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부동산이건 자동차건 직업이건 외모건, 사회적인 기준선 설정하고 평균 넘을 때까지 행동 규제하는 기제야 꼭 특정 집단이 강제적으로 등 떠미는 과정이 포함되어야만 하는 건 아니지요. 사회적으로 추종하는 가치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압력은 형성되니까요.

그러니까 롤스로이드 샀다고 자랑하는 곡 쓰는 랩퍼나 돈으로 사람 판단하지 말라는 랩퍼나 둘 다 딱히 못할 말 하는 건 아닌 거고, 킴카사디안처럼 코르셋 조이고 홀딱 벗고 나오는 사람도 페미니스트라고 이름 붙이려면 붙일 수 있는 거고 거꾸로 코르셋 부수자고 난리치는 사람도 페미니스트인 거겠죠. 굳이 전반적인 상황을 수치로 나타내서 이런 게 차별적이고 인간의 행동을 제약하냐고 잘라서 물어보라면 그런 쪽이겠지만, 또 그러한 제약을 부정할 필요나 능력 둘중에 하나는 없는 개인도 분명히 존재하니 대충 다 때려부수고 교정해버리자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고요.

아무튼 어느 쪽에서 뭐라고 그러건 저런 구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정도의 문제는 있을지 몰라도 기본적인 자세가 글러먹었다고 볼 건 없죠. 등 떠미는 동료집단 밖의 대상을 비판한다고 문제될 것도 당연히 없는 거구요. 우리집 애가 장애(혹은 돈이건 뭐간 간에)가 있어서 학교에서 아는 애는 있지만 베프는 없는 상태라면, 학교 애들도 문제지만 그런 가치를 주입하는 사회의 문제도 지적할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