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채점 비용 내주실 분이 있을까요? 누군가의 연구, 교육시간을 빼앗아야 하는 일인데 그런 '비용'이 초래할 결과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채점자들 간 이견이 있으면 어쩌죠? 조정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비용은 더 커지겠군요. 교수들은 그나마 연구가 가능한 방학 내내 성적처리하겠고요.
그리고 평가에 정성적, 주관적 평가가 들어가면 안되나요? 정성적, 주관적으로만 평가될 수 있는건 교육과 평가에서 배제해야할까요? 완전히 표준화되고 객관화 될 수 있는 평가방식이 공정하고 공정한게 정의라고 믿으시는 분들 많으시지만, 그러다가 이 나라는 가장 공정한 방식으로 망할겁니다. 장담합니다.
주관적, 정성적 평가가 아예 필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였습니다. 문제는 정성평가의 존재가 아니라, 그 기준이 사전에 명확히 공유되었는가 입니다.
강의계획서에 '항의하면 F'와 같은 문구를 명시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평가 기준인지, 그리고 이것이 교육적 평가라기보다 교수의 권력 행사 방식으로 정당한지에 대해 비판을 제기할 수 없는 걸까요?
마지막으로 ‘부모님 전화 오면 F’라는 문구에서 어떻게 교육과 평가를 이야기할 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교수의 추가적인 부담이 드는 절차에는 비용과 현실을 말씀하시면서, 권한이 집중되는 지점에서는 교육이라는 가치를 언급하는 방식은 기준의 일관성 측면에서 설득력이 떨어져 보입니다.
대학에 있는 교수들은, 특히 전공 과목으로 들어가면 그보다 전문성이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텐데 2차 채점을 누가 할 수 있을지가 정말 궁금합니다. 다른 얘기지만, 지금 제가 상대하는 교수님들도 진료 내역에 대해 심평원에서 딴지걸면 지들이 이 분야에 대해 뭘 아냐는 반응이 많거든요. 진료 비용을 지원받아야 할 심사기관에 대한 반응이 이런 상황인데, 과연 그 어떤 2차 채점자가 용감하게 해당 교수의 전문 분야 강의에 대해 딴지를 걸며 점수를 바꿀 수 있을지..
공통 교양에 대해서만이라도 적용하겠다면 드릴 말씀은 없지만, 그럼 그게 실효적일지가 의문이구요.
같은 강의명을 가진 수업을 열명의 서로 다른 교수가 하면 교재부터 강의내용, 내용에 대한 관점, 평가기준, 동일한 평가기준을 적용해서 평가한 결과 등 모든게 달라지고 일관성이 없고 예측가능성이 떨어지는게 대학수업입니다. 대학이 대단한 진리를 추구하는 고상한 곳이어서가 아니라 아직 인류가 뭐에 대해서건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고등교육기관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객관식 평가의 세계관에 맞춰서 할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렇게 대학운영하는 것보다는 대학을 폐지하는게 가성비는 나올겁니다). 그러니 평가받는 입장에서는 때로는 ...더 보기
같은 강의명을 가진 수업을 열명의 서로 다른 교수가 하면 교재부터 강의내용, 내용에 대한 관점, 평가기준, 동일한 평가기준을 적용해서 평가한 결과 등 모든게 달라지고 일관성이 없고 예측가능성이 떨어지는게 대학수업입니다. 대학이 대단한 진리를 추구하는 고상한 곳이어서가 아니라 아직 인류가 뭐에 대해서건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고등교육기관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객관식 평가의 세계관에 맞춰서 할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렇게 대학운영하는 것보다는 대학을 폐지하는게 가성비는 나올겁니다). 그러니 평가받는 입장에서는 때로는 어리둥절해지는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런 경우에는 통상 '학생들이' 성적 평가에 대해 문의를 하죠. 그리고서는 답안에 대한 재평가와 논의가 이뤄지고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건 '학생이' "항의하면 F"가 아니라 "부모가" 항의 했는데 "이상 없으면" F입니다. 이상이 없다는것도 교수가 판단하는데 그걸 어떻게 믿냐고 하시겠지만 그럼 교수한테 왜 배우냐고 묻고 싶네요. 부모가 나서서 항의하는게 무슨 관점으로 봐야 수긍이 되는지 저는 전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성인이 되어서 오는 대학에서 학점에 대한 항의를 부모가 하는건 무슨 생각을 갖고 봐야 정상적으로 보입니까. 학부모가 개지랄떨면 그냥 교수는 맞아야되나요? 성적은 가르친 사람과 배운 사람 사이에 성립되는 문젭니다. 부모는 왜 끼어드나요.
애초에 성적에 대한 항의(학생에 의한 것이건 학부모에 의한 것이건)는 언제 더 빈번할 것 같나요? 주관적 평가기준이 강해지는 논술형과 같은 평가방식을 채택했을 때입니다. 5지선다로 내면요, 채점이나 그레이딩에 실수없는지 다시 봐달라는 말 빼고는 할게 없어요. 객관식에서도 문제오류는 지적할 수 있겠지만 이건 문제오류 상황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죠. 즉 성적평가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일으키는 환경은 평가에 교수의 주관성이 강하게 개입되는 평가방식이 적용되었을 때입니다. 이걸 학생 본인도 아니고 학부모가 문제삼으면 뭘 어쩌라는건가요? 문제의 소지를 없애려면 5지선다로 깔면 서로 편하긴 하겠죠. 부모가 민원제기하는걸 그대로 두면 아마 근미래에 그렇게 될겁니다. 초중고등학교에서 체험학습, 수학여행 없애버린 것처럼 대학 시험도 객관적으로 정오답을 가릴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할거고(그게 서로 마음 편한 방법이니) 대학교육도 그 수준으로 맞춰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