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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6/22 16:28:42
Name   Moira
Subject   홍씨 남성과 자유연애
데뷔작 이후로 홍상수를 죽 좋아했습니다.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를 가장 능란하게 다루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지식인-예술가-근대적 자아의 허위의식을 초딩도 이해할 수 있는 일상언어로 통렬하게 희화화할 줄 아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의 영화에는 늘 공백으로 남겨져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토록 탁월하게 리얼한 찌질이 주인공들에게 필경 있을 법한 '본처'의 존재 말입니다. 홍상수 영화 중에서 남주의 연애상대가 아니라 남주의 아내 시점이 강하게 드러난 작품이 있었던가요? 생각이 잘 안 납니다.

근대화 이후 한국인이 갖게 된 가장 중요한 욕망으로 흔히 자유연애에 대한 갈구를 꼽는데, 부모가 정해준 사람과 어린 나이에 결혼하는 조혼 풍습이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엄청난 질곡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식민지 시기 지식인 남성들은 고향집에 본처와 자식들을 두고 본인은 일본이나 서울에서 신여성과 연애하여 파트너를 확보한 뒤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다소간 파렴치하지만 불법이라고 할 수는 없는) 수순으로 이 질곡을 벗어나는 것이 하나의 모델이었습니다. 반면 사회적 활동반경이 크게 제약되어 있는 여성의 경우에는 좀더 극단적인 방식을 선택하는 현상이 눈에 띕니다. 1925년 조선일보에는 11살짜리 남편이 잠든 틈을 타 목졸라 죽인 15살짜리 아내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성행위 강요를 두려워한 17세 아내가 25세 남편에게 양잿물을 먹이기도 했어요. 1920년대에 형무소에 수감된 여성 살인범 대다수가 남편살해자였다는 기록도 있다고 합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8/14/2011081401093.html

모든 예술과 영감의 원천이 '연애 에너지'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20세기 한국의 지식인들은 대체로 그렇다고 생각했던 듯합니다. 춘원 이광수(1892-1950)는 20대 초중반에 이상할 정도로 극렬한 자유연애 전도사 역할을 했는데, 아마 중매로 결혼한 첫번째 부인 백혜순 씨와의 애정 없는 생활이 그 원인이었을 거라고들 합니다. 그는 '아무 정신적 결합이 없는 결혼은 매음이나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백씨와 이혼하고 29살 때 당대의 유명한 신여성이자 페미니스트였던 허영숙과 재혼합니다. 이 두번째 결혼에서 두 사람은 용케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해요. 백혜순 씨가 이혼 뒤 어떤 삶을 살았는지, 남편에 대해 뭐라고 코멘트했는지는 기록한 사람이 없습니다.

김동인(1900-1951)은 좀 악랄한 케이스입니다. 이광수가 그래도 '한 사람에게 전적으로 충실하기 위해' 아내와 이혼했다면 김동인은 그럴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조혼한 아내 김혜인을 두고 꾸준히 난봉을 피웠고 기생첩을 들이겠다고 모친의 허락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생이 자기를 두고 다른 남자와 관계한 것을 알고는 정을 싹 씻어버렸습니다. 아내는 1920년대 중반에 김동인이 재산을 탕진하고 가세가 기울자 남은 돈을 싹싹 긁어서 달아나 버렸어요. 휴 다행입니다. 김동인은 자신이 '더럽게 놀던' 20년대에 아마도 같이 놀았을, 친구의 동생이자 고향 지인이기도 한 김명순을 '어리석고 문란한 신여성'의 모델로 삼아 조롱하는 소설 <김연실전>(1939)을 써서 일베문학의 원조가 되기도 했습니다.

현진건(1900-1943)은 본처(구여성)가 상징하는 봉건질서에서 벗어나고자 갈망하지만 출구 없이 시들어가는 식민지 지식인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단편 <술 권하는 사회>에서 아내가 하는 일 없이 술만 마시는 남편을 타박하자 동경유학파 출신 남편은 "이 조선 사회가 내게 술을 권한다"며 한탄합니다. 아내는 '사회'라는 단어를 알아듣지 못하고, 술을 권한다니 아마 요릿집 이름이라고 생각하여 '그런 데는 안 다니면 되지 않느냐'고 대꾸하지요. 무지한 아내를 답답해하며 헬조선에 대해 맨스플레인을 열심히 시전하던 남편은 결국 집을 뛰쳐나가 버립니다. 정작 현진건은 자유연애를 갈망하면서도 이광수처럼 이혼할 수가 없었는데, 그것은 처가의 원조에 기대어 먹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조혼 시스템에 아주 행복하게 적응한 예술가도 있습니다. <임꺽정> 단 한 편으로 한국문학사상 최고 거장의 반열에 오른 벽초 홍명희(1888-1968)는 13살 때 세 살 연상의 민씨와 결혼해서 15살 때 벌써 장남을 낳았죠. 그 뒤 이광수와 같은 시기에 일본 유학을 하고 신문물 신사상도 남들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접했지만 근대 한국 남성 지식인들의 통과의례와도 같았던 신여성 열병이나 바람기는 그에게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홍명희는 일평생 부인을 매우 사랑했고 민씨도 남편을 무척 좋아했다고 해요. 홍명희 전문 연구자인 강영주 교수에 따르면 "당시의 근엄한 가부장들과 달리 자제들이 보는 앞에서도 부인을 아끼는 태도를 숨기지 않았다"는 일가의 증언이 있습니다.

