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자체는... 정말 멋지긴 하네요...
AI가 그렸다고 해서 인간의 뇌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전위적으로 합성된 무엇인가를 기대했는데 의외로 장엄해서 놀랐습니다. 판타지소설에서 이세계로의 포탈이 열린거 같은 느낌? 내용은 게임 일러스트로나 어울릴 것 같은데 그림 자체는 고전적이라... 굉장하긴 굉장하군요.
이 작품에 대한 제 생각은..
저 작품이 순수하게 100% AI가 만들어낸건 아닐겁니다.
왜냐면.. 아마 AI로 저거 하나만 만들지는 않았을꺼고 무수히 많이 만들어낸 것중에 우연히 잘나온 것을 제출했을텐데... 그 선택의 과정에서 인간의 평가가 들어갔을테니까요.
언제나 항상 저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굉장한 명작만 만들어낼 수 있는 AI..는 아직 시기상조죠? 정말 그 정도 레벨의 AI가 있다면 아.. 위험합니다 위험해요... 소설 쓰는 AI 음악 작곡하는 AI 다른 예술 AI들도 뭐 다양하지만 사실 결과물들은 둘쑥날쑥합니다. 우연히 저렇게 좋은게 나오기도 하고 엉망인게 나오기도 하죠. 그리고 AI는 자신의 작품을 평가할 줄 모르구요. 사람의 손을 거쳤으니 작품이라고 봐줄 구석이 있다고 봅니다.
이걸 비유하자면... 뭐 현대 미술 중에는 페인트 좌악 뿌리고 그걸 작품이라고도 하던데...
작품의 탄생이 그저 운에만 의존한다면 AI를 써서 만든들 뭔 차이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페인트 뿌리면서 멋진 모습으로 뿌려지길 기대하는 것과 똑같은 레벨로 보입니다.
작가의 의지와 상관없이 우연히 만들어진 것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느냐 없느냐... 여기서 갈리는 것 같아요.

현대미술에서는 '붓'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잭슨 폴록은 빈 캔버스에 물감을 흩뿌리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렸고, 뒤샹은 기존에 만들어진 소변기를 가져다가 자신의 작품으로 전시했습니다. 그리고 두 작품 모두 현대미술에서 가장 유명하고 의미있으며, 비싼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현대미술계에서 작품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 새로운 아이디어, 적절한 의미부여 등이 필요합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의 의미를 포장하는 효과적인 마케팅, 그 과정에서 유명 갤러리의 선택을 받는 것입니다.

저 작품의 경우 AI가 그린 작품이라는 점을 감추고 수상을 한 뒤, 미술의 본질과 인간성의 의미, AI와 인간의 차이점, 인간의 자유의지에 관한 근본적인 의문 등으로 의미부여를 하고, 유명한 갤러리에서 그런 스토리텔링을 받아주었다면 훨씬 더 비싸고 유명한 작품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