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21/04/06 02:16:00
Name   호미밭의 파스꾼
Subject   <소셜 딜레마>의 주된 주장들
저는 2주에 1번, 애들과 함께 토론을 합니다. 이번 주는 넷플릭스에서 만든 <소셜 딜레마>로 이야길 해보려고 자료를 준비하다 공유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 올려 봅니다. 90분 남짓한 영화니까 직접 보시는 게 가장 좋겠지만, 주요 주장만 훑어보시는 것도 의미는 있을 듯 합니다.

영화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SNS 업계의 사용자 데이터 수집 행태와 이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의 폐해, 개인적 및 사회적 영향에 대해 지적하며 나름의 대안까지 제시하는 작품이었습니다. 해당 업계 종사자들이 직접 출연해 하는 디테일한 증언(?)들이 무척 흥미로웠네요.

텍스트의 출처는 시네스트의 '박해준'님의 자막입니다. 혹시 문제가 된다면 말씀해 주세요. 글의 순서와 문장의 일부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약간 손 보았습니다.

**

1. SNS 및 IT 기업의 무책임함
A. 전 구글에 있을 때 지메일 팀에서 일했습니다. 팀원들과 수신함의 모양과 색깔에 대해 오래 이야기해서 결정했죠. 그런데 어느날부터 이메일에 중독되는 것 같았고 그 누구도 덜 중독적으로 만들려고 하지 않는 것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죠. '나만 이런 생각을 하나?'

그래서 저는 프레젠테이션을 만들기로 했어요. 반향을 일으키려고요. 역사상 단 한 번도 고작 50명의 캘리포니아의 젊은 백인 남성 디자이너들이 20억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 적은 없었습니다. 20억 명의 사람들의 아침을 깨우는 이메일 알림이니, 구글에겐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도덕적인 책임이 있는 거죠. 저는 이 프레젠테이션을 동료 20여 명에게 보냈습니다. 다음 날 출근하니 대부분의 노트북에 제 프레젠테이션이 떠 있었어요. 오후에는 동시 접속자가 400명이나 됐고 수는 계속 늘어났어요. '완전히 동의해요. 아이가 영향받는 게 보이거든요' '우리가 뭔가를 해야 해요' 마치 제가 혁명에 불씨를 당긴 것 같았죠. 나중에 래리 페이지(구글 CEO)가 제 프레젠테이션에 대해서 세 번의 다른 회의에서 들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구글이 진지하게 다뤄야만 하는 문화적 움직임을 만들어낸 거죠. 그러다... 그게 다였어요.

B. 저는 IT기업의 사람들이 경제적 인센티브와 주주의 압박에 갇혀 다른 걸 할 수 없게 됐다고 봐요. 회사가 이윤을 남기기에 집중하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규정, 규칙이 없는 건 안 되죠. 회사들이 일종의 정부 노릇을 하는 것도요. 그들은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에요.


2. SNS와 IT업계는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 그 결과는 무엇인가?
'당장 소셜 미디어를 삭제해야 하는 10가지 이유'를 쓴 ‘재런 래니어’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실리콘 밸리의 회사들은 자신의 사용자들을 파는 사업을 했습니다. 사용자 대다수는 우리가 만들어 준 상품에 돈을 내지 않고 광고주들이 돈을 냅니다. 광고주가 고객인 거죠. 팔리는 건 사용자고요. 이런 말이 있어요

'상품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면, 네가 상품인 것이다'

많은 사용자들이 구글은 검색 엔진이고 페이스북은 친구의 사생활과 사진을 볼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건 사용자의 관심을 놓고 그들이 경쟁한다는 겁니다. 페이스북, 스냅챗,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이런 회사들은 사람들의 눈을 계속 잡아 둘 방법을 찾으려 고민합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게 할까? 인생의 몇 퍼센트나 우리에게 바치게 할까?

