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20/04/11 22:16:19
Name   [익명]
Subject   아내가 자꾸 웁니다
하... 뭐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결혼하고 이제 2개월정도 된 초보 신랑입니다.


저는 평소 퇴근하면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집에와서 밥먹고 lck 잠깐 보거나 롤 한판하고 시간좀 보내다가 자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아주 친한 몇명의 친구들이 아니면 딱히 사람을 만나지 않습니다.
기가 빨리기 때문이죠. 에너지 소모가 큽니다.

회사에서 일하고 오면 대게 피로하거나 스트레스가 쌓여서 평일 저녁에는 운동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그럽니다.
누구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서 에너지를 채우거나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아내님도 딱히 사람들을 만나고 그러지 않습니다. 혼자 있을 때 에너지가 채워지는 스타일이라고 알고있었습니다.
그러나 결혼하고 나서 전혀 그런 모습이 아니라 너무 당황스럽습니다.
처음에는 저와 비슷한 사람이라 생각해서, 퇴근후에 집에서 운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나면 아내는 졸려서 잔다고 하고 (대게 9시~10시쯤) 저는 운동하고 밥먹고나면 9시반, 10시쯤 되기에 바로 자긴 힘들어서 11시 반~12시쯤 잡니다.
근데 11시쯤에 갑자기 방에서 무슨 소리가 나기에 가보니까 아내가 울고있습니다.

아니 왜 우냐고 물었더니 너무 외로워서 운답니다....
아니 너무 졸려서 9시부터 잔다는 사람이 갑자기 11시에 왜 우냐고 했더니 자다가 깻는데 오빠가 없는데, 오빠는 혼자 시간을 보내야 에너지가 채워져서 말도못하고 외로워서 울었답니다.
아니 너무 황당하고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주 부터는 운동을 하더라도 잠깐하고 왠만하면 같이 침대에 누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몇주 보내면서 생활하다보니 아내가 좀 안좋은 습관들이 있었습니다.
예를들어, 냉장고에 음식을 밀봉하지 않고 그대로 넣습니다.

빵이나 아이스크림 남은것, 반찬 등을 랩핑하거나 그릇에 뚜껑을 덮고 닫지 않고 그냥 넣더라구요.
그래서 가능하면 밀봉하면서 넣었으면 좋겠다 했습니다.

그리고 요리를 하는데 후라이팬에 자꾸 쇠로된 젓가락으로 음식을 볶더라구요. 딱봐도 코팅 망가질 느낌이라 옆에있는 집개나 뒤집개같은걸로 하면 좋겠다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잘때 저는 최대한 조용하려 하는데 (그럼에도 생활 소음이 있어서 미안하지만) 자꾸 변기커버를 내릴때 조심히 안내리고 툭 쳐서 '퐉!' 소리가 나게 내립니다. 집이좁아서 자꾸 그 소리에 깨는데 조심해 달라고 했더니 오빠가 변기커버 안내리니까 자기가 조심히 내리는건 힘들어서 이런답니다.

그래서 좌변기 커버를 잡고 조심히 내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해주면 안되냐고 하니, 오줌이 사방으로 튈텐데 변기커버를 직접 만져서 조심히 내리면 손에 오줌묻어서 싫답니다. 아니 뭐 그럴순 있는데 감정적으로 싸우려는게 아니라 해결책을 찾고싶은데 뭔가 자꾸 꼬입니다.

같이 잠자리에 들어도 이런 몇가지 잔소리가 섞이니 자기가 너무 외롭고 힘들답니다.



저번주는 자꾸 힘들어하는것 같아서 잔소리는 하나도 안하고 주말 내내 같이 있고 잠에들고.
평일도 내내 같이 있다가 금요일 저녁만 운동을 좀 늦게까지 할태니 양해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토일월화수목' 이렇게 6일간은 아주 잘 지냈습니다.
근데 금요일 운동한다고 분명 이야기 했는데 집에 오자마자 산책을 가면 안되냡니다.
그래서 운동 하기로해서 산책 다녀오면 너무 늦을것 같다. 그리고 밖에 추워서 (아내가 추운걸 너무 싫어합니다) 다녀오면 너 많이 추워할거라고 했습니다.
알았다고 하고 아내는 혼자 영화 보고 저는 운동을 빡시게 하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근데 영화 1시간 정도 보더니 혼자 산책을 가겠답니다. 영화가 우울해서.


근데 이미 시간이 10시쯤이라 걱정되서 그냥 같이가자하고 다녀왓습니다.
근데 성에 안차는지 혼자 또 나가겠답니다. 그래서 같기 가겠다니 오빠한테 폐 끼치는것 같아서 혼자 가겠다고 박박 우겨서 알겠다 했습니다.

그러고 밥먹고나니 11시쯤되었고, 바로자긴 어렵고 오랜만에 게임좀 하고 자려고 했습니다. 다행이 아내님도 일찍 잔다기에 오랜만에 놀다가 잤습니다.
근데 오늘 아침이 되니 아내가 또 울고있습니다.
왜그러냐 했더니 자기도 잘 모르겠고, 오빠가 잔소리하는게 싫답니다.
그래서 뭔 잔소리인가 했더니, 아침에 제가 늦잠을 잤는데 변기커버를 또 시끄럽게 내리기에 변기 커버 소리에 깻다고 한마디 했는데 그게 서럽고 자꾸 자기랑 안있으려고 한답니다.

그래서 제가 주말부터 월화수목 저녁 내내 같이있다 잠들고, 어제 하루 나 혼자 운동하다가 좀 놀다 잔건데 맨날 자기랑 안잇으려 한다는건 좀 비약이 아니지 않느냐고 했더니 월화수목 자기는 기억이 안나고 그냥 외롭답니다...




아내를 험담하고 싶어서 그런건 아니고,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서로 생활방식이 달라서 생기는 문제는 합의하고 조율 하면서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고쳐줬으면 하는 습관들 (청소기 잠깐 돌릴때 귀찮다고 앞에 도구 끼우지 않고 그냥 청소하는것, 후라이펜 긁히게 조리하는것, 등등 화장실 사용할 때도 뭐가 많은데 그냥 제가 말 안하고 넘어가는 것들 ㅠㅜㅠㅜ) 은 이야기를 하고 좀 고쳤으면 하는데 이제는 또 우는게 무서워서 말을 못하겠습니다.


아니 뭐 결혼생활의 목표가 집안의 청결은 아니지만, 이야기 해야할건 해야할것 같은데...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가 저때문에 외롭다고 하는것도 참... 그래도 일주일에 6일은 제 시간을 모두 드리고 하루(퇴근하고 4시간 정도) 는 제 시간을 가져도 될것같은데, 그 4시간 정도 갖는것도 외로워하는게 참 제입장에서 힘드네요..





결혼하고 유독 외로워하는 아내님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애 생기기 전에는 그래도 어느정도 자기 생활을 가졌으면 했는데, 지금 상황만 보면 그냥 입닫고 제 생활 없이 아내 옆에 찰싹 붙어야 아내가 안울것 같은데... 결혼생활이 원래 이래요?
어떻게 해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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