그런 안정된 결혼 생활의 정경은 작품에 그대로 투영됩니다. <임꺽정>은 두말할 필요 없는 마스터피스이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한국문학 특유의 '여성혐오'적 베이스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작품은 일제 시대에 남성 작가가 쓴, 16세기 조선시대 산적떼를 주인공으로 한 폭력장르물이지만 맞고 사는 여자도 없고 여자를 강간하는 장면도 없습니다. 성관계를 묘사하는 전형적인 남성적 시선도 없고 자기가 져야 할 죄의 대가를 '그저 다 운명이외다'(김동인, <배따라기>) 하고 얼버무리는 속임수도 없습니다. 어설프게 수입된 자연주의 모방 따위는 없습니다. 일리아스처럼 1차원적이며 푸시킨처럼 우아합니다.

홍명희라고 이광수나 현진건처럼 교육받지 못한 아내와 대화할 때 답답함이 없었을 리도 없고, 서양문학을 김동인보다 덜 읽어서 에로스를 몰랐을 리도 없습니다. 다만 이들보다 연배가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일본 체류 시절 '조기유학한 10대'의 아나키적 위험에서 좀더 안전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양반 가문에 태어나 한학을 배웠고 금산 군수였던 아버지가 경술국치에 자결한 민족열사라는 점도 그의 귀족적 자의식을 형성한 계기였겠습니다. 그가 구식 아내에게 끝까지 충실했던 것은 다른 지식인들보다 더 넓은 지적 세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이광수와 달리 인간의 법이 맺어준 아내에게서 영육의 완전무결한 파트너를 갈구하는 어리석음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또 그런 파트너가 있어야 예술을 하고 지적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영역(역사물과 저널리즘)에서 작품활동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임꺽정>이 그렇다고 12금의 세계는 아닙니다. 소재들 자체는 충분히 충격적이고 야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학은 소위 '미학적 형상화'라는 것을 거치는데 홍명희의 경우 그 과정이 대단히 의식적입니다. '불륜'과 '부인구타'라는 전형적인 모티브는 해학적으로 변주됩니다. 7권에서 재물깨나 모은 임꺽정이 서울에 세 명의 첩을 얻자 청석골에 있던 아내 운총이(그 자신이 엄청난 장사임)가 서울 첩네 집으로 남편을 찾아와 서로 치고 받고 싸움을 하는 장면이 있지요.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여자가 남자한테 맞는 장면입니다. 게다가 항상 주위에 목격자들을 배치함으로써 밀실에서 여자가 맞는 일을 방지합니다. [임꺽정이 아내를 때릴 때 아내는 그의 수염을 잡아당기고 '사내의 가장 중난한 곳'을 움켜쥐어 보복합니다. - 죄송 수정할게요. 셋째 첩님이 잡은 것입니다] 작가의 필력은 기본적으로 아내 쪽에 크게 치중되어 있으며, 자기를 궁색하게 합리화하는 남성의 언어보다 악에 받쳐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여성의 언어가 훨씬 생기 있고 매력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또한 인상 깊은 것은 금슬 좋은 부부들을 묘사하는 지극히 모던하고 여성 중심적인 장면들입니다. 그 중 한 등장인물인 양반가 자제 김덕순은 평생 재혼을 하지 않고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삽니다. 부인이 생전에 "우리 집은 어떻고... 이 집(시댁)은 어떻고" 하는 대사를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에 김덕순은 서운함을 표시합니다. '니가 시집을 왔으면 시집이 당연히 너의 집이지 무슨 개념없는 소리냐'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우리 집'과 '남의 집'을 구분해 버리면 남편인 내가 부인님 너의 '우리'에 포함되지 않는 듯해 안타깝고 섭섭하다는 패시브한 발언인 것입니다. 또한 <임꺽정>의 초반부 주인공인 양반 도망자 이장곤과 백정 딸 봉단이의 로맨스는 거의 전적으로 봉단이 쪽의 주도로 이루어집니다. 이 사랑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게으르고 무능한 사위를 미워하는 봉단이의 어머니로서 그 또한 여성이지요. <임꺽정> 정도로 여성의 언어에 강한 주체성과 생생한 활력을 부여한 작품은 한국 근현대문학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임꺽정>에는 여성주의의 초기 담론을 보여주는 흔적들이 더러 눈에 띕니다. 유교질서에 물들지 않은 단순 무지한 청년 곽오주는 임꺽정의 동무 박유복과 의형제를 맺는 장면에서 '어차피 형제가 됐으니 성도 박씨든 곽씨든 하나로 고치자'며 "성이 피에 붙었소? 우리가 아버지 어머니 피를 다 받았으니까 성은 둘씩 가져야 하지 않소. 하필 아버지 성만 가질 것 무어 있소" 하고 부모 성 같이 쓰기를 주장하기도 하지요. 홍명희 특유의 경기도 사투리를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구어체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빌려 간간이 계몽주의의 편린들이 엿보이는데, 그 결과물은 정말로 우아합니다.

현실적 실천에서도 홍명희는 신간회의 자매단체인 여성단체 근우회에 깊이 관여하고 지지했습니다. 또 특이하게도 아들은 홈스쿨링하고 딸들은 이화여전까지 보냈습니다. 몇몇 사전을 보면 홍명희의 장남 홍기문(북한에서 떠르르한 국어학자가 됨)은 독학을 했다고 되어 있는데, 두 쌍동이 딸 홍수경과 홍무경이 이화여전에서 쓴 졸업논문은 해방 이후 단행본으로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홍기문은 당시 젊고 명민한 청년들이 다들 그랬듯이 사회주의자였는데, 근우회의 좌파 계열 활동가 심은숙과 사귀면서 본처를 버렸습니다. 홍명희는 아들의 배덕에 분노하여 몇 년간 본가 출입을 금지했지만 끝까지 그러진 못하고 새 며느리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삼각 사각 자유연애의 폐해가 극심하지만서도 (민족 해방) 활동에 도움이 된다면 괜찮을 수도 있겠다' 하는 식으로 타협했지요.

