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21/06/05 01:17:40
Name   햄볶는돼지
Subject   신앙생활 중 찾아온 의문점
저는 아주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녔었지만, 지금은 마음이 떠난 나이롱(?) 신자입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과연 신은 존재하는가 여러가지 의문들이 생겨났고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듣지 못하면서 점점 절대자의 존재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고 섣부른 판단을 내린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되어 부끄럽긴 합니다만, 홍차넷에 계신 교인 분들은 신의 존재에 의문이 들 때 어떻게 생각하시고 대처하셨는지 궁금하여 질문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크게 느끼는 의문은 천국과 지옥의 문제입니다. 사는 동안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면 개신교의 교리 상 그가 선한 사람이었더라도 지옥에 간다고 합니다. 지옥이란 매우 고통스럽기 때문에 모두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그의 자녀 중 누군가가 지옥에 가는 걸 원치 않으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애초에 사람들을 모두 하나님을 믿도록 지으셨다면, 누군가 지옥에 가지 않아도 될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으시는지 의문이 생겨납니다.
혹자는 자유의지를 우리에게 부여하셔서 그런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유의지도 제게는 의문스러운 것이, 누군가는 모태신앙인으로 태어나는 천운을 타고나며 누군가는 하나님을 알지도 못하는 오지에 태어납니다. 하나님을 믿을 수 있는 공정한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자유의지는 의미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간적인 기회의 측면에서도 의문이 생깁니다. 천국과 지옥은 영원히 지속되는 곳이라 생각됩니다. 허나 그 영원한 시간을 결정할 판단 근거는 우리가 짧게 살다가는 70년 정도에 불과합니다. 어찌보면 찰나의 순간에 불과한 현생의 삶으로 천국 혹은 지옥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인지 의아합니다..

위와 같은 의문이 꼬리를 타고 내려가다보면, 결국 내가 사는 세상은 하나님이 계획하여 만든 곳이 아니라 그저 자연적으로 그렇게 흘러가는 세상이라 보는 게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하나님을 알지도 못한 채로 세상을 살다 죽는다면 그는 지옥에 가는 게 아니라 무수히 탄생하다 사라지는 수많은 생명 중 하나로서 다시 무(無)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지...

사실 이 문제를 제가 다니는 교회의 목회자 분께도 여쭤보았지만, 이에 대한 답은 '오로지 신만이 아신다'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신의 존재에 대해 불리한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줄 수 없다고 회피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로 신이란 믿음의 영역이기 때문에 그냥 믿어야 할 뿐 합리적으로 생각하지 않아야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669 의료/건강의료실비 부정수급인지 판단해주세요 2 헌혈빌런 21/06/05 3858 0
11668 여행괴산에 갑니다 3 짹짹 21/06/05 3463 0
11667 철학/종교신앙생활 중 찾아온 의문점 36 햄볶는돼지 21/06/05 4765 2
11665 법률전입신고와 전월세 신고제? 어떻하면 좋을까요 3 [익명] 21/06/04 3801 0
11663 경제IRP에 얼마까지 넣을 것인가 25 토비 21/06/04 5841 0
11662 법률제가 운영하는 음식점에 허위주문(?)이 들어왔습니다 5 똘빼 21/06/04 4756 1
11661 IT/컴퓨터이 사진의 뜻이 무엇인가요?(개발언어) 7 lonely INTJ 21/06/03 4666 0
11660 기타나이드신 부모님 두 분이서 잘 사시나요? 4 불타는밀밭 21/06/03 3185 0
11659 기타정유정의 <7년의 밤>, <28> 처럼 미친듯이 몰입되는 소설 또 있을까요 13 21/06/03 4035 0
11658 진로30대 중반에 신입 개발자 취업 가능할까요? 17 윤지호 21/06/03 3118 1
11657 의료/건강죽염과 잇몸에 대한 의문 4 알겠슘돠 21/06/02 4183 0
11656 진로대기업 인적성 계속 떨어지면 그냥 포기해야 하나요? 20 [익명] 21/06/02 6085 0
11655 기타플라스틱에 그려도 지워지지 않는 페인트... 8 당나귀 21/06/02 4385 0
11654 의료/건강다이어트 프로그램 추천 부탁드려욥 4 아침 21/06/02 3667 0
11653 기타돌싱이라고 거짓말 하는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17 [익명] 21/06/02 4450 0
11652 의료/건강중국이 한국보다 백신기술 강국인가요 7 INFJ 21/06/02 3610 0
11651 기타무릎 관절 질문입니다 2 김치찌개 21/06/02 2971 0
11649 기타남자 속눈섭펌하면 이상할까요? 13 copin 21/06/01 4213 0
11648 IT/컴퓨터악기소리를 덮는 노이즈캔슬링 헤드폰 10 초이 21/06/01 4457 0
11647 의료/건강이갈이 치료(예방)법 5 무지개그네 21/06/01 3758 0
11646 의료/건강줄기세포 치료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7 사십대독신귀족 21/06/01 3683 0
11645 의료/건강코골이? 수면무호흡? 질문입니다 10 헌혈빌런 21/06/01 3326 0
11644 연애대화의 귀결이 매번 한방향으로 흐르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15 [익명] 21/05/31 4295 0
11643 IT/컴퓨터img src 질문 입니다. 8 Regenbogen 21/05/31 3440 0
11642 기타타임라인 댓글에 표정넣기는 어떻게 하나요? 7 당나귀 21/05/31 4028 3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