공짜처럼 보이는 서비스가 많이 있는데 공짜가 아니에요. 광고주가 돈을 대는 거죠. 왜 광고주가 그런 회사에게 돈을 줄까요? 사용자에게 광고를 보여주기 위해서예요. 사용자가 상품인 거예요. 나아가 개인의 점진적이고 눈에 띄지 않는 행동과 인식의 변화가 IT와 SNS 회사가 광고주들에게 파는 최종 상품인 겁니다. “SNS 이용자 즉 잠정 소비자들의 행동과 인식의 변화" 바로 그게 유일한 진짜 상품이에요.

그들이 원하는 건 잠재적 소비자나 소비자의 행동, 사고방식과 정체성을 바꾸는 거예요. 모든 사업이 늘 꿈꾸던 일이죠. 성공이 보장된 광고 공간, 소비자 집단을 갖는 것 말이죠. 그게 SNS 및 IT 기업의 사업이에요. 그 확실성을 파는 거죠. 광고주의 성공을 위해서 사용자들을 무제한으로 추적하는 거대 IT 기업의 자본주의 말이에요.


3. 인간의 뇌를 리프로그래밍하는 SNS
A. SNS는 실제로 긍정적 성과를 이뤘습니다. 헤어진 가족을 만나게 했고 장기 기증자도 찾았어요. 의미 있는 시스템적인 변화가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었어요. 이런 플랫폼 때문에요. 하지만 우린 동전의 앞면에 너무 혹했던 거예요.

아무도 이야기를 안 해요. 수천만 명의 미국인들이 전자 기기와 SNS에 심각하게 중독되어 있는데 말이죠. 말 그대로 거품 속에 자신을 고립시키는 게 더 심해지고 있어요. 우리의 기술 덕분에 말이죠. 가짜 뉴스가 더욱 발전하고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12년 전에 트위터를 만들었을 때 이런 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B. 우리는 온라인 연결이 더 중요한 세상을 만들었어요.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말이죠. 그리고 그 세계에서 두 사람이 연결하는데 필요한 자금은 이들을 조종하고 싶어하는 교활한 제삼자를 통해 조달됩니다. 즉, 우리는 소통과 문화의 의미까지 조작된 상황 안에서 성장하는 세대를 만들어내고 만 것입니다.

"충분히 발달한 과학 기술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 BY 아서 C 클라크

C. IT업계의 엔지니어들은 스탠퍼드 대학의 설득 기술 연구소에서 ‘사람들을 설득하는 심리학’을 배웠습니다. 페이스북과 우버, 그 밖의 실리콘 밸리의 저명한 기업의 인사들도 그 수업을 들었죠. 설득 기술은 타인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극단적으로 설계된 디자인입니다. 사용자가 특정행동을 하게 하고 스크롤을 멈출 수 없게 하려고 말이죠. 새로고침을 하면 새로운 게 위에 뜰 겁니다. 다시 새로고침을 하면 또 달라지고요. 심리학에서는 그걸 간헐적 정적 강화라 합니다. 라스베이거스의 슬롯머신과 똑같죠. 상품을 계속해서 쓰게 하는 것도 모자라 뇌간 깊숙한 곳에 들어가 무의식적인 습관을 심어 심층부에서부터 프로그래밍을 하는 겁니다. 은밀하게 말이죠. 책상 위의 스마트폰을 볼 때마다 계속 눈이 가고 손이 가기 마련이에요. 재밌는 게 있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슬롯머신을 당겨 보는 거죠. 그건 우연이 아니라 그렇게 디자인된 거예요.

D. ‘차마스 팔리하피티야전 페이스북 부사장’
'그로스 해킹'이란 분야가 있어요. 엔지니어들이 사람의 심리를 해킹해 더 성장하는 거예요. 더 많은 신규 사용자를 늘리고 활동량도 늘리고 더 많은 이들을 초대하게 만들어요. 실험을 반복한 다음에 우리가 얻은 게 뭔지 아세요? 이용자들은 평균 10일 안에 7명 이상의 친구를 데려오게 되었어요.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사용자를 상대로 작은 실험들을 엄청나게 합니다. 그 실험을 계속하다 보면 사용자들을 조종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개발하게 됩니다. 사용자란 광고를 보는 좀비일 뿐이에요. 페이스북에서는 소위 '대규모 전염 실험'이란 걸 했어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어떻게 무의식적 암시를 줘 중간 선거에 투표를 하게 만들까?' 그리고 그게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우리는 아무도 모르게 사용자들의 실제 행동과 감정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인간 심리의 취약점을 이용하는 것이니까요.