아 글맺음이 홍상수랑 연결이 안 되네...;;
암튼 여름 휴가엔 선풍기 틀어놓고 <임꺽정>을 읽으세요. 후회하지 않을 거입니다.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07-01 08:22)
* 관리사유 : 추천 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4
  • 임꺽정 사러 갑니다!
  • 잘 읽었어요. 근대문학을 공부하면서 별로 생각해본적 없는 주제였는데 재밌어요!
  • 머 시 따 ...
  • 우와 필력이! 1따봉 드립니다. 문알못인데 술술 읽혔습니다 재미있네요
  • 멋진 글 감사합니다


매일이수수께끼상자
임꺽정은.. 그 생소하고도 맛깔나는 우리 옛말 익히는 재미도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제 경험상.
그런 측면으로는 토지를 능가한다고 봅니다.

근데.. 막상 기억나서 써먹는 단어는 없네요...
무식 -> 독서 -> 유식해진듯 -> 다시 무식

요즘은 패드로 네이버 서점가서 이두호님의 만화 임꺽정 읽고 있습니다.
오 이두호의 임꺽정도 걸작이었습니당. 거의 다시 고쳐쓴 수준의 신세계였던... 독자적인 작품으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만 원작에 비해 모던한 미학은 좀 사라졌던 듯해요.
임꺽정에 나오는 어휘들은 상당수 다시 살려 쓸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한 수위의 단어들도 많았어요. 후대에 나온 아류작들처럼 사전을 보고 학습해서 사용한 어휘가 아니라는 강한 아우라가...토지도 임꺽정에 비하면 문체나 어휘가 작품과 통일되어 있지 않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레지엔
저도 홍명희의 임꺽정을 읽으면서 '이 시대 작품치고 여성상이 굉장히 모던한데?'를 느꼈는데 그 느낌을 아주 잘 풀어주셨군요. 좀 신기한 느낌이어서 아직도 기억에 꽤 남아있습니다. 그 점에서 SBS 드라마판의 김원희씨 캐스팅은 좋은 시도였지만 극본이 못 살리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좀 들고...

아무튼 홍씨로 돌아와서... 저는 자유연애에 긍정적인 감정이 있지만, 예술가들에게 만연한 그 형태에는 도저히 찬성하기 어렵습니다. 그럴 거면 대가를 지불했어야 했고, 그게 싫었다면 애초에 혼인신고를 거부했어야 했고, 이미 늦은 상태였다면 이... 더 보기
저도 홍명희의 임꺽정을 읽으면서 '이 시대 작품치고 여성상이 굉장히 모던한데?'를 느꼈는데 그 느낌을 아주 잘 풀어주셨군요. 좀 신기한 느낌이어서 아직도 기억에 꽤 남아있습니다. 그 점에서 SBS 드라마판의 김원희씨 캐스팅은 좋은 시도였지만 극본이 못 살리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좀 들고...

아무튼 홍씨로 돌아와서... 저는 자유연애에 긍정적인 감정이 있지만, 예술가들에게 만연한 그 형태에는 도저히 찬성하기 어렵습니다. 그럴 거면 대가를 지불했어야 했고, 그게 싫었다면 애초에 혼인신고를 거부했어야 했고, 이미 늦은 상태였다면 이혼을 하든가 거의 명백한 혼인 파탄의 상태로 몰고 간 후에 다른 여자를 만났어야 했다고 보고... 홍씨의 직업과 나이에서 특정 부류에게 유독 이상하게 퍼져있는 '풍류' 개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더군요. 물론 여기에 편승하는 매력적인 골 빈 여자의 치명적인 파탄 유도 능력에도 가운데 손가락을 안 들 수가 없었고요.
김원희 이미지가 톰보이라서 나름 괜찮은 캐스팅이었는데 좀더 등빨이 있는 여성이었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백두산에서 곰잡고 호랑이잡던 아가씬데 말이죠.
작은 홍씨의 경우 어머니도 그렇고 배경이 원래 예술인틱?해서 그런지 그런 아재들을 어릴 때부터 많이 만나 그런 문화에 좀더 일찍 노출되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첫 결혼도 외국에서 상대를 만난 자유연애였던데(상당히 일찍 결혼했더군요)...;;
레지엔
사실 그 점에서 지금의 부인의 반응이 의외인 부분이 있습니다. 스펙을 보면 유튜브로 남편 까는 내용의 결혼생활에 대한 강연 몇 개 올리고 서구식으로 살고 싶으면 서구식으로 위자료 토해라라고 인터뷰할법한데 지금의 반응은 굉장히 고전적이라...
너무 고전적이어서 안믿기긴 합니다. 여자들 척하면 척하고 아는데 그렇게 오랫동안 영화찍어오면서 나온 이야기들이 있는데. 뭐 관심법은 아니고요.
에밀리
조선공산당의 홍명희네요. 잘 배운 우아한 귀족 출신 좌파의 전형적 캐릭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기유학한 10대의 아나키적 위험'이라는 표현은 요즘말인 중2병을 떠올리게 되는군요.
홍명희는 사실 당시 지형에서 좌파라고 하기는 힘들고 아들 홍기문이 좌파였지요. 홍명희가 15살 차이나는 아들과 맞담배질을 한 걸로 유명한데, 일설에 따르면 둘이 사상논쟁을 하다가 아들이 열받아서 바깥에 계속 나가 담배를 피우고 들어오자 '야 너 나가지 말고 여기서 피워. 어디서 논쟁하다가 자리를 떠' 하는 바람에 본의아니게 리버럴한 아버지의 레전설로 남았다는..
레지엔
키배하다 흐름 끊기는게 맞담배보다 싫었다니 역시 네임드 키워...
저는 홍상수 영화는 거의 별로 안봤는데 생활의 발견을 두번 봤는데요. 처음엔 맨정신에 봤었고, 두번짼 술취해서 봤었습니다. 첨엔 뭐 그냥 재미없는 홍상수표 영화구나 (+추상미 노출 떙큐).. 두번째는 와 저렇게 빨리빨리 머리 굴리는 남녀 군상을 참 잘 캐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매 씬 하나하나에 포복절도를 했다는.. 어찌보면 지식인의 위선을 몸소 '실천'했다는 점에서는 홍명희와 유사하지 않나 싶습니다 ㅋㅋ
레지엔
추상미 정말 좋아하는 배우인데 생활의 발견 찍어줘서 감사합니다라고 예전에 어딘가에 썼다가 음란마귀라고 딜 맞은 기억이...
Left lateral decubitus 가 가장 잘 어울렸던 여배우입니다.. 뭐 음란마귀라고 딜해도...
레지엔
ㅋㅋㅋ 그러고보니 그 자세가...
혹시나 시퍼 구글링 하니 right 군요 젠장. 틀린게 화난건지 이렇게 옵세씨브한게 화난건지. 검색이란게 없으면 키배는 어땠을려나요.. 우리집 동아대백과사전 보니 이러이러함. 노노 브리태키커 사전은 어쩌함. 이랬으려나.
레지엔
spine/rib 넘버가 틀린건 이해해줘도 좌우가 틀리면 임상도 아니까 등신 취급당한다는게 영상 판독하는 쪽의 가르침이라 그런게 아닐까 싶습...
추상미 정말 매력적이었지요. 여배우들이 홍상수표 영화에 나오려고 안달을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는... 여성의 매력을 정말 잘 드러내요. 작품을 하나 할 때마다 몸소 '실천'을 하기는 하는 듯..ㅠㅠ
Beer Inside
일단 우먼센스에서 홍감독 부인과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http://www.smlounge.co.kr/woman/article/30727


