있으면 안썩읍니다.
섭씨 13-15도에서 습도 80%이상만 잘 맞춰주면 안썩읍니다.
다만 어떤이유에서든 썩었고
그 썩은 이유가 뭔가 부당하다고 생각하시면
아무튼 연락을 주시면 어떻게든 대응해드립니다.
벚꽃피는 시기에 고구마가 썩었다고 하면
그 썩은 고구마 사진만 찍어서 보내주시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한개 더 보냅니다.
그거 한개더보내봤자 전체 판매량의 1%에 못미칩니다.
고구마 그 벛꽃피는 시기에 많이 썩어봤자 그 벚꽃피는 시기가 또 그렇게 길지도 않습니다.
그거 다 감안하고 가격에 녹여서 장사하는거니까
크게 걱정마시고 연락 주심씨오.

-------------------------------

(질문) 습도 80%면 높은건가요? 뭔가 습도가 낮아야 안썩을거 같은데 그건 왜 그렇습니까

그 왕좌의 게임 보면 사람을 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에 구멍이 뚫리면 물이 빠져나가고 죽는다. 그러지 않읍니까?
그거랑 똑같읍니다.
고구마도 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습도가 낮으면 물이 빠져나갑니다.
그러면서 죽슴미다 (으앙 듀금)
+ 습도가 낮아서 물이 빠져나가면 무게가 줄어드는데
그러면 저희는 고구마를 무게 단위로 팔아야하는데
무게상의 손해도 일부 발생하게 됨미다.

-------------------------------

물론 8월에 고구마 사는 사람에게 '그건 님이 내년쯤 사면 고구마가 더 맛있어질껍니다'라고 알려드리지는 않읍니다. ㅋㅋ
킹쨋든 8월에도 나는 고구마를 팔아야.... 킁...
그 고구마가 팔리고 팔린 대금이 들어와야
그 대금으로 10월11월에 고구마캐는 인부 비용을 마련한다고!
8월의 비싸고 맛없는 고구마... 많이 사주심씨오 (뻔뻔)

-------------------------------

(질문) 군고구마가 맛있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아밀라아제 때문이군요.
다른 음식에도 아밀라아제를 넣고 찌면 맛있을까요

엿기름(보리싹)이 그거심미다. 엿기름 넣고 쪄보심씨오.
그 천연 아밀라이스 효소가 꽤 고농도로 들어있는 물건이 엿기름..
호박과 호박엿 사이에 그 맛의 차이가 있지 않읍니까?
쌀밥과 식혜 사이에 그 맛의 차이가 있지 않읍니까?
[맛의 차이] 그게 엿기름 맛임미다

호박엿 / 식혜 드셔보셨으면
이미 그 아밀라이스 넣고 쪄서 먹어보신거나 다름 음슴..

아 맞다 그 아마 쌀 막걸리 만들때도
녹말로는 막걸리를 못만듭니다. 막걸리를 만들려면 일단 '당화'를해서 설탕으로 만든다음에 알콜발효를 그 당분을 알콜발효해야 하는데
그래서 아마 막걸리를 하려면 쌀밥을 해서 그걸 엿기름과 섞어서 한번 더 찌던가? 해서 당화를 시킨다음에 막걸리를 만들겁니다. 그래서 막걸리에서도 엿기름맛이 날겁니다. 근데 이 막걸리에 엿기름이 진짜로 들어가던가? 부분은 사실 잘 모르겠읍니다.



3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7034 승무원 출신이 쓴 다니엘 헤니 매너.jpg 12 김치찌개 24/10/08 1776 0
67033 가을에 가면 좋은 국내 명소 10군데.jpg 김치찌개 24/10/08 768 0
67032 한국생활 15년차 프랑스인이 여전히 거부감 느끼는 한국 빵.jpg 김치찌개 24/10/08 948 0
67031 관리비만 300만원 이라는 서울 1티어 아파트 수준.jpg 김치찌개 24/10/08 868 0
67030 박문성이 청문회에서 소신발언을 했던 이유.jpg 김치찌개 24/10/08 647 0
67029 다른 사람 베레 좀 해주세요 8 swear 24/10/08 957 0
67028 영화가 3시간 넘으면 화장실은 언제 가요?? 3 swear 24/10/08 811 0
67026 아이폰을 쓰면 장갑을 껴야되는 이유는? 3 허윤진남편 24/10/08 884 0
67025 실사판 흙수저 요리사 그저그런 24/10/08 795 0
67024 다 내가 너 잘되라고 그러는거야 1 swear 24/10/07 1027 0
67023 남자들 환호성으로 영화관이 들썩였던 어벤저스 엔드게임 명장면 3 Darwin4078 24/10/07 1238 2
67022 따끈따끈 실시간 서울대 에타 사건사고 7 swear 24/10/07 1820 0
67021 고구마 장수가 알려주는 고구마 정보 49 토비 24/10/07 2116 3
67020 어딘가 모를 익숙함.jpg 3 삼성그룹 24/10/07 1278 0
67019 한국 병사들에 대한 극찬을 기록에 남겨준 미국 장군…JPG 4 김치찌개 24/10/07 1283 0
67018 고가의 매트리스는 불편한 낭비.jpg 4 김치찌개 24/10/07 1209 0
67017 확 달라진 분위기, 2030 '술 없는 삶'.jpg 3 김치찌개 24/10/07 1174 0
67016 히밥 배채우기 도전한 여경래, 박은영 셰프.jpg 2 김치찌개 24/10/07 785 0
67015 결과적으로 극찬을 받게된 KBO 총재 허구연이 올해 했던일들.jpg 3 김치찌개 24/10/07 689 0
67014 나사에서 선정한 레전드 달 사진 5 할인중독 24/10/06 1521 1
67013 최고 사이다 발언.JPG 김치찌개 24/10/06 1183 0
67012 미슐랭 3스타의 극찬을 받은 알리오 올리오의 가격.jpg 1 김치찌개 24/10/06 1241 0
67011 현대 아이오닉5N 근황.jpg 김치찌개 24/10/06 946 0
67010 일본 사케의 대체품.jpg 김치찌개 24/10/06 924 1
67009 개그맨 김태균이 소유한 별장.jpg 3 김치찌개 24/10/06 810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