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20/03/11 17:15:29
Name   자공진
Subject   [일본농업신문] 천국에 거는 "바람의 전화" 낫지 않는 상처와 함께 산다
https://headlines.yahoo.co.jp/hl?a=20200311-00010000-agrinews-l03
오늘은 3·11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지 9년이 되는 날입니다. 시국이 시국이라 일본에서도 관련 보도가 적은 것 같습니다만...
이하 전문번역입니다.

-----
나만 살아서 미안해. 그 동안 계속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어 - 이와테 현 오쓰치 정(町)의 고지대에, 서양풍 전화박스가 외따로 서 있다. 박스 안에 있는 것은 검은색 전화기와 공책 1권. 전화선은 연결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동일본대지진으로 잃어버린 소중한 사람에게 마지막 이별의 말을 하기 위해 각지에서 유족들이 찾아온다. 집이 무너져 부모님을 잃은 남자아이, 딸을 쓰나미로 잃은 어머니. 갈 곳 없는 슬픔을 전화기에다 부딪치고, 천국에 말을 건다. 마음이 이어지기를 바라며.

전화박스를 설치한 것은, 화초와 채소를 재배하는 주민 사사키 이타루 씨(75). 약 70아르의 정원을 정비하여, 2011년 4월에 '메모리얼 가든'으로 개방했다. 전화박스 주변을 100종류 이상의 화초가 둘러싸고 있다. "쓰나미로 친구를 잃었어요. 누가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살아남은 의미를 계속 생각했어요." (사사키 씨)

세상을 떠난 친구는 언제나 갑자기 전화를 걸어오고는 했다. "어이, 한 잔 하자." 이야기로 밤을 새운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매번 너무 갑작스럽잖아' 하고 화도 내본 적 있지만, 사실은 전화가 오면 기뻐서요" 하고 회상한다.

9년 전의 그날, 최대 20미터의 쓰나미가 마을을 덮쳤다. 친구는 해안에 살고 있었다. 연락이 되지 않았다. "언제나 그랬듯이 전화가 걸려올 거야. 죽을 리가 없어." 그러나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모습이 너무 변해서 본인인지 아닌지조차 알아볼 수 없었다. 윗옷 주머니에 메모가 들어 있었다. 사사키 씨의 전화번호였다. "몸에 늘 지니고 있었던 건가." 난데없는 이별에 절망과 허무감이 덮쳐와, 몸이 떨렸다.

"한 마디, '고마워. 또 봐'라는, 그 말조차 하게 해 주지 않는 거냐." 그 마음이 전화박스에 담겨 있다. 사사키 씨는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친구의 전화번호를 천천히 눌렀다고 한다. "술 마실 때는, 항상 함께니까. 지금까지 고마웠어." 조금이나마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전화박스 설치 후에는 미디어나 입소문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방문한 사람은 4만 명이 넘는다.

사사키 씨는 방문한 사람들에게 "차라도 한 잔 하시지요" 하고 말을 건넨다. 처음에는 침묵하다가도, 띄엄띄엄 이야기를 시작하고, 눈물을 흘린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한, 고인은 내 안에서 계속 살아간다. 그러니까 열심히 살자"고 조언한다.

공책에는 방문한 사람들이 메시지를 남긴다. '딱 한 번이라도 좋아. 당신 목소리가 듣고 싶어. 이야기하고 싶어' '언니, 보고 싶어' 하고 편지를 쓰는 사람, '스스로의 마음을 마주볼 수 있었다'고 감사 메시지를 쓰는 사람도 있다. "마음의 상처가 낫는 일은 평생 없다"는 사사키 씨. 다만 "그 마음과 같이 잘 지내는 일은 가능하다"고 한다.

지진으로부터 꼭 9년. 자기 정원을 개방하고, 유족의 마음을 달래는 사사키 씨. 앞으로도 고지대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계속 말을 건넬 것이다. 전화는 연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고인을 생각하는 마음은, 언제나 연결되어 있다.