홍상수 감독은 뭐 부모의 열렬한 지지하에 파격적인 데뷔를 했지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은 부모가 직접 지원해서 만든 작품이고 홍보도 부모의 인맥을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지요.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서 나오는 여자 주인공 중에서 누가 홍감독이랑 잠자리를 하지 않았을까? 가 궁금할 정도로... 더 보기
일단 우먼센스에서 홍감독 부인과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http://www.smlounge.co.kr/woman/article/30727


홍상수 감독은 뭐 부모의 열렬한 지지하에 파격적인 데뷔를 했지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은 부모가 직접 지원해서 만든 작품이고 홍보도 부모의 인맥을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지요.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서 나오는 여자 주인공 중에서 누가 홍감독이랑 잠자리를 하지 않았을까? 가 궁금할 정도로 홍감독의 영화는 대부분 여자주인공과의 잠자리가 주된 사건이라서....

홍상수 감독이 아직까지 이혼하지 않았다는 것도 신기하고, 김민희에게 빠져서 영화에서 결혼하는 장면까지 넣었다는 것이 더 신기하군요.
요새 홍과 관련된 기사 읽는데 진짜... ㅋ 우먼센스는 그래도 디스패치보다는 좀더 공을 들여서 기사를 썼더군요.
홍상수 대부분의 영화들이 모두 똑같은 이야기의 반복과 변주인데, 최근에는 홈드라마를 보는 듯한 기시감에다 일종의 장르적 안정감(?) 때문에 오히려 작품감상이 편해지더군요. 아 이양반은 원래 이런 한계 속의 양반이지... 오즈 야스지로가 똑같은 이야기 또찍고 또찍고 그랬던 것처럼 또찍었구낭 그러면서.
김민희는 재기 힘들지만 홍상수는 재기하겠죠? 뭐 재기 안해도 어차피 같은 이야기 또찍을 거라서 아쉽지는 않아요.
헤어져도 결혼해도 이혼해도 어쩄던 영화거리가 될 듯 합니다.
레지엔
전 의외로 김민희도 재기의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봅니다. 이미 이 배우가 대중의 막연한 지지와 호감을 필요로 하지 않는 포지션을 구축해서요. 한 20년쯤 후에 놀라운 이야깃거리가 될 거라고 봅니다. 별다른 의식이 없이 단지 모던하게 생겨서 모델로 돈을 벌다가, 시대가 맞아서 하이틴스타를 해봤다가, 그 때부터 연기에 맛들려서 특수한 배우의 포지션까지 갔고 거기에 사생활 추문과 루머가 수 개... 로큰롤 스타가 따로 없습니다 진짜.
김민희가 참 매력적인 마스크긴 합니다. 기본적으로 '백치미' 베이스인데 안질린다고 할까요. 남자 입장에서 '뭔가' 있는 듯한 느낌이 계속 남아있어요. 이런거 유지하는게 참 어려운데.
사실 김민희는 재기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스캔들을 겪고 나서도 보란 듯이 극복해 버리면 꽤 통쾌할 것 같은.. (그리고 홍감독은 재기 못하는 걸로 흠.)
그런데 홍감독 부인의 인터뷰에 그런 구절이 있더군요. 남편의 로망이 글쓰는 여자와 사랑하는 것인데 김민희씨가 요새 글을 쓰는 거 같다고... 좀 위험한 듯.
김민희는 한 남자의 뮤즈로 (뒷방에) 남기를 선택하지 말았으면.
레지엔
그러기엔 좀 되바라진 캐릭터고... 윤여정씨의 영향을 꽤 받은 것으로 아는데, 윤여정씨의 모델을 본다면 결국 연기를 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윤여정씨만큼 인정받을 수 있는 확고한 자기 주관을 가졌다고 하긴 힘들지만.
Beer Inside
김민희씨 캐릭터가 상당히 독특하지요.