E. ‘션 파커’ 전 페이스북 전 회장"
우리 같은 창업가, 개발자들... 저나 마크 주커버그 같은 사람들, 그리고 인스타그램의 케빈 시스트롬도 그걸 다 의식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했습니다. 자전거가 나타났을 땐 아무도 화를 내지 않았어요. 그렇죠? 다들 자전거를 타기 바빴지 '맙소사, 우리가 세상을 망쳤어' ‘자전거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자녀들과 멀어지게 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며 눈을 흐리게 만들었어' 같은 말은 안 했어요. 원래 ’도구‘라는 것은 쓰지 않을 때는 가만히 있습니다. 도구가 뭔가 당신에게 요구한다면 도구가 아니죠. 그런데 SNS는 당신을 유혹하고 조종하고 뭔가를 요구해요. 우리는 근본이 도구였던 기술 환경에서 근본이 중독, 조종인 기술 환경으로 넘어온 거예요. 소셜 미디어는 사용되길 기다리는 도구가 아닙니다. 그만의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을 달성하려고 합니다. 당신의 심리를 역이용해서 말이죠.

"고객을 사용자라고 부르는 산업은 단 두 종류가 있다. 불법 마약과 소프트웨어 산업이다"
BY 에드워드 터프티"

아침에 소변 보기 전에 스마트폰을 확인하나요? 아니면 소변 보면서 확인하나요?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건 그게 전부거든요.

F. 소셜 미디어가 아이들을 우울하게 만든다는 의혹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10대들에게 화장품의 인기가 엄청나게 높아지고 있고 성형외과 의사들은 필터를 먹인 셀카와 닮기를 원하는 젊은 환자들과 스냅챗 이형증이라는 새로운 증후군을 만들어냈습니다.

소셜 미디어는 마약이에요. 인간에겐 타인과 연결되고 싶은 생물학적 욕망이 있습니다. 타인과 연결되는 행위는 보상 차원의 도파민 방출에 영향을 끼치죠. 수백 만년의 진화가 그 시스템 뒤에 있어요. 무리를 지어 살고 짝을 찾고 대를 잇기 위해서 말이에요. 그러니 소셜 미디어 같은 것은 사람들 간의 연결을 최적화해서 중독되게 만들기 마련입니다. 이런 상품들은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아동 심리학자들이 만든 것이 아니에요. 당신에게 맞는 비디오를 추천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죠. 필터를 먹여 사진을 찍게 만들기도 하고요. 아이들의 관심만 통제하는 게 아니에요. 특히 소셜 미디어는 뇌간 깊숙이 파고들어서 아이들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장악합니다.

G. 우리는 주변 사람의 비평에 관심을 갖게 진화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1만 명의 비평을 인식하도록 진화했나요? 우린 5분마다 한 번씩 수만 명의 사람에게 사회적 인정을 받도록 진화하지 않았어요. 우린 그런 걸 감당할 수가 없다고요. 그런데 어느새 잠깐 뜨고 마는 하트, 좋아요 같은 신호에 보상을 받는 것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가치와 진실을 혼동합니다. 알고 보면 가짜인 인기 같은 오래 가지 않을 것에 매달리다 더 공허해집니다. 악순환에 빠져 다음에는 뭘 해야 보상을 받을지 고민하게 만드니까요.

