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는 단어를 참 다양한 뜻으로 쓰는 것 같아요. 보통 우리가 쓰는 용례로는 ... 아 정의를 못하겠지만 여튼!! 알죠? 친구라고 하는 사이도 가까운지 먼지에 따라 천지차이인데요. 두 번째로, 이 기사에서는 친구라는 단어를 '외부자 입장에서 봤을 때 같이 묶일 수 있는 사람들' 이라는 뜻으로 썼잖아요. 확실히 '친구', '반 친구', '동창', 그리고 '동기' 는 모두 다른 느낌의 단어이지만, 외부자 입장에서 뭉뚱그리면 친구죠. 또 다른 예를 들자면, 군대 선임이 후임한테 '야 느그 친구들 다 어디갔냐?' 라고 할 때 친구는 두 번째 뜻으로 본 친구죠. 물론 첫 번째와 두 번째 뜻으로 모두 지칭할 수 있는 사이도 존재하고 대체로 이 구분이 필요없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 기사에서 쓰인 예처럼 그게 아닐때가 문제입니다.
이 때의 '친구' 라는 호칭에서 '나'는 소외됩니다. '나'의 개인적 호오와는 무관하게, 외부인 입장에서 '나'와 '친구'는 싸잡혀서 엮입니다. 기사 제목에 나온 '친구'와 피해자가 첫 번째 뜻의 친구일까요? 아마 아니겠죠. 피해자가 저 '친구들'과 친할까요? 아마 아니겠죠.
저 호칭에서 뻗어나올 태도는 확실히 문제입니다. 이제 저 '친구'라는 레떼르를 붙임으로써 피해자와 가해자, 가해사실을 '친구'의 첫 번째 뜻으로 이어진 사람들끼리의 해프닝으로 분식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거다.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는가? 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겠죠. 만약 학교당국이나 학생들의 보호자들이 이렇게 생각한다면 좀 큰 문제고, 기자가 친구라는 단어를 아무데나 갖다 붙이는 것도 꽤 문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