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올리는 게시판입니다.
Date 24/08/07 21:39:46수정됨
Name   메존일각
File #1   R3_07409.jpg (143.5 KB), Download : 82
Subject   짐은 호국대룡이 되어 나라를 수호하겠다.


태종 무열왕이 백제를 멸하였고, 그의 아들 문무왕은 대업을 이어 고구려를 멸망시킨 뒤, 당과의 싸움에서도 이기며 비로소 삼국이 통일되었습니다.
이제 나라에는 태평함만 가득해야 했으나, 노년의 왕에게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근심이 하나 있었습니다. 동쪽에 있던 왜의 존재가 그것이었습니다.

경주는 바다에 면하고 있고, 일본이 아주 가까웠기 때문에 왜로부터의 침입에 늘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본인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죽음을 앞두게 되었으니, 보위를 이을 태자와 자신의 백성들이 걱정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죽음을 앞두고 유언을 남깁니다.

"짐은 죽은 뒤 호국대룡이 되어 불법을 받들고 나라를 수호하겠다."

681년, 신하들은 그 유지를 받들어 동해의 큰 바위에 장사를 지냅니다. 이곳이 바로 대왕암(=문무대왕릉)입니다.

이곳을 위에서 바라보면, 네 갈래로 된 수로가 있고 중앙에 덮개돌처럼 보이는 큰 바위가 있습니다.
덮개돌이 처음부터 있었던 건 아니고 바위를 인력으로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데,
바위를 옮기기 위해 수로 일부를 가공한 흔적들이 확인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이 덮개돌 밑에 공간이 있어서 대왕의 시신을 이쪽에 묻었으리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수로에 모래둑을 쌓아 물길을 막고 탐사를 직접 해보니 바위 밑에 공간은 없었습니다.
문무왕을 화장한 뒤 이곳에 유골을 뿌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수증릉은 세계에서도 유래가 없으며, 사실상 대왕암이 유일합니다.

위의 사진은 제가 대왕암 촬영을 위해 출장가서 찍었던 사진 중 한 장입니다.
이곳을 가보면, 문무왕이 왜 이 위치를 자신의 무덤으로 삼았는지 바로 이해가 됩니다.
해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이고, 왜의 침입을 가장 일찍 알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해가 뜨는 모습을 보면 뭔가 한 마디로 설명이 힘든 가슴 벅참이 느껴집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영기가 서린 곳이라고 해서 무당들이 굿을 많이 하는 곳이기도 하죠.

이곳과 함께 거리로는 2km 정도에 불과한 감은사지도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설화를 자세히 알고 가시면, 정말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감은사지란 이름 자체가 문무왕의 대를 이어 즉위한 신문왕이 아버지의 은혜에 감사한다(=감은)는 의미로 완성시킨 사찰이거든요.
용이 된 아버지가 쉬러 오실 수 있도록 금당(=지금의 대웅전) 밑에 공간을 만들어 수로를 통해 들어오게 한 흔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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