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올리는 게시판입니다.
Date | 15/10/26 11:05:15 |
Name | 1일3똥 |
Subject | Door |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다. 하루, 이틀, 일주일 한달이 넘게 한마디도 나누지 않는 것이 왜 우리에겐 당연한지. 보통의 남매들과 대체 무엇이 다른건지. 내가 고등학교를 그만 두고 집에 혼자 남게 되었을 때 무엇이 그렇게 싫었는지 문을 잠그고 열쇠를 가져갔던 너. 따뜻하고 든든한 오빠이고 싶었지만 언제나 굳게 닫혀 있던 너의 방 문. 30년 가까이를 당연한 듯. 그렇게. 서울에서 둘이 살게 된지도 벌써 4년. 재작년엔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작년엔 외종조부도 돌아가셨다. 이제 부모님도 한해가 다르게 흰머리와 주름살이 늘어가고 있고, 우리도 나이를 먹어가며 점점 외로워 지고 있다. 그럴수록 가족이라는 것이 위로의 단어가 되어야 할텐데 왜 우린 아직까지 들어왔니, 밥 먹었니 한마디 하기 힘든걸까. 우리 서로의 방 문을 조금씩만 열어 놓자. 의무감에 인사같은거 하지 말고 그냥 조금만 문을 열어 놓자. 서로 오고 가는 공기만 느낄 수 있도록. 서로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다는거 너나 나나 잘 알잖아. 2012. 10. JuyouL, Distance of the mind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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