미국의 10대들에게서 우울증과 불안이 엄청나게 증가했는데 2011년과 2013년 사이에 시작되었어요. 이 나라의 10대 소녀 중 10만 명이 자해 때문에 매년 병원에 입원합니다. 그 수는 2010, 2011년까지 꽤 안정적이었다가 급상승했습니다. 10대 후반 소녀들의 수는 62% 증가했고 10대 초반 소녀들의 수는 189%로 거의 3배나 뛰었습니다. 더 끔찍한 건 자살률도 그만큼 늘었다는 거예요. 10대 후반 소녀의 자살률은 2000년에서 2010년까지에 비하면 70%가 상승했습니다. 10대 초반 소녀들의 자살률도 무려 151%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기는 SNS가 유행한 시기와 일치해요.

1996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 그 아이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중학생 때 소셜 미디어를 접했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냐고요? 학교에서 돌아와 스마트폰에 매달립니다. 세대 전체가 더 불안하고 더 연약하고 더 우울해합니다. 위험을 감수하려는 마음도 적고요. 운전면허 취득률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데이트 같은 로맨틱한 관계를 가진 이들의 수도 급감하고 있습니다. 한 세대가 정말 변하고 있는 거예요.

H. 196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컴퓨터 연산 능력은 대략 1조 배나 상승했습니다. 그 어떤 기술도 이런 속도로 발전한 게 없습니다. 자동차는 겨우 두 배 빨라졌고 다른 건 무시해도 될 정도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본능과 두뇌는 전혀 발전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미래에는 유전 공학으로 새로운 인간을 개발할지 모르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는 뇌라는 하드웨어 안에 살고 그 뇌는 수백만 년이나 된 겁니다. 그런데 여기 액정 화면이 있고 그 반대편에 수천 명의 엔지니어와 슈퍼컴퓨터들이 당신과 다른 목표를 갖고 있어요. 그 게임에서 누가 이길까요? 오직 소수의 사람들만이 그 시스템을 이해합니다. 심지어 그들도 특정 콘텐츠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다 알지 못합니다. 인간들은 시스템에 대한 통제력을거의 잃어버린 거예요. 우리가 보는 정보를 시스템이 통제하니까요

당신이 페이스북에 있다고 생각해 봐요. 당신은 당신에 대해 모든 것을 아는 인공 지능과 맞서고 있는 겁니다. 당신의 행동도 예측할 수 있는데 당신은 전혀 모르고 있어요. 거기 고양이 비디오와 생일 정보가 있다는 것만 빼고요.


4. SNS의 부작용은 어떤 세계를 만들었는가?
A.  가짜 뉴스의 시대는 코로나를 어떻게 다루죠? 중국 음식을 먹으면 코로나에 걸린다는 루머가 돕니다. 우린 정보화 사회에서 허위 정보 사회로 넘어온 겁니다. 민주주의가 공격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들었던 도구가 사회의 사회 구조를 침식하기 시작했어요.

B. 우리의 모든 온라인 활동이 감시되고, 추적되고 측량되고 있습니다. 모든 행동이 관찰되고 기록됩니다. 무슨 이미지를 얼마나 오래 봤는지도 말이죠. 네, 정말 얼마나 오래 봤는지도 기록해요. 외로워하거나 우울해하는 것도 알아요. 사용자가 전 애인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는 거죠. 밤에 뭘 하는지도 알고 모르는 게 없어요.

C. 저는 페이스북 피드가 얼마나 잘못됐는지 이해시키기 위해서 위키피디아를 예로 듭니다. 위키피디아에 가면 다른 사람과 같은 페이지가 뜨죠. 온라인에서 공통점을 갖는 몇 안 되는 것이에요.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위키피디아가 이러는 거예요. '난 각각의 사람에게 맞춰진 내용을 보여주고 그걸로 돈을 벌 거야' 그래서 당신을 감시하고 계산하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해야 이 사용자를 저 상품을 위해 바꿀 수 있을까?' 그리고 항목의 내용을 바꾸는 거예요. 실제로 구글에서 '기후 변화'를 입력하면 거주지나 사용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기후 변화는..." 어떤 도시에서는 이런 자동 완성이 뜰 거예요. '기후 변화는 거짓말'이라고요. 다른 경우 이렇게 뜰 겁니다. ’기후 변화는 자연의 파괴를 야기한다' 그건 기후 변화에 대한 진실이 아니라 구글링 장소와 구글이 당신에 대해 아는 것에 달린 거예요.

