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본문의 처벌강화청원보다는, 예방조치강화가 보다 필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처벌은 지금도 충분히, 상당한 정도로 법률에 의해 정밀한 사후판단이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살해와 같은 경우, 그 어떤 비교가치를 들이대도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 백날천날 어떤 처벌도, 보상도, 배상도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법률이 완벽해질 수 없는 정말로 가시적인 한계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그거고 결국 일어날 일을 최대한 예방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수단은 경찰이잖아요. 정말 이건 중요한 문제인데 별로 인지가 안되고 있는 것 같아요. 근무여건상 한국경찰에 부침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자력구제가 배제되는 상황에서 강제력을 독점하는 국가가 이런 행정상의 부분, 특히 예방에서는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 맞거든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건 생각보다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책임소재와 무게가 어디에 있고 얼마나 큰지 '국가'가 알았으면 좋겠네요. 아니, 정확히는 알면서도 등한시하지 좀 말았으면 좋겠어요. 너무 더뎌요.
실제 어느 사안에서 경찰신고를 하게 된다면, 대개의 경우 경찰의 역할은 현장에서의 상황중재로 원만한 해결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조악한 경험일 뿐이라 우려스럽지만, 경찰의 역할은 물론 그것도 필요하겠으나 보다 더 중요한, 현장에서의 사실관계를 법률관계로 치환해 이 지점이 어떠한 위법행위가 될 수 있을 지에 대한 명백하고 확실한 통보, 혹은 경고로써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발휘하는 일입니다. 예, 근데 저는 경찰신고에 있어 딱 한 번, 이 경우를 봤어요. 그것도 제가 틀린 부분을 이야기하자 굉장히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유야무야하더군요. 경찰권한의 범위, 사법경찰관리가 고작 할 수 있는 일이란 그 정도뿐이다. 네, 다 알겠어요. 근데 누가 체포해가라고 한 거 아니잖아요. 기사본문사안의 경우 피해자주장의 협박사실(100원 훔쳐도 절도는 절도잖아요. 불기소처분을 하든 말든 그런 건 검사더러 알아서 하라고 하고. 왜 경찰이 그걸 좋게좋게 해결하려고 하는 걸까요. 소송경제? 그건 법원이 알아서 할 일이고요. 어차피 처분이 안되니까? 그걸 왜 경찰이 판단하는 걸까요.)이 있고, 이 사실에 대한 확인 및 이와 같은 사실이 있다면 해당행위가 어떤 위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어떤 처벌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사전안내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고, 실제 경찰공무원시험범위 내에도 들어가 있는 내용이죠. 형법, 형소법으로요. 그렇게 공부 열심히 했으면서, 왜 안써먹는지 모르겠습니다. 아, 작은 일이니까 좋게좋게 그냥 해결하는 게 맞을까요. 전 전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런 작은 일들이 모여 지금과 같은 참담한,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현장경찰관리가, 경찰이, 국가가 의무를 유기하고 있어요. 이 기사를 접하고, 여러 가지 커뮤니티의 글들을 보면서 정말 화가 납니다. 지금 개정해야할 건, 저런 사후약방문 청원이 아니라 경찰관직무집행법이라고 생각해요. 강제해야해요. 미란다 원칙 좋아요. 얼마나 잘 정착됐나요. 뭐만 하면 잘 모르는 사람도 미란다 미란다 할 만큼이요. 어려운 거 아닌데, 안하고 있어요. 전 이런 점이 너무 화가 나요. 국회 진짜 이 개..
경찰인 친구를 볼 때마다 매번 피곤하다고 징징거리는 것도, 정말 힘들다는 것도 잘 알지만, 경찰조직은 좀 더 갈아넣어져야해요. 국가에 의해 국민을 위해서요. 그리고 그만한 대우도요.

정신이상한 인간들은 피하는 게 상책이 아니라, 일단은 당장 차선으로 피하되 경찰에 신고하는 게 '상책'이 제발 좀 됐으면 좋겠어요. 제발좀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