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23/04/05 10:21:23
Name   Beemo
Subject   70일 아가 코로나 감염기
탐라에 지난 금요일에 딸아이 코로나 소식을 전하고 폭풍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느라 한동안 탐라를 못썼네요. (탐라권 이월해줘라!!!)
아이 상태도 어느정도 좋아졌고 혹시 다른 분들도 같은 상황에 놓이실까 기록을 남겨봅니다.

장모님 포함 5인 가정이고 저는 출근 첫째는 유치원을 다니다 보니 집에는 여자 삼대가 오랜 시간을 보내는데요. 아이 엄마는 아무래도 몸이 덜 풀려 장모님이 주로 외출해서 일을 보시곤 합니다. 지난주 수요일쯤 장모님이 컨디션이 안좋으시다고 병원을 다녀왔는데 따로 코로나 검사를 하라거나 그런 안내가 없어 약만 받아오셨습니다. 아이를 장모님 방에서 재울때도 많았는데 어느날 회사에 있는데 아이가 열이 39도까지 나더니 어쩌냐고 전화가 왔습니다.

해열제 주고 병원가보라고 한 후 대소롭지 않게 여겼는데 아내와 아이가 코로나 확진이라고 하더군요. 멘붕이 와서 얼른 조퇴하고 가봤는데. 진단 병원은 작은 소아과라 혹시 모르니 큰 병원에 하루이틀 입원해서 상태를 지켜봐야 하지 않겠냐고 권유했다더군요. 일단 소아병동이 있는 병원들은 다 전화를 돌리고 보건소에도 전화해서 병원 몇개를 받아놨는데 전화를 해보니 한시간 거리에 있는 병원에서 입원실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픈 아이 데리고 한시간 가서 한시간 대기 후 의사를 봤는데, 어차피 병원에서 해줄 수 있는건 없고 입원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ㅡㅡ 이해는 하지만 짜증은 좀 났습니다. 귀가해서 혹시 모르니 첫째를 하원시키고 첫째와 저는 pcr검사를 받았는데 음성.

힘들게 집에 돌아온 후 저희 부부는 아이 상태를 보느라 신경이 곤두서 있었죠. 30분 간격으로 열을 재고 밤에는 두시간으로 교대했네요. 아내는 아직 증상이 없어 다행이었습니다. 열이 38.8도까지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 해열제는 첫날 4시간 간격으로 세번 주고 이후는 8시간 정도에 열이 올라 줬네요.

둘째날도 열이 게속되었지만 아이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소화는 잘 안돼 보였지만) 지냈습니다. 이제는 12시간 정도 해열제 주는걸로 열관리가 되더군요. 셋째 저녁에 열이 올라 마지막 해열제를 준걸로 정상 체온으로 내려와서 안심하고 오늘은 좀 자겠구나 했습니다.

아내가 따로 자서 거실에 아이를 두었는데 이제 열도 내렸겠다 안방에서 재우려고 자는 아이를 데려온 순간 아이가 자지러지게 울더군요. 손발을 만져봤는데 너무 차더라구요. 체온을 재보니 35.0~4도가 나옵니다. 전에도 35도대를 찍었지만 온도계 오류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2차 멘붕이 왔습니다. 마지막에 먹인 해열제가 약효를 과다하게 낸 것 같고 35도 이하의 저체온도 매우 위험하다고 해서 이제는 아이 체온을 올리기 위해 밤을 새워 모든걸 해야했죠. 다행히도 동틀 무렵 36도를 넘겼고 이후로 계속 조금씩 올라 정상 체온이 되었네요. 이제는 평소처럼 먹고 자고 하네요. 그래도 혹시 몰라 후유증이 없는지 병원 진료를 예약했습니다.

그 사이 아내는 증상이 왔다가 점점 좋아지고 있고 저와 첫째만 무사히 넘어가면 코로나 상황 종료가 되겠습니다. 겁이 많이 났지만 아이는 강하네요. 주의깊게 자주자주 살펴보고 응급상황에 어떻게 할지 계획만 잘 세워둔다면 큰 걱정없이 지나갈 것 같습니다.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3-04-16 08:20)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6
    이 게시판에 등록된 Beemo님의 최근 게시물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261 체육/스포츠10의 의지는 이어지리 다시갑시다 22/12/31 2686 6
    1279 정치/사회한국인과 세계인들은 현세대와 다음 세대의 삶을 어떻게 보는가 7 카르스 23/02/15 3962 6
    1290 의료/건강70일 아가 코로나 감염기 9 Beemo 23/04/05 2510 6
    1385 정치/사회이준석이 동탄에서 어떤 과정으로 역전을 했나 57 Leeka 24/04/11 4856 6
    68 정치/사회‘메르스갤’로 대표되는 인터넷 여성주의에 대한 몇 가지 고찰 134 삼공파일 15/09/07 8861 7
    80 기타gentlemen and ladies는 왜 안 되는 걸까?... 8 Neandertal 15/09/30 6126 7
    83 역사사도 - 사랑치 않으시니 서럽고, 꾸중하시니 무서워서... 7 눈시 15/10/08 6125 7
    102 꿀팁/강좌홍차를 저렴하게 구입해보자 (딜마) 22 관대한 개장수 15/10/28 12337 7
    117 기타연말, 연초에 선물하기 좋은 와인 30 마르코폴로 15/11/24 8458 7
    125 문학인문학, 그리고 라캉 다시 읽기 85 뤼야 15/12/04 9090 7
    126 경제Negative world(마이너스 금리 시대) 4 MANAGYST 15/12/07 8459 7
    132 문화/예술[스압] 미드 시트콤 추천 30선★ 34 얼그레이 15/12/20 11167 7
    152 의료/건강산후우울증에 대한 소고 21 Obsobs 16/02/12 6727 7
    153 과학왜 최근에 빌 게이츠, 엘론 머스크, 스티븐 호킹 등 많은 유명인들이 인공지능을 경계하라고 호소하는가? 47 절름발이이리 16/02/12 9611 7
    170 일상/생각일상 속의 차별: EBS와 CBeebies를 중심으로 13 기아트윈스 16/03/13 6201 7
    142 요리/음식탕수기 제작기 28 Toby 16/01/11 8649 7
    162 철학/종교매너의 진화 11 눈부심 16/02/28 7599 7
    211 일상/생각아버지는 꿈꾸던 시베리아의 새하얀 벌판을 보지 못할 것이다. 4 원더월 16/05/30 5185 7
    172 일상/생각아빠와 알파고 7 nickyo 16/03/18 5946 7
    178 사진봄, 그리고 벚꽃 (10장) 14 다시한번말해봐 16/03/29 6775 7
    189 역사일본 창작물 내에서의 임진왜란 16 눈시 16/04/22 7602 7
    195 역사시빌 워 - 미국 남북전쟁 (2) 10 눈시 16/04/26 7132 7
    248 일상/생각미국과 캐나다에서의 술사기 17 이젠늙었어 16/08/11 9072 7
    250 기타반사 21 기아트윈스 16/08/14 5670 7
    277 역사러일전쟁 - 상제는 황제를 도우소서 14 눈시 16/10/06 5506 7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