서로 아주 가까운 두 친구가 있어요. 친구 목록도 거의 똑같아 이렇게 생각하겠죠. '우리의 페이스북 피드는 같을 거야' 근데 그렇지가 않아요. 둘은 완전히 다른 세상을 봅니다. 그건 컴퓨터가 만들어준 세상이거든요. 각자에게 각자의 현실이 있는 거죠. 그 조작된 세계의 규모가 커지면 당신이 만든 세계관과 모순되는 정보는 인지할 수 없어요. 즉, 우리는 객관적이고 건설적으로 세상을 보는 개인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반대쪽 사람들을 보며 생각하는 거죠. '저들은 어떻게 저렇게 멍청하지?' '내가 보는 이 정보를 보라고!' 하지만 진짜 원인은 모두가 서로 다른 정보를 보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D. 퓨 리서치 센터에서 1만 명의 미국인을 연구했는데 지난 20년을 통틀어 개인적, 정치적으로 가장 분극화되었다고 합니다. 공화당원의 3분의 1은 민주당이 국가에 위협적인 존재라 생각하고, 민주당원의 25% 이상이 공화당에 대해 같은 말을 합니다. ‘평평한 지구 음모론’은 알고리즘에 의해 수억 번 추천되었습니다. 속는 사람들이 멍청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알고리즘은 하루가 다르게 똑똑해집니다. 오늘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사람들을 속이지만 내일은 결국 당신을 속이는데 성공할 겁니다.

11월 7일에 '#피자게이트'가 탄생했습니다. 피자가게에서 인신매매를 한다는 루머였죠. 페이스북에서 이 그룹이 커지자 추천 엔진은 일반 사용자들에게 피자게이트 그룹 가입을 권유했어요. 백신 반대론자처럼 음모론을 쉽게 믿는 사람에게 피자게이트 그룹을 띄운 거예요. 결국 한 남자가 총을 가지고 지하실에 갇힌 아이들을 구하겠다며 지하실도 없는 피자 가게를 습격하는 것으로 끝이 났죠.

E. MIT의 연구에 따르면 트위터에서 가짜 뉴스는 진짜보다 6배 빨리 퍼집니다. 세상이 어떻게 될까요? 가짜뉴스와 이것을 퍼뜨리는 시스템을 사회 전체에 적용하면 수십억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 수 있는 거예요. 우린 거짓 정보에 편향된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우리가 원해서가 회사에 더 이익이라서입니다. 소셜 미디어는 가십과 풍문을 증폭시켜서 진실을 알 수 없게 합니다.

국민을 통제하는 것에 페이스북만큼 효과적인 도구는 없습니다. 정부나 악당들이 SNS를 무기화하는 것의 가장 골치 아픈 점은 실제 오프라인 피해를 일으킨다는 점이에요.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예는 미얀마에서 일어난 일이죠. 미얀마 사람들은 인터넷이라고 하면 페이스북을 생각해요. 그리고 휴대폰을 살 때 가게 주인이 미리 페이스북을 설치하고 계정을 열어줍니다. 그런데 페이스북이 미얀마 군부나 지지다들의 증오 발언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페이스북이 군벌과 악당에게 국민 의견을 조작하는 새로운 방법을 준 셈이죠. 그 결과 로힝야 무슬림에 대한 폭력과 대량 학살, 마을을 불태우고 대량 강간을 하는 등 비인간적인 심각한 범죄가 나머지 국민의 저항 없이 일어났으며, 70만이 넘는 로힝야 무슬림은 국외로 도피했습니다. 열성적인 선동가들이 예전에 없었던 게 아니에요. 문제는 이젠 조작성을 띈 이야기를 쉽게 퍼트릴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는 거죠.