이와테 현 오쓰치 정은,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정의 50%가 침수되었고, 사망자 1,233명, 행방불명자 413명(19년 12월 기준). 침수 피해로 인하여 농지 12헥타르 중 현재도 절반이 영농곤란. 피난지로의 이주가 잇따라, 농가 호수는 2010년 195호에서 2019년에는 152호까지 감소했다.



14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2472 정치"입만 열면 풍파"..'발언 금지' 당한 여가부장관 15 맥주만땅 20/12/03 4359 0
29646 문화/예술송강호, 칸영화제 한국 최초 남우주연상…박찬욱 감독상 2 swear 22/05/29 4359 2
30163 사회벌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20 늘쩡 22/07/03 4359 8
18138 정치안철수 낀 통합 신당 추진.."갑자기 뭐냐" 유승민 버럭 12 結氷 20/01/11 4359 0
38118 국제푸틴 "韓 우크라에 무기공급 안해 대단히 감사…관계회복 기대"(종합) 15 고기먹고싶다 24/06/06 4359 3
9961 의료/건강머리카락 1시간에 1천개 심는다.."식모기 3년 내 상용화" 8 월화수목김사왈아 18/05/07 4359 0
21227 경제서울시, 은마·압구정 등 50층 층고 완화 없다 11 벨러 20/08/04 4359 0
29934 사회워터밤 300톤 '물 낭비' 논란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 18 야얌 22/06/17 4359 0
20979 스포츠국내기업 삼성, 伊 명문 인테르 스폰서로? 中 에버그란데와 경쟁 3 swear 20/07/11 4359 0
20214 사회이용수 할머니 "윤미향 양심도 없다, 왜 위안부 문제 팔아먹나" 39 empier 20/05/14 4359 1
23800 방송/연예브레이브걸스 유정 ‘꼬북칩’ 모델 발탁 4 swear 21/03/31 4359 0
17147 IT/컴퓨터갤럭시폰 지문인식 뚫렸다…"실리콘 케이스로 누구나 잠금해제" 14 다군 19/10/17 4359 1
16638 사회의령군 의원, 평소 인사 안 했다고 주민 뺨 때려 '물의' 11 tannenbaum 19/09/02 4359 1
35328 경제행안부 “새마을금고 예·적금 피해 없다…인수합병시 100% 보호” 8 오호라 23/07/06 4358 0
36612 기타내일 '첫눈'…제주산지 최대 15㎝·전북동부 최대 10㎝ 적설 다군 23/11/16 4358 0
21509 경제금융위, 공매도 금지 6개월 연장 6 알료사 20/08/27 4358 0
16134 국제러시아 "침범의도 없었다…기기 오작동으로 계획없던 지역 진입" 16 Darwin4078 19/07/24 4358 0
25607 사회장인 앞에서.. 1m 일본도로 아내 살해한 40대 ‘구속영장’ 4 swear 21/09/04 4358 0
16392 국제한국 수출규제 여파…日서 PC용 메모리 가격 상승 2 그저그런 19/08/13 4358 0
13322 경제국민연금 새 CIO의 관심종목은? '배당성장주' 6 이울 18/11/12 4358 0
26638 국제‘BLM’ 시위대 사살한 10대 ‘무죄’에 들끓는 민심…분열되는 미국 2 방사능홍차 21/11/22 4358 0
27662 정치"안희정 불쌍" 김건희 발언 후폭풍..이수정 "양심상 선대위 고문 사임" 18 구글 고랭이 22/01/18 4358 0
13329 문화/예술하늘로 올라간 '슈퍼 히어로'..마블의 전설 스탠 리 별세(종합) 6 빠독이 18/11/13 4358 0
24852 국제영국 학생들 사이 '자가검사키트 양성반응 조작법' 유행 10 다군 21/07/08 4358 0
25108 사회네이버 직원 53% "직장내 괴롭힘 경험"…5월 사망직원 괴롭힘도 확인 1 다군 21/07/27 4358 0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