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문제는 더 이야기 안 해도 될 것 같고, 인력 양성이 중요하긴 한데 산부인과 전문의가 부족한 것은 아니지요.
진짜 의지가 있다면, 의료 자원 유지를 위해서는 돈이 전부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제가 아는 어떤 원장님은 인구 30만 정도 되는 중소도시에서 산부인과를 개원해서 운영하고 계시는데, 거긴 전문의 두 분이서 번갈아가면서 당직을 서십니다. 병원 문닫지 않을 정도로 분만 건수는 유지되긴 하는데, 3년 정도 벌어놓으면 사고 터져서 물어주는 패턴이 반복되어 허무하다고 하십니다. 그럼 그 병원은 망하지 않을 정도로만 유지되든지 재수없음 문 닫는거죠. 이런 산부인과 선생님들이 문 닫고 응급실 야간 당직이나 요양병원 가시거나 갑자기 미용 성형에 투신하게 되는 케이스는 비일비재합니다. 그나마 이게 신해철법 논의조차 되기 이전 이야기에요. 과실 없어도 산부인과에서 30% 물어내게 하는 따위의 제도를 계속 유지한다면 - 이게 병원서 물어주느냐 기금을 형성해서 지불하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 일시적인 지원으로는 해결되기 힘들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사 중 제시된 보건의료원에 분만 가능하도록 인력 채용하는 방안은 좋아 보입니다. 이것도 위정자의 생각이 바뀌면 날아가버릴 위험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저런 챗바퀴 패턴보다는 나을 터이고 신해철법에 대응할 때도 어느 정도 운신의 폭이 넓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