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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08/13 14:04:57
Name   샨르우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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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 #1   https://www.kihasa.re.kr/publish/report/view?type=others&seq=29673
Subject   동북아에서 급증하는 무자녀 현상 (부제: 초저출산이 비혼'만'의 문제인가?)




저출산 고령화 관련 논문과 보고서를 읽다가 흥미로운 부분을 읽어서 소개해봅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발 저출산 고령화 보고서 
『저출산ㆍ고령사회 대응 국제비교 공동 연구 (2) 저출산 정책 효과성에 대한 국제 비교 공동 연구 - 한국에 주는 정책적 시사점』제2장 제2절에서 Tomas Sobotka는 동북아시아의 무자녀 급증현상이 동북아시아 초저출산의 주요 원인이라 진단하면서 이를 분석했습니다. 

흔히 한국, 더 나아가 동북아시아에서 만혼과 비혼이 늘어나면서 출산율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 결과인지 동북아시아(한국,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에서는 그림에서 보듯 무자녀 비율이 급속도로 증가했습니다.
실제로 1960년생과 1972년생(혹은 그 주변의 세대)의 무자녀율 변화추이를 비교해볼 때,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모두 무자녀율이 제일 많이 상승한 국가군들에 들어갔습니다. 
12년생 차이로 8-13%p 폭증이라는 어마어마한 증가율을 보였지요.

이렇게 급격하게 올라간 결과, 몇몇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무자녀 비율로 세계 최상위권을 찍었습니다.
1972년생(혹은 그 주변세대) 기준으로, 홍콩/일본/싱가포르가 무자녀 세계 1,2,3위를 제쳤습니다.
홍콩은 무려 여성 35%가 무자녀(셋 중 하나가 무자녀)로 도시국가 포함 최고였고, 
일본도 28%가 무자녀여서(열 중 셋이 무자녀) 도시국가 제외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싱가포르도 23%로 3위를 차지했지요.

한국과 대만은 증가세가 늦게 시작했고 '70년대 초중반 출생 기준으론' 그나마 낮은 편입니다. 
(저 보고서의 최신자료가 1970년대 초중반인 건 이건 우리가 흔히 아는 (기간)합계출산율이 아니라, 세대별로 '평생' 낳은 자녀 수를 계산한 코호트출산율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아이를 낳을 시기가 많이 남은 80-90년대생은 지금 추측하기 어렵습니다) 
1970년대 초반기준 대만 여성 5명 중 한명이 무자녀였고, 1976년생 한국 무자녀율은 16%였습니다.
하지만 양국의 30대 여성 미혼 증가 추세를 볼때 무자녀율이 계속 올라갈 거라고 저자는 예측했습니다. 

실제로 양국의 혼인율, DINK족 비율, 최근 출산율 추이 등을 감안할 때
1990년대생쯤 되면 한국 대만도 저 그림의 홍콩/일본처럼 무자녀율이 '30%'까지 올라가 세계 최상위권 찍지 않을까 추측 중입니다. 
30%보다 더 올라가도 이상할 거 없는 상황이고. 

(혹시 노파심에 '왜 일본이 한국/대만보다 출산율 훨씬 높은데 무자녀비율이 왜 저리 높냐" 혹은 "한국/대만이 왜 저리 양호하냐'고 물을 분들이 있을까 해서 답변하자면
1. 위에서도 말했듯 이건 '완결 코호트출산율' 기준입니다. (기간)합계출산율의 경우 같은 수의 아이를 낳더라도 출산시기가 늦어지면 출산율이 낮아지는 '템포 효과'가 발생하는데, 한국/대만 모두 근래 일본에 비해 출산연령이 급격하게 올라갔기에 템포 효과가 일본보다 강했습니다. 그래서 코호트출산율 기준으로는 일본과 한국/대만의 실질 출산율 차이가 기존보다 줄어들거나 완벽하게 사라집니다 - 적어도 70년대생은 그렇습니다. 
2. 일본은 한국/대만보다 다자녀가 많아, 매우 높은 무자녀 비율로 인한 출산율 하락 효과를 다소나마 상쇄합니다.
3. 한국/대만은 일본보다 저출산이 늦게 시작되어 1970년대생 기준으로는 그나마 낫게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 한국/대만과 달리 1980년대생은 출산율 하락 추세가 많이 멈췄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신윤정 외(2018) 38-61페이지를 참고하세요) 
 

여기서 Sobotka는 중요한 논점 하나를 더 제기합니다.
'무자녀 비율 급증'이 과연 비혼'만'의 일인가?

