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게시판입니다.
Date 15/09/18 20:53:21
Name   Xayide
Subject   [문명 5] 도전과제 하나(피천득)
K-006.jpg
도전과제(Achievement) 하나 - 피천득


내가 스팀에서 본 일이다.
젊은 백수 하나가 커뮤니티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짜리 업적 하나를 내 놓으면서,"황송하지만 이 업적이 신 난이도 승리 맞는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커뮤니티 사람의 입을 쳐다본다. 커뮤니티 유저는 백수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업적을 비교해 보고 '좋소'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업적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다 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커뮤니티를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그 업적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0.3%만이 달성한 업적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커뮤니티 주인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다보더니,
"이 업적 무슨 버그를 썼어?"
거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예요."
"그러면 세이브파일을 구했다는 말이냐?"
"누가 세이브파일을 공유합니까? 공유하면 주소는 안 퍼지나요? 어서 말해 주십시오."
거지는 손을 내밀었다. 전장 사람은 웃으면서 '좋소'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 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업적이 사라지지 않았나 노려보는 것이다. 거치른 손바닥이 마우스 위로 그 업적을 클릭할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게시판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대문 밑에 쭈그리고 앉아서 업적을 손바닥에 들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간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공략을 적어 줍니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칠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버그 리포팅을 하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이것은 버그를 쓴 것이 아닙니다. 세이브 파일을 얻은 것도 아닙니다. 저같은 뒤늦은 업적게이가 또 어디 있다고 이런 업적 세이브파일이 돌아다닌답니까? 세세한 공략을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가이드나 팁 하나 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하나 하나 얻은 노하우로 몇 턴씩을 보냈습니다. 이렇게 모은 노하우로 세이브로드를 수십번을 했습니다. 이렇게 재시작을 네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업적 하나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업적을 얻느라고 여섯 날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업적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업적으로 무엇을 하려오?
그 업적으로 무엇을 하려오? "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업적, 한 개가 가지고 싶었습니다."



K-007.jpg


p.s. 전 흥미롭게는 글을 쓸 수 있어도, 재미있게는 못 쓰나 봅니다...

업적 다 달성한다면, 모든 시나리오/특수 도전 과제 가이드를 올릴 생각입니다. 도전과제 세이브파일을 구할 수가 없어서 직접 맨땅에 헤딩하면서 깼는데 후...
저처럼 고생하시는 분이 없길 바라며 좀 깔끔하게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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