대중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스타이니까요.

그런면에서 재기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듯....
뷰코크
김민희도 재기할겁니다. 아니 뭐 재기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수그러들질 않을거에요. 황수정은 그런 이미지가 아니었지만 김민희는 애초에 그런 이미지가 있었죠. 팜므파탈. 치명적 매력. 다른 말로 나쁜년(?) 아무튼 본래 팔아먹던 이미지와 다른 게 아니라서 괜찮을 거라고 봐요.
아 진짜 그럴까요? 김민희갤에 가봤더니 초상집 분위기던데... 미안한 이야기지만 팬들이 너무 웃기고 재밌더라고요. 멍청한X 내 이럴줄 알았다 남자 바꿀 때마다 줏대없이 스타일도 바꾸더니 인생 절정에 막장루트 타고 고작 선택한 게 60먹은 할아버지냐 그러면서. 저도 김민희는 나쁜x 이미지라고 생각했는데 올드팬들은 등신x 이라고 보더라고용.
당근매니아
연애질 못한 지 1년 반 된 홍씨 남성으로서 제목이 매우 불편합니다 빼애애애액
은 농이고, 연애질을 하고 싶으면 책임질 결혼 관계를 형성하지 말고 결혼을 했는데 연애질이 하고 싶으면 참든가 이혼 절차를 온당히 밟아야 할 것을, 무슨 크킹2 하듯 '결혼했다고 사랑하는 건 아니란당' 하고 있는 꼬라지들 보고 있자면 참 왜 저러나 싶어요.
Beer Inside
중세랑 비슷하지요 법원에서 귀책자의 이혼청구를 잘 승인해주지 않으니까요.....
레지엔
이게 진짜 고전적인 엘리트 지식인 계층에서의 행태랑 똑같죠. '깨인' 사고방식을 가진 중년 이상의 남성, 그 남성과 연애하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비교적 어린 여자, 그럼에도 혼인 관계를 깨지 못하는 아내. 1916년쯤이면 딱 맞는 얘기인데...
착한 불편 인정합니다.
앗 미안 미안여 ㅠㅠ
연애자본을 많이 가진 중년 아재의 문어발식 탐욕은 용서하기 힘든 사회악이지요 (먼산)
난커피가더좋아
동의합니다. '어른'이란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와이프에 대한 사랑이 식어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질 수 있지요. 그러면 책임을 져야죠. 결혼파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거지가 되도록 위자료를 지급하고 인간으로서 사죄해야할 것입니다. 그걸 '나는 예술가니까'라고 회피하고 온갖 미학적 언어와 수사학으로 덮는 건, '철없음'의 다른 말이죠. 한심합니다.
아이쿠 홍석천 생각하고 들어온 사람은 저밖에 없는 것 같군요. 이놈의 둔감함이란... 본문에 대한 얘기를 하면 중학생 때 김동인의 감자를 처음 읽었을 때는 '아이쿠 아줌마 흑화하셨네요 역시 문학은 타락이 제 맛이지!'라는 중2스러운 생각에 그쳤었는데... 성인 되고 나서 생각하니 '뭐야 왜 이 아줌마만 나쁜 사람 되는 거야?'싶더군요. 개판인 걸로 치면 남편이 일번타자일텐데 어째 학교에서 배울 때는 주인공의 도덕적 타락 선에서 그친단 말이죠.
구밀복검
감자에서 가장 멋진 문장은 마지막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튿날 복녀는 뇌일혈로 죽었다는 한방의의 진단으로 공동묘지로 실려 갔다.'
홍차넷 의사님들이 보고 뒷목 잡을 단어 '한방의'가 또 압권인 듯해요. 뇌일혈 진단을 한의사가 할 수 있단 말인가...
솔직히 김동인 작품들은 청소년 교육용 커리에서 싹 추방했으면 하는 소망이... 문장도 the love게 못 써요.
구밀복검
중학교 때 대하소설 한창 읽는 재미로 살 때 봤는데,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것이라면 임꺽정과 셋째 부인의 관계네요. 투기질과 강짜가 심한 싸가지 없는 여자라 임꺽정도 상대하기 싫어하는데, 정작 임꺽정과 속궁합은 최고라서 결국에는 본처마냥 임꺽정을 독점하게 된 것이 생각납니다(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게 맞나 싶긴 한데). 그 당시엔 성에 대해 아무 것도 몰라서 디게 이상하게 느껴졌죠..
임꺽정이 후반부에 영웅의 타락 프로세스를 진행하며 얻었던 셋째 부인이 상당히 개성적인 캐릭터긴 해요. 외모도 못생기고 뻔뻔스럽고 힘도 세고 이웃집에 살다가 어이없게 꺽정이와 싸우면서 눈이 맞은... 책을 찾아보니 제가 잘못 쓴 게 있네요. 임꺽정이랑 드잡이를 하면서 그곳을 움켜잡았던 부인은 본처가 아니고 셋째부인이었어요. 아 대실수... ㅠㅠ 본처의 강성 이미지가 셋째부인으로 전이되어 착각한 듯한데, 그럼 주인공이 여자 패는 장면이 두 번 나오는 셈이네요. 본처 운총이는 드잡이도 했지만 주로 말빨로 싸웠군요.
중학교 때 읽었으면 진짜 조숙했군요. 어려운 단어가 엄청 많았을 텐데.
아 아니다 셋째부인한테 잡힐 때는 아직 둘이 정분이 나기 전이고 꺽정이는 이 떡대 좋은 여성을 아직 여자로 보기 전이고 이 아낙네가 너무 미워 요절을 내려고 밤에 쳐들어가 칼을 들고 협박하긴 했는데 때리진 않았던 상황이었으니까... 여자 패는 모티브는 다시 한 개로 수정합니다. 오히려 셋째부인이 방에 들어온 꺽정이를 먼저 성적으로 제압한 경우네요.
구밀복검
문자는 쪼끔 알았는데 정작 성애는 몰라서 '뭐징...저런 흉물스런 여자가 뭐가 좋다고 -0-; 둘째 부인이 리얼 아닌가..'라고 생각하며 봤었죠. 사실 아주 프로그레시브하고 세련된 서술이었는데 당시엔 보는 눈이 없었던 터라..
리틀미
ㅋㅋㅋㅋ 홍상수를 보니 내가 읽었던 교과서의 식민지 문학들이 떠올라서 아주 빡쳤다 쯤의 이야기네요 ㅋㅋ 웃겨요