흔한 통념과는 달리,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비혼 무자녀는 말할 것도 없고, 기혼 무자녀 여성인 딩크족의 비율 증가도 무자녀 급증에 기여했습니다.
과거 동북아 기혼 부부의 무자녀율은 거의 장기불임률과 큰 차이가 안 나올 수준이었지만, 60-70년대 들어서 기혼 부부도 자녀 없이 사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한 예로 싱가포르 기혼여성 무자녀율은 1930년 2%에서 1970년 11%로 급증했고, 
현재 싱가포르 무자녀 여성 10명 중 4명 이상, 일본의 경우 10명 중 3명이 기혼 여성입니다. 
한국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신윤정의 「코호트 완결출산율 분석 결과와 시사점」을 살펴보면 한국도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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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75년생 기준으로 전체 무자녀가 16.3%인데 비혼 무자녀가 10.1%, 기혼 무자녀가 6.2%라 전체 무자녀 38%가 딩크 출신입니다.
유배우 무자녀 비율은 60년대생까진 낮았다가 70년대생 초중반에 갑자기 늘어났습니다.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러면서 저자는 동북아시아의 혼인율을 높여 출산율을 높이려는 정책이 잘못됐다고 비판합니다.
서론에서는 아예 "비혼에 대한 정책 토론은 결혼과 출산 결정의 인과관계에 대한 비논리적 가정에 기초한 경우가 많았다."라고 거친 어조로 비판했는데, 결론에서도 또 한 번 비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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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는 1950년대-1970년대 중반 출생한 여성의 무자녀율이 매우 빠르게 증가했다. 이들 여성 코호트는 고등 교육 확대, 가족과 출산에 대한 규범과 가치관 변화, 기혼 여성의 고용 증가 등 급격한 사회변화를 경험한 세대이다. 동아시아는 성불평등이 만연하고 자녀 교육비가 높고, 청년 세대의 고용 불안과 경제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 이들 요소는 대부분 청년 세대의 결혼과 출산을 늦추고 가족 형성을 저해한다.
동아시아의 무자녀율 증가를 만혼과 비혼의 결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결혼과 출산 결정의 관계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무자녀가 반드시 비혼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기혼 부부의 무자녀 증가율도 상당하지만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결혼과 출산간 인과 관계는 반대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아직 자녀 계획이 없는 남녀는 결혼을 연기할 수 있다. 나아가 20~30대 청년의 상당수가 성역할, 압력, 자녀와 가족 친족에 대한 의무로 인해 “결혼 패키지” 자체를 꺼릴 수 있다. 이들 의무는 특히 여성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Bumpass et al. 2009, Raymo et al. 2015). 관계의 맥락이 변하고 장래 파트너에 대한 기대도 바뀌었다. 시간 경과에 따라 미혼 여성과 남성이 급증해 미혼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감소했다. 동아시아의 출산 장려 정책은 결혼 장려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결혼 장려 정책으로 출산율이 높아질 가능성은 낮다. 실제로 자녀 양육비, 부모의 의무 또는 성불평등에 대한 우려가 높으면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낳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가족 정책은 여성과 남성의 출산 계획, 포부, 바람 그리고 출산 실현을 저해하는 주요 장애물에 집중해야 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동아시아 청년층은 후년에 자녀를 원하더라도(Gietel-Basten et al. 2018), 양육비, 직장 및 기타 부담으로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출산 정책은 기혼 부부만이 아닌 미혼 여성과 남성을 포함한 모두에게 적용되는 가족 친화적 정책으로 간주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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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출산율을 높이려면 무조건 결혼율 높이려는 정책을 실시하기보단 
출산의지 실현을 저해하는 고용불안, 경제 불균형, 높은 양육비, 가정 문화, 일가정 양립 문제 등 전반적 구조를 개선하는데 집중하라는 겁니다. 

저도 이 결론에 동의합니다. 예전부터 결혼율 높여야한다는 정책에 회의적이었는데 역시나였네요. 
흔히 한국 저출산을 이야기할 때 '기혼자 출산율은 높고 비혼이 문제다'고 하는데,
위에서 말했듯 이것도 문제있는 논리이지만, 
이철희 교수에 따르면 최근의 몇년간은 혼인율에 더해 기혼자 출산율도 감소했고 
이것만으로 최근(정확히는 2015-18년도) 출생아수 급감 55%를 설명할 정도로 큰 요인입니다.  
 
적어도 정부 입장에서는 근본적인 사회구조변화를 이끌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절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 방법 말곤 답이 있다 싶네요.


(추가 여담) 보다시피 한국에서 비혼 비출산과 DINK족이 증가하기 시작한 게 70년생쯤부터입니다. 
70년생이면 대충 IMF 전후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을 세대니, 변화가 거의 맞아떨어지네요.
X세대라 불리는 70년대생의 성향을 생각하면(지금 MZ세대의 특징으로 지목되는 것과 유사한게 정말 많습니다) 
IMF 없어도 증가했을 것 같긴 한데, 덜 가파르게 올랐을 것 같습니다.

네. 한국의 비혼문화는 2010년대 중반의 비혼 신드롬 이전에 IMF 직후부터 있었습니다.
비혼 신드롬 때문에 비혼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이미 비혼이거나 비혼으로 남을 계획인 사람이 늘어나서 비혼 신드롬이 성공적으로 불었던 면도 강할 것입니다. 


출처:
인구정책연구실. (2018). 저출산ㆍ고령사회 대응 국제비교 공동 연구 (2) 저출산 정책 효과성에 대한 국제 비교 공동 연구 - 한국에 주는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 번호: 연구·정책자료 2018-10-2). 한국보건사회연구원, pp. 18-23.
신윤정 외. (2018). 동아시아 국가의 저출산 대응 전략 연구 Ⅰ. (보고서 번호: 연구보고서 2018-19). 한국보건사회연구원, pp. 38-61.
신윤정. (2019). 코호트 완결출산율 분석 결과와 시사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 Issue & Focus (360), pp. 1-8.
이철희. (2020). 다자녀가구 중심의 저출산정책은 타당한가. 한국일보. 2020.12.01,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120111030003495, 2021.08.13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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