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게시판입니다.
Date 15/06/29 20:26:16
Name   Vinnydaddy
Subject   카피충 아재의 하스스톤과 6월 등급전 이야기
처음 내가 게임을 접한 게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쨌든 그 이후로 계속 게임과 함께 살아오고 있는 애아빠 아재입니다.
아저씨 게이머가 된다는 건 몇 가지 특징을 갖게 된다는 걸 말하는데
[피지컬이 형편없어진다]
[실력이 증가하는 속도가 느리다]
[느린 피지컬을 돈으로 때운다]
[고전게임에 향수를 가진다] 등등입니다.
물론 저 역시도 저 특징을 매우 고스란히 지니고 있습니다.;;

시간나면 [인생의 게임]이라는 주제로 지금껏 해온 게임에 대한 썰을 쭉 풀고자 하는데(물론 안할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요즘 제일 많이 하는 게임인 하스스톤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실 하스스톤은 오픈베타때부터 했습니다.
[겔빈 멕카토크] 카드를 갖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아실 분은 아실 겁니다. 오픈베타때 현질한 사람에게 특전으로 주는 카드입니다


그래도 그때는 아재력이 좀 부족했는지 처음 10만원인가 결제하고 어지간한 카드 맞추고 나서는
"이제는 당분간은 결제하지 말고 게임해서 모아야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주문도적도 해보고, 법사도 해보고 하면서 이런저런 덱을 써보다가
이러니저러니 해도 제일 승률이 괜찮았던 건 역시 드루이드였습니다.
당시 막 드루이드의 [약]에 대한 연구가 정착되던 참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카피충이었던 저는 하스인벤에서 빠르게 약노루덱을 카피해서 쓰기 시작합니다.

물론 당시는 뭐 상성이고 뭐고 모르고 카드 잡히는 대로 게임할 때였고
약이 잡히면 캬 실력흥겜 안 잡히면 이딴 운빨X망겜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도 7등급까지 갔던 걸 보면 역시 덱이 좋았나봅니다(...).

그때부터 하스스톤이 한창 재미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주문도적이 가젯잔 너프와 함께 몰락하고
명치만 맨날 후드려맞다 지는 일이 반복되면서부터였을 겁니다.
그때 위니흑마와 멀록, 돌냥을 막기는 참 힘들었습니다.
썩은위액 누더기골렘도 없고 도발은 4코 센진과 5코 발드에 간혹 7코 전고정이 다였으니까요.
그때부터 그냥 일퀘만 깨면서 골드 모으는 재미로 간간이 게임하다가,
일퀘 다 깨고 나면 캔디크러시 사가 하다가 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투기장 갓승삼패 몇 번으로 얼마 날리고 모은 골드가 한 2800정도 됐을 때
낙스라마스가 열렸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때 하스스톤을 완전히 접게 되었습니다.
2800으로 뚫을 수 있는 데까지 다 뚫긴 했는데 영웅모드 하다가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에잇 젠장 안해!! 하고서 집어치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고블린대 노움 발표됐을 때까지도 그냥 처박아둔 상태였습니다.

하스스톤을 다시 돌리게 된 건 그냥 단순한 변덕,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면 [그냥 할 게 없어서]였습니다(...).
몰랐는데 그때 막 고블린과 노움이 출시되었더군요.

[오오 국민성우 장원갑 오오]

기왕 하는거 새 카드도 갖고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낙스라마스 마지막 지구도 열어야겠고 해서 현질을 시전했습니다.
한 번 지르고 나니 지름에 대한 저항감도 없어지고 황금 카드도 간지나 보이고(...)
어느 분이 올황금덱을 맞추셨다는 소식을 듣고 언젠가는 나도 저렇게 되겠지(...)하고 있습니다.


애초에는 6월 등급전에서 쓰던 덱 얘기만 하려고 했는데 왜 이리 길어졌지;;
암튼 제가 덱 고르는 원칙은 이렇습니다.

[1. 위니 대처가 되는 컨트롤덱 선호]
이건 되게 밝히기 민망한 이유에서였는데, 기껏 현질해서 전설 뽑아놓고 안 쓰는게 아까워서(...)였습니다.
또 나만 게임하는 스타일의 덱들을 싫어하기도 하고 제가 잡았을때도 컨트롤덱에 비해 승률이 낮습니다.
남들은 돌냥하면 10몇연승으로 금방 5등급까지 간다는데 나는 왜 2승하고 나면 꼭 2패하는지... ㅠㅠ
암튼 반드시 위니덱 - 돌냥, 위니악흑, 기법 - 대처가 가능해야 합니다.