F. 우리는 자신의 자아와 신념에 대한 통제력을 점점 상실했습니다. 유럽 전체의 중도주의 연합은 패배하고 극우나 극좌파가 부상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특정 계정이 의도적으로 홍콩의 정치적 분열을 일으켰습니다. 정보의 원천이 오직 페이스북과 소셜 미디어인 나라는 어떻게 되나요? 민주주의가 금세 무너집니다. 홍콩의 사례처럼 단 6개월 만에요.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한 전세계적 공격을 보고 있어요. 미국도 공격을 받았습니다. 2018년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대표가 2016년 선거 중 러시아의 개입을 증언하기 위해 미국 국회에 소환되었습니다. 러시아인들이 합법적 광고주와 합법적 이용자들을 위해 만든 도구를 비도덕적인 목적에 사용한 것입니다. 리모컨으로 하는 전쟁 같아요. 국경을 침범하지 않고 다른 나라를 조종하는 거죠. 목적은 사회에 분열과 혼란을 일으키고, 양쪽 진영이 서로 목소리를 못 듣게 하고,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서로 믿지도 않게 만드는 것이었죠.

G. 이 나라의 국민은 이제 서로 대화하지 않고 고립되어 있습니다. 각자가 옳다고 말하는 채널만 보죠. 저는 이런 부족주의가 우릴 망치고 있다 생각합니다. 모두가 각자의 진실만 가진다면 타인과 타협할 필요도 없고 화합할 필요도 없죠. 사람들끼리 서로 소통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같이 이해할 수 있는 진짜 현실이 필요합니다.

H. 기술이 대량 혼돈을 일으키고 분노, 무례, 서로 간의 불신과 외로움, 소외, 분극화, 선거 해킹, 포퓰리즘 등으로 진짜 문제에 집중할 수 없게 더 한눈을 팔게 만든다면 그들이 보여주는 왜곡된 모습이 진짜 사회인 거예요. 그런데 이젠 사회에 스스로 회복할 능력이 없고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죠. 제 생각엔 미국에서 곧 내전이 일어날 겁니다. 20년쯤 더 지나면 문명이 망가질지도 몰라요. 지구 온난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할 것이고요. 세계의 민주화도 퇴보할 것이며 독재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세계 경제도 망치겠죠. 우린 아마 못 살아남을 거예요. 저는 정말 그럴 것 같아요. 우리의 상상이 실현되기 전이 어땠는지를 기억하는 세대는 우리가 마지막일지 모릅니다. 매트릭스를 자각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매트릭스에서 깨어나죠?


5. 대안은 무엇인가?
A. IT와 SNS 기업에 대한 법적 규제입니다. 이전 기업의 고객정보는 악용 방지법으로 보호 받습니다. 그런데 디지털 정보 관련법은 없어요. 혹은 데이터에 세금을 부과할 수도 있어요. 사용한 물 양에 따라 수도요금을 매기듯 기업의 데이터 양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거죠. 그러면 모든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을 재정적 이유가 생기는 겁니다.

B. IT와 SNS 기업활동 중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협하는 것은 법으로 막아야 합니다. 이건 급진적 제안이 아니에요. 늦게 불법화한 시장의 사례는 많습니다. 인간의 장기와 노예 시장이 그것이죠. 우리 세상은 죽은 나무가 살아 있는 나무보다 더 가치 있는 세상입니다. 기업은 오랫동안 규제받지 않고 숲을 파괴하고 고래를 죽이고 땅을 파 석유를 시추했습니다. 그게 지구를 파괴한다는 걸 알면서도요. 이윤만 남기려는 기업의 근시안적 사고를 방관해선 안됩니다.

C. 제 시간을 낭비하는 앱을 제거했습니다. 모든 소셜 미디어앱과 뉴스앱을요. 그리고 알림도 껐습니다. 구글 대신 ‘콴트’를 쓰세요. 그건 사용자 검색 기록을 저장하지 않아요. 영상 추천 대신 직접 선택해서 보세요. 뉴스를 공유하기 전 팩트를 확인하고 검색을 더 하세요. 어떤 컨텐츠가 감정에 호소하게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면 그게 맞을 거예요. 클릭은 일종의 투표고 투자입니다. 의도를 가진 게시물을 클릭하면 그 의도를 이룰 수 있게 재정적 도움을 주는 공범이 되는 겁니다. 스마트폰 외 현실에 있는 도구와 대화로 다양한 정보를 얻으세요.