홍상수가 부인을 전근대성이라고 생각하면서 바람핀 것 아니겠죠. 김민희랑 사귈 수 있다면 전근대성이 아니라 후기후기후기모더니즘도 버릴 정도로 정력이 남아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겁니다. 만날 만큼 여자도 만나고 누릴만큼 누렸는데 아직도 그럴 열정이 남았다니 역시 예술가! 그러고 말 일이겠죠.

식민지 근대문학은... 저는 식민지 근대문학이 좋아요ㅋㅋ 여성이 정치적 주체로 기능하지 못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 더 보기
ㅋㅋㅋㅋ 홍상수를 보니 내가 읽었던 교과서의 식민지 문학들이 떠올라서 아주 빡쳤다 쯤의 이야기네요 ㅋㅋ 웃겨요

홍상수가 부인을 전근대성이라고 생각하면서 바람핀 것 아니겠죠. 김민희랑 사귈 수 있다면 전근대성이 아니라 후기후기후기모더니즘도 버릴 정도로 정력이 남아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겁니다. 만날 만큼 여자도 만나고 누릴만큼 누렸는데 아직도 그럴 열정이 남았다니 역시 예술가! 그러고 말 일이겠죠.

식민지 근대문학은... 저는 식민지 근대문학이 좋아요ㅋㅋ 여성이 정치적 주체로 기능하지 못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 문학의 무엇인가라는 게 있다면 이 점을 포함해서까지 식민지 문학에 그 뿌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시대라서 신여성이란 로망도 있었던 것이죠. 애초에 알콩달콩 부인과 행복하게 사는 이야기로 문학하기도 어렵고요.

이것들을 정치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마치 홍상수 영화에서 등장조차 하지 않은 본처를 떠올리듯이 당대 여성들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것도 텍스트를 평론하는 좋은 방법이 될 거고요. 이런 방법으로 봤을 때 정치적으로 올바른 관점으로 써도 재밌고 근대성을 잘 나타낸 임꺽정도 있다라는 얘기는 합당한 비평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꽤 흥미로운 지점이에요.
뭐 홍감독 때문에 빡친 것은 아니곸ㅋㅋ 아놔 나는 홍상수 좋아한다니깐요. 재기해서 똑같은 영화 또찍어도 즐겁게 봐줄 수 있음. 그저 같은 홍씨라는 것이 느슨한 포인트에요 ㅋㅋ
한국 식민지 근대문학을 좋아하는 독자는 국문과나 관련 전공자 빼고는 첨 봤어요. 레알 독특하다.. 그런 자세면 전공해도 되겠어요. 에로물을 보는 기분으로 한국근현대소설전집을 독파했다는 친구도 있긴 했어요.
그런데 여성 독자의 입장에서 (특히 10대 어린 시절) 한국문학은 완전 지뢰밭이에요. 여자가 수동적으로 폭력을 당하는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오고 그때마다... 더 보기
뭐 홍감독 때문에 빡친 것은 아니곸ㅋㅋ 아놔 나는 홍상수 좋아한다니깐요. 재기해서 똑같은 영화 또찍어도 즐겁게 봐줄 수 있음. 그저 같은 홍씨라는 것이 느슨한 포인트에요 ㅋㅋ
한국 식민지 근대문학을 좋아하는 독자는 국문과나 관련 전공자 빼고는 첨 봤어요. 레알 독특하다.. 그런 자세면 전공해도 되겠어요. 에로물을 보는 기분으로 한국근현대소설전집을 독파했다는 친구도 있긴 했어요.
그런데 여성 독자의 입장에서 (특히 10대 어린 시절) 한국문학은 완전 지뢰밭이에요. 여자가 수동적으로 폭력을 당하는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오고 그때마다 이 장면을 어떻게 합리화해야 하는가, 왜 이 작품은 위대하다고 하는가를 의심하거나, 아니면 그 부분만 일단 괄호쳐 두고 지나가 버리지 않을 수 없거든요.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 괄호들을 슬슬 벗겨 보는데, 아무리 벗겨봐도 그냥 찌질한 거 같다는... ㅋ
그리고 합당한 비평인지 나도 모르지만 ㅋㅋ '여성주의 시점에서 본 임꺽정'이라는 강영주 교수(이분도 여성임)의 논문이 하나 있긴 해요. '뭐 아주 썩 뛰어나진 않지만 노력한 흔적은 확실히 있다' 정도의 결론이지요. 물론 임꺽정이 소위 pc한 관점을 초지일관 유지하지는 못하지요. 여성 전사(임꺽정의 누이, 운총이)를 그려보려고 하다 용두사미로 끝나기도 하고. 어쨌건 당대의 대중문학이 이룬 성취로서는 압권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작품 발표 당시 동료 문인들의 반응은 '뭐 임꺽정? 그거 근대적인 소설이 아니고 미개한 대중들이나 보는 구식 장르물(강담류) 아님?' 정도였다고 하더군요.
리틀미
홍상수 영화는 좋지만 저 인간 하는 짓을 보니 교과서에 본 쓰레기들이 생각나는군ㅋ 그런 얘기로 봤어요.

