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우리 머리는 bbb(blood brain barrier)라고 하는 막에 의하여 전신 혈액 시스템과 완전히 분리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물론 머리로도 피가 가는데, 그 혈관과 뇌 조직을 분리하는 또 다른 막이 있는 겁니다.

그런데 코 안쪽 등은 바로 혈액과 뇌가 만납니다 (정확히는 그 막 안쪽 부분입니다). 그래서 재수가 옴팡지게 없으면, 균이 그쪽으로 들어가면서 뇌수막이 되버립니다. 물론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굉장히 잘 되어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에는 잘 틀어 막습니다. (근데 이게 요즘에도 통용되는 개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전문인 분야도, 10년이면 정말 강산이 바뀌기 때문에.)

제가 전공의 2년차 때 20대 중반의 젊은 남자가, 뇌수막염으로 3일만에 사망한 경험이 있습니다. 정말 건장한 친구였는데, 이미 응급실 내원 당시 중뇌가 망가져서 혈압이 올랐다 떨어졌다 요동치고.. 젊고 건강했던 환자분이라 3일이나 버텼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은 당시 치주염이 원인이라고 의심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