D. 전 저랑 의견이 다른 사람들도 트위터에서 팔로우 합니다. 다른 관점에 저를 노출시키고 싶거든요.

E. 저는 세 가지 가족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첫 번째 규칙은 모든 전자 기기를 침실에서 제거. 두 번째 규칙은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소셜 미디어 금지. 세 번째 규칙은 자녀와 IT기계를 이용하는 시간 계획을 짜기입니다.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1-04-18 19:54)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3
  • tiny facebook에서 이 글을 보는 아이러니
이 게시판에 등록된 호미밭의 파스꾼님의 최근 게시물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363 정치/사회10년차 외신 구독자로서 느끼는 한국 언론 32 카르스 24/02/05 4198 12
504 일상/생각10년전 4개월 간의 한국 유랑기 #완 16 호라타래 17/09/02 5909 18
179 IT/컴퓨터100점짜리 단어를 찾아서. 30 April_fool 16/04/05 11716 15
257 문화/예술100억 짜리 애니메이션이 쥐도 새도 모르게 개봉되는 이유 14 Toby 16/08/31 8406 3
817 과학0.999...=1? 26 주문파괴자 19/06/14 6882 19
840 문화/예술<동국이상국집>에 묘사된 고려청자 3 메존일각 19/08/01 5528 7
1226 정치/사회<20대 남성 53% "키스는 성관계 동의한 것">이라는 기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 보고서 원문 자료를 바탕으로 46 소요 22/07/25 5304 39
599 일상/생각#metoo 2017년 11월 30일의 일기 41 새벽3시 18/02/28 7263 54
1079 IT/컴퓨터<소셜 딜레마>의 주된 주장들 9 호미밭의 파스꾼 21/04/06 4890 13
1411 문학『채식주의자』 - 물결에 올라타서 8 meson 24/10/12 1130 16
4 게임[히어로즈] 이것만 알면 원숭이도 1인분은 한다 64 Azurespace 15/05/30 13643 76
341 일상/생각[회고록] 나 킴치 조아해요우 19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7/01/09 5866 18
437 일상/생각[회고록] 그녀의 환한 미소 17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7/05/24 5038 13
182 기타[회고록] 그 밤은 추웠고, 난 홍조를 띠었네. 43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6/04/12 5829 10
1389 꿀팁/강좌[해석] 인스타 릴스 '사진찍는 꿀팁' 해석 24 *alchemist* 24/04/23 2593 16
306 창작[한단설] 손 없는 날 2 틸트 16/11/21 6919 11
289 창작[한단설] For Sale : Baby shoes, never worn. 8 SCV 16/10/24 6728 11
903 일상/생각[펌글] 좋은게 좋은거라는 분위기가 세상을 망쳐왔다 21 Groot 19/12/27 5855 8
858 일상/생각[펌] 자영업자의 시선으로 본 가난요인 43 멍청똑똑이 19/09/13 11168 89
275 일상/생각[펌] 시대로부터 밀려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46 기아트윈스 16/10/06 5906 14
425 정치/사회[펌] 대선후보자제 성추행사건에 부쳐 112 기아트윈스 17/05/04 9144 14
229 역사[펌] 글쓰기란 병법이다 14 기아트윈스 16/07/07 6661 3
937 과학[코로나] 데이터... 데이터를 보자! 20 기아트윈스 20/03/22 6744 12
492 꿀팁/강좌[커피]모카포트이야기 39 사슴도치 17/08/11 10166 11
98 문학[조각글 2주차] (1주차와 약간 믹스, 약 기독) 노래는 가사지 18 매일이수수께끼상자 15/10/30 6657 14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