인류학적으로 러프하게 보면, 여자가 사유재산으로 인식되던 시기를 지니서 여자는 정치성이 없는 인간으로 보던 시기의 거의 끝물이 식민지 근대문학이겠죠. 이 시기 문학에는 동아시아에서 한국이나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갈망하는 무엇이 있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게 지금의 한국 사회이니 사회학적인 연원 같은 것이고요. 해방 이후 이상을 국문학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로 치켜세우고 교과서에 실릴 작품을 정하는 작업이 그거였고요. 이게 숨막힐 정도로 정석적 리딩 아닌가요ㅋㅋ 문학을 참고서로만 접해서ㅋㅋ
음 그 작업엔 월북작가군 제외라는 치명적인 핸디캡이 ㅋㅋ
눈부심
홍상수 영화 안 봤고 '찌질한 남자'를 잘 표현한다고 하는데 제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라서...Moira님이 좋아하신다니 영화를 보면 매력을 느낄 수 있나 보다란 생각.
마음은 떠났대지만 본처에의 지원을 일체 끊고 활동이 뜸해서 수입이 부족하다는 김민희 도와준다는 부분에서 둘 다 너무 비호감이에요.
찌질함의 극치 으으....
너무 찌질해서 둘 다 재기 못했음 좋겠어요 -_-
기아트윈스
마... 콩깍지라는 게 원체 찌질한 거 아니겠습니까 -_-;
눈부심
그런 식의 콩깍지(누가 콩깎지라 그랬지? 두리번 두리번)는 그래도 인간의 본성이라는 측면에서 많이 이해하는 편인데 막내 며느리로서 치매에 걸린 자신의 어머니를 돌아가실 때까지 봉양하고 제사 지내고 자식 키우고 내조한 와이프에게 딴 여자 좋아졌다고 금전적 지원을 끊어버리다니 썩을 놈, 폭상 망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김민희라면 제 돈 내놨겠네요. 둘 다 폭삭 망해랏.
기아트윈스
아래 Moira님 말씀처럼 어떻게 보면 와이프 본인도 홍상수에게 콩깎지가 끼었든지 어떤 형언하기 어려운 자존심 같은 게 있었든지 했다고 할 수 있지요. 저로서는 (그리고 눈부심님도 그러하시겠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요 'ㅅ'; (그나저나 콩깎지에요 콩깍지에요?)
으으 찌질22.. 근데 저가 사실 한국사회 예술인들에 대한 기본 기대치가 좀 낮아서요리 -_- 홍상수 경우는 작품 속에서 뜬금없이 여자를 패거나 하지는 않고 남주도 등신같이 되어서 벌을 받는 걸로 일단 합격선상에 -_-;;
근데 관련자들의 언플은 다 믿으면 안될 거 같긴 해요. 부인에게 동정심이 가는 건 사실인데 제 친구나 가족이었으면 이 바보 이제 좀 정신차리라고 욕했을지도 몰라요. 부인이 홍감독의 열렬한 지지자였던데 그 찌질한 영화들을 다 보아왔으면 마음속에 가시가 천 길은 쌓였겠더라고요. 그걸 보고 또 남편한테는 '영화 좋았다'고 말해주곤 했겠죠. 질투하는 부인이 되기 싫고 여자로서 자존심을 잃기 싫고 그래서..
눈부심
그 부인의 대응 저도 못마땅해요.
애들도 다 컸는데 나 싫다는 사람 붙잡아서 뭐하냐는.
자신도 이제 연해하면서 자유롭게 살아야죠. 일단은 변호사 사서 본격 비즈니스자세로 돌입해야지 되는데. 자유를 누릴려면 머니머니해도 머니가 필요한.
글게 돈이라도 많이 받았으면 좋겠어요. 법정싸움으로 갈지 아니면 사적으로 타협할지는 모르겠는데 한국 법정에서 이런 경우 위자료를 어느 정도 인정해주는지 잘 몰라서잉.. 홍감독이 자존심이 있으면 전재산 털어주고 맨땅에서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살아야겠져.
Beer Inside
아마 부인도 돈이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홍상수야 뭐 전형적인 부잣집 막내아들이 재산 탕진해 가면서 예술하는 부류이고....
(그의 환상적인 데뷔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인맥과 자비로 대관을 해서 기자시사를 할 수 있었던 재력때문이였지요.)

그가 찍은 영화도 다음 영화를 찍을 수 있을 정도면 성공한 수준의 영화였으니 그리 돈이 많을 것 같지는 않더군요.

부인도 유학파인것으로 보아서는 아마도 집안에 돈이 좀 있었을것이라고 보아야겠지요.

아마 부인은 첫 영화 찍고 나서 부터 알았을 겁니다.... 더 보기
아마 부인도 돈이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홍상수야 뭐 전형적인 부잣집 막내아들이 재산 탕진해 가면서 예술하는 부류이고....
(그의 환상적인 데뷔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인맥과 자비로 대관을 해서 기자시사를 할 수 있었던 재력때문이였지요.)

그가 찍은 영화도 다음 영화를 찍을 수 있을 정도면 성공한 수준의 영화였으니 그리 돈이 많을 것 같지는 않더군요.

부인도 유학파인것으로 보아서는 아마도 집안에 돈이 좀 있었을것이라고 보아야겠지요.

아마 부인은 첫 영화 찍고 나서 부터 알았을 겁니다.

저 인간은 같이 살기 힘들겠다.