[2. 명백한 약점이 없을 것]
예를 들면 400승 넘게 찍은 드루를 잠시 접어놓게 했던 건 도저히 손놈덱을 잡기 힘들어서였습니다.
휘둘러치기와 숲의 수호자로는 오히려 손놈들이 증식해버리는데 이걸 따라가서 일일이 잡을수도 없고
그렇다고 자군야포로 잡자니 미래를 팔아 현재를 사는 짓이고 해서...
어느 덱을 만나도 할만한 덱을 하다가 지면 운빨X망겜 내지는 넌 아직 준비가 안 됐다 소리로 위안이라도 되니까요.

[3. 재미있을 것]
처음 하스스톤 영상 본 게 BJ쥬팬더 님 거라서 그러는지는 몰라도
사적덱 등 예능요소가 많은 덱을 굴리는 걸 좋아합니다.
얼마전에 겜게에 올렸던 불법복사덱도 그렇구요.
별 그까이꺼 떨어지면 또 올리면 되죠(...).

물론 3번 원칙이 2번에 앞서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특히 이번달이 그렇네요.
이번달에 주로 등급전을 했던 덱은 처음에는 성기사였습니다.

맨 위 한장은 간식용 좀비입니다.
초반에 간좀이나 보쓴꼬만 잡혀주면 안정적이고, 평성화 같은 전통의 제압기도 있고, 병력소집-공격해라제군들 같은 한 방도 있고, 신축이나 힐봇이 있으니 미래를 볼 수도 있습니다. 제압기도 있고 특히 알도르가 있어서 데미지 줄이는 데도 꽤 좋구요. 해리슨 존스 대신 산성 늪수액괴물을 넣은 건 여차하면 위니싸움할 때 쓰겠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실제로 그럭저럭 굴러가서 10등급인가 까지는 왔는데, 그때부터 법사가 판을 치기 시작하면서 정체기를 맞았습니다. 성기사가 초반에 보쓴꼬 안잡히면 위니덱 상대하기가 참 힘들고(진은검 잡히는 타이밍에 와하하하불이야가 나오니까 깝깝하더군요. 필드 유지도 안되고) 전통의 퍄퍄 템포법사에게도 이길 때는 힐봇에 신축 써가면서 장기전 끝에 이기고 질때는 초반부터 필드 잡혀서 이른 타이밍에 GG를 선언하는 일이 잦다보니 안되겠다 싶어서 덱을 바꿨습니다.


이 덱의 특징은 전고정과 정신지배 기술자입니다. 정신지배 기술자가 있어서 의외의 타이밍에 악흑에게 타격을 줄 수 있고 침묵기 빼고 나가는 전고정은 여러모로 든든하기 그지없습니다. 이 덱으로 8등급 정도까지 오가다가, 역시 전사의 벽에서 걸렸습니다. 도발벽이 마격에 잡히고 나면 본체로 쏟아지는 딜이 감당이 안되더군요. 손놈덱이든 방밀덱이든 늑조디아든간에요. 그리고 정작 중요한 게 이 덱이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노루덱이 대개 그렇지만 초반에 약 먹고 중반에 하수인으로 버텨가면서 피 좀 깎다가 14뎀 만들고 나면 자군야포 콤보가 다라서.
다른 덱을 찾느라 여러 직업을 헤매다녔습니다. 거흑도 해보고 돌냥도 해보고 위니악마도 해보고 손놈도 해보고... 그런데 이거다 하는 게 없더군요. 게다가 돌냥이나 위니도 재미없긴 마찬가지고.


그러다가 그럭저럭 모든 덱 상대로 할만하고 지금까지 해 보지 않은 지갑전사방밀전사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차피 그간의 지름으로 전설카드들은 제법 쌓여있었고... 사실 100골드 모아서 카드팩 깠는데 없던 카드인 게돈이 툭 튀어나온게 컸죠.
마침 마그니도 나와주고 해서 여러모로 꿀 좀 빨았습니다. 게임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도 6등급까지 갔거든요.