그래도 소실은 들이지 않아서 체면과 아이들 때문에 참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난리를 치니 괘심해서 이혼해 주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더군요.
할머니
제 생각에는.. 홍명희가 이광수와 달랐던건 아내에게서 영육의 완전무결한 파트너를 갈구하지 않았다는 점이 아니라, 완전무결한 것으로 생각되는 파트너를 홍명희는 한번에 이광수는 두번째에 만난게 아닌가 싶네요. 모든 예술과 영감의 원천이 '연애 에너지'가 아닐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삶의 원천의 연애 에너지일수도 있고, 그에 따라 행동한게 멍청하다고 생각될만한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 사실 홍명희의 경우는 혼외로 연애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 보니 딱히 기다 아니다라고 하긴 어려운데 저는 홍의 세계가 넓어서 이것저것(구세계부터 신세계까지) 다 포괄할 만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했어요. 그의 사회적 활동범위를 보면 연애를 안 한 게 이상할 정도거든요. 그런데 이광수의 경우엔 허영숙과 연애할 때 또 다른 신여성(나혜석)이랑 대놓고 양다리를 걸쳤던 사실이 유명한 터라 그의 말에 100프로 신뢰가 가지는 않는.. ;; 허영숙이 워낙 대차고 유능한 여성이어서 심약한 이광수를 꽉 잡고 살았다 정도로 알고 있어요. 당시에 손꼽을 만한 여성 의사였고 당시 그런 전문직 여성들이 흔히 그랬듯 정권(총독부)과도 친했고 따라서 이광수의 친일 행적에도 영향을 주었던 걸로. 물론 결혼하고 나니 정말로 영육의 파트너였더라 하는 결론이 나왔을 수도 있겠지요.
뭔가 저의 답글이 핀트가 좀 빗나간 거 같아서 보충을.. 연애에너지가 흐르는 대로 인간이 움직이는 것은 어리석다고만 할 수 없는 현상이겠지만 '그 에너지의 대상이 꼭 합법적인 배우자여야 한다'는 믿음은 보기 싫은 본처와 헤어지기 위한 구실로 악용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걸 다른 사람들이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어리석은 거기도 하고요. 대부분의 구여성들은 홍감독의 부인이 그러듯이 남편이 바람은 피우더라도 언젠가 돌아오길 바랐겠죠.
할머니
그러면 차라리 이혼을 하지않고 바람을 피는게 더 현명했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니면 최초의 배우자는 절대적으로 사랑해야만 한다는 말씀이신건가요.
글쎄요 이광수가 복수의 여성들과 연애를 하면서 자유연애론을 설파하고 다녔던 건 으음 현명하진 못했죠. 대학 서클 같은 데도 보면 간혹 그런 선배들이 있었는데, 사회 통념에 얽매이면 안된다 진정한 페미니스트는 성적으로 자유로워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여러 명과 돌아가며 사겼던 으음... 아마 그 선배들이 오로지 성관계를 많이 가지려고 그랬던 것은 아니겠고 스스로도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들이 사기꾼이라기보다는 어리석다고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이광수도 어리석다고 생각해요. 당시의 사회를 보면 사람들이 자유연... 더 보기
글쎄요 이광수가 복수의 여성들과 연애를 하면서 자유연애론을 설파하고 다녔던 건 으음 현명하진 못했죠. 대학 서클 같은 데도 보면 간혹 그런 선배들이 있었는데, 사회 통념에 얽매이면 안된다 진정한 페미니스트는 성적으로 자유로워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여러 명과 돌아가며 사겼던 으음... 아마 그 선배들이 오로지 성관계를 많이 가지려고 그랬던 것은 아니겠고 스스로도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들이 사기꾼이라기보다는 어리석다고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이광수도 어리석다고 생각해요. 당시의 사회를 보면 사람들이 자유연애라는 걸 그런 행태로 파행적으로 소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 어떤 사랑이 절대적인 사랑인지 아닌지는 당사자만이 판단할 수 있는 것이고 남들이 뭐라 하긴 힘든 거 같아요. 아마 이광수는 정말 그런 사랑을 해보고 싶었겠죠. 그런데 과연 거기에 성공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뷰코크
기억이 나네요. 제가 학교다닐때 그 레파토리로 여러 여학우를 농락했던 학생회장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었던 기억이 납니다.
페미니스트는 성적으로 자유로워야 해 그러니 너는 나랑 섹스를 해야 하고 안하면 넌 순결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구세대여성.
저는 그런 바보같은 소리에 넘어가 몸을 허락하고, 이제 와서 난리치는 얘네도 다 바보아니야 라고 생각했지만요.
페미니스트라면 주체적으로 네 머리로 사고를 하라고.... 그리고 자기 행동에는 자기가 책임지고.
그런 거에 넘어가는 여성들도 사실 바보같죠. 아마 그녀들은 상대방이 그렇게 플러팅을 걸면서 늘어놓는 이론들을 문자 그대로 믿진 않았을 거예요. 그저 이 남자가 나를 좋아해서 나랑 사귀고 싶어서 늘어놓는 말들 중 하나로 받아들였겠죠. 물론 상대방 남성도 여자를 좀 좋아하긴 했겠죠? 여기서 여성의 경우엔 말의 내용(성의 자유)보다 화행의 맥락(애정고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억울해하는 거겠고, 남성의 경우엔 언제든 화행의 맥락을 지워 버리고 '난 내 이론에 충실했음' 해버리면 끝나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겠고요.
말씀하신 학생회 경우.. 이런 경우 참 어려워요. 다 큰 성인들이 합의하에 한 일을 가지고 한 사람을 도덕적으로 규탄하는 것도 이상하고, 그냥 두면 분노의 에너지가 공동체를 잠식.. 흐음.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몇몇 댓글들도) 홍명희는 뭐랄까 되게... 정이 많은 사람 같네요.
맞아요 정이 많은 거 같아요... 그런 사람은 소설을 못 쓸 거이다는 고정관념을 깨 주어서 더 좋은(?) 거 같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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