사실 지금도 주력으로 굴리는 덱 중에 하나입니다. 난투라는 제압기도 있고, 위니 상대로 도끼로 버티면서 게돈으로 잡아가고, 손놈이나 거흑 상대도 괜찮고, 법사에게도 쓸만하고.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 덱이 갖고 있는 단점이 [게임 시간이 너무 길다]는 거였습니다. 체감상 다른 게임의 1.5배가 걸리는 거 같은데다가 유독 방밀전사만 하면 탈진까지 갈 정도의 게임이 많은데 그러고 나서 지니 좌절감이 두 배더군요. 안정적이지만 올라가는 속도도 늦고. 그래서 이 덱은 5등급 위로 가면 쓰기로 했습니다. 좀 재미있는 덱 하면서 5등급까지만 만들자고 하고 나니 뭘 할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더군요. 그때 눈에 들어온 덱이 두 개 있었으니(모두 쥬팬더님 방송 보고 따왔습니다)



갓보기 선수의 갓보기덱입니다. 소개해 줄 때는 이게 무슨 예능덱인가 이러고 있었는데 막상 설명을 들어보고 굴러가는 걸 보니까 허투루 짠 덱이 아니더군요. 경보기로 나오는 하수인은 전투의 함성 효과를 받지 못하니 전투의 함성 효과가 없는 하수인들로만 쭉 덱을 꾸렸고, 나이사를 피하기 위해 공격력이 7 이상인 하수인 - 박사붐이라거나 박사붐이라거나 박사붐이라거나 - 들은 배제했습니다. 굴려보니 의외로 안정적이고 재미있습니다. 소누나가 캐리하는 판이 많고, 위니덱 상대로는 69머신전투절단기가 나와주면 좋습니다. 여차하면 생명의 나무로 페이즈2로 넘어가도 되구요. 특히 전사 상대로 트로그조르 꺼내면 난감해하는 게 눈에 보입니다.
문제는 이 덱도 특정한 경우 말고는 장기전을 바라본다는 점이고 드로우가 말릴 경우가 많고 수동적으로 흘러갈 때가 많습니다. 떡도발드루의 연장선상에 있는 덱이라서 일단 도발을 세우고 상대의 대응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고, 자군야포를 포기하다 보니 한방이 없어서 탈진싸움까지 갈 때가 많더군요. 그렇게 되니 막상 재밌자고 쓴 덱인데 별로 재미도 없구요.
["이젠 뭘 할까..."]



에라 모르겠다 사적질이나 하자. 마음의 눈이나 심리주작 쓰는 사제는 어그로덱에 너무 약해서, 죽군과 빛폭으로 보완한 사적덱입니다. 그래도 뺏아쓸 거 다 뺏아쓰고 아키치마검귀만 쓰는 사제덱보다 훨씬 재미있습니다. 유연하기도 하구요. 위니덱 상대로 죽군과 암광이 매우 쏠쏠합니다. 또 축소-교회누나 콤보로 이세라 같은 거 한 번 데려오면 상대가 부들부들 하는게 바로 느껴집니다. 대신 빛폭탄과 죽음 두 장 말고는 거흑덱 상대가 매우 까다로워서 거흑에게는 참 힘듭니다. (산거 두 장, 용거 두 장 어떻게 어떻게 잡아놓으면 박사붐이 뜨고, 박붐을 또 어떻게 처리하고 나면 이천군수님이 나오십니다...)
이 덱을 골랐을 때는 위에 적었던 대로 어차피 한 판 이기면 한 판 지는거 그냥 재미있는 덱 하면서 5등급 찍고 얼른 안정적인 덱으로 갈아타야지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말 대로 한 판 이기고 한 판 지고 이게 롤 승급전도 아닌데 6등급 별 5개만 되면 꼭 패가 말려서 지기를 여러 번 끝에 결국 드디어 5등급을 달성했습니다.


마음먹은 대로 방밀전사로 갈아탔습니다. 1승 1패 1승 1패 1승 후 3연패.
갓보기덱으로 갈아탔습니다. 역시 총 3승 5패. 다시 6등급으로 미끄러짐.
어 이거 뭐야. 이럴거면 사적덱 계속 하는 게 낫지 않나...


...왜 난 예능덱으로 고른 덱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해서 고른 덱보다 승률이 잘 나오는 것일까...
["넌 못 지나간다!"]도 아니고 좀 더 높은 등급으로 가고 싶다 어흑...

어쨌든 그래서 지금은 사적덱으로 5등급에서 구르고 있는 아재의 긴 푸념글이었습니다.
저는 Daydreamer#3916 입니다. 같이 하실 분들 친추해주세요~ 저 좀 전설까지 버스 좀

긴 푸념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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