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6/08/03 17:53:22
Name   세인트
Subject   아재의 대학생 시절 추억담들.
결혼하고도 이제 꽤 시간이 지났으니, 편하게 해 보는 이야기입니다.
(종종 눈팅하는 제 아내느님 시간 지나서 하는 이야기니 제발 편견을 갖지 마시고 봐 주세요 아니 제일 좋은 건 이 글을 읽지 마세요)



대학생 때 쯤 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초등학교 동창 여자애가 하나 있었는데
양가 부모님이 모두 친분이 두텁고 같은 아파트 단지 바로 옆 동에 사는 관계로
(엄밀하게 말하자면 그 여자애의 어머님은 저희 이모의 베프, 아버님은 저희 아버지의 고등학교-대학교 후배셨습니다)
꾸준히 저와도 친하게 지냈지요 (사실 친하게 지냈다기보단 서로 으르렁대기 바빴지만).

대학을 서울에 있는 곳으로 진학하게 되면서 이 친구랑은 자연스레 연락이 뜸해졌었는데 (이친구는 부산 소재 대학을 갔습니다)
군대 가기 얼마 전에 부산에 휴학하고 내려왔더니
이 친구가 제 초등학교 동창 중에 절 좋아했다던 여학생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해줬었지요.
그리고 제 메일 주소를 물어봐서 가르쳐줬는데, 정작 부산 집에 컴퓨터가 없어서 메일을 거의 확인을 못했었습니다.
애초에 엄청 진지하게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너 XXX라고 아나? 걔가 니 맘에 들어했었는데 몰랐제? 니 부산 내리온다카이 니 소식 물어보더라'
뭐 이정도 지나가는 말투로 물어봐서 몰랐었습니다.
나중에 군대 가서도 한~참 지나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메일함을 보고 땅을 치고 후회했었지요.

참 많이도 보냈었더군요. 그 동창 여학생이.
자신은 어떻게 보냈는지, 왜 나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자기 근황은 어떤지, 자기 사진 등등.
[그래도 군대 가기 전에 언젠가 읽겠지? 나중에 군대 가면 꼭 편지 보낼 테니 주소 가르쳐줘] 에서 진짜 땅을 치고 후회했었습니다.
전역 후 알아보니 다른 사람 만나서 잘 사귀고 있다더군요.
유머게시판에 옛날 메일, 옛날 문자 이야기가 나오길래 갑자기 불쑥 생각나서 써 봤습니다.




이것말고도 썰 풀자면 많은데
(중고딩 시절 펜팔하던 밀양 산다던 여학생이 나중에 대학 다닐 때 어떻게 제 번호를 알았는지 전화로 고백송을 음악메시지로 보냈는데
그 때는 발신번호도 안 뜰 때고 그 분인지도 모르고 노래 끝까지 듣기 귀찮아서 1분 정도 듣다가 딴짓하고 있었는데
막판에 제 귀에 들려온 'XXX님께서 보내신 메시지입니다' 에서 그 여학생의 이름을 듣고
아뿔싸 했는데 이미 그 앞에 어떤 번호로 보냈는지는 놓쳐버렸던 일이라던가
미팅에 대타로 갔는데 정작 옆 테이블의 여성분이랑 진짜 우연이 몇 번씩 겹쳐서 어찌저찌 그날 종일 엮였는데
알고보니 전북 익산 (당시 이리라는 지명으로 기억합니다) 사시는데 일이 있어서 잠깐 서울 올라오신 분이셨고
다음주에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다음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이 커피숍 앞에서 보자 했는데
갑자기 그 전날 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황망히 내려갔던 일이라던가
아직까지도 절친 몇몇 사이에서는 전설로 회자되는 유부녀한테 유혹당해서 정신 못차렸던 사건이라던가
아무튼 별의 별 일이 다 있었네요.


별 재미없는 지나간 성공하지 못했던 연애담이라 영양가는 없지만
혹 흥미를 보이시는 분이 계시다면 다음에 기회 되면 제대로 써보고 싶긴 합니다.
더 쓴다기엔 사실 별 것도 없는 일들이긴 한데
내일 새벽 일찍 울산에 출장가야 될 일이 있어서 가급적 칼퇴를 노리고 있는지라...



사실 19년 친구로 지내다 결혼해서 대부분 와이프도 알고 있는 일이라 큰 탈은 없을 것 같지만 괜히 목 뒤가 차가운 기분이 드는군요.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08-17 15:50)
* 관리사유 : 추천 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5
  • 세인트의 나의 여체답사기-프롤로그
  • 이 글을 추천하여 세인트님의 사모님이 볼 수 있도록 하자.
  • 유부녀 이야기 해주thㅔ여!!!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31 게임아내가 게임을 실컷 할 수 있으면 좋겠다. 15 세인트 18/11/13 7011 28
562 게임그래도 게임은 한다. 25 세인트 17/12/14 8625 21
549 일상/생각그래도 지구는 돈다. 40 세인트 17/11/20 6567 46
245 일상/생각아재의 대학생 시절 추억담들. 27 세인트 16/08/03 6690 5
1223 일상/생각딸아이는 자스입니다. 13 세상의빛 22/07/15 7476 152
1081 의료/건강COVID-19 백신 접종 19 세상의빛 21/04/17 5107 22
1150 일상/생각벨기에 맥주 오프모임에 참석하지 못해서 하는 벨기에 맥주 셀프시음회(어?) 10 세리엔즈 21/12/08 4103 22
887 의료/건강의사는 어떻게 사고하는가 - 3. 치료 13 세란마구리 19/11/12 6103 18
787 의료/건강어떻게 의사는 사고하는가 - 2. 진단=사후확률Up & 진단의 두 축 3 세란마구리 19/04/03 5807 10
783 의료/건강어떻게 의사는 사고하는가 - 번외. ROC와 카파통계량 9 세란마구리 19/03/22 6464 11
782 의료/건강어떻게 의사는 사고하는가 - 1. 단어 정의 21 세란마구리 19/03/21 8414 15
431 일상/생각가끔은 말이죠 1 성의준 17/05/14 4542 9
317 일상/생각이것은 실화다. 10 성의준 16/12/06 5725 11
254 일상/생각온수가 나오는구만, 수고했네 6 성의준 16/08/23 5387 5
608 여행청와대 관람을 했습니다. 15 성공의날을기쁘게 18/03/30 7027 14
234 일상/생각백윤식을 용납하기 위해서 40 선비 16/07/23 7544 19
1374 기타민자사업의 진행에 관해 6 서포트벡터 24/03/06 1846 8
1365 기타자율주행차와 트롤리 딜레마 9 서포트벡터 24/02/06 2182 7
1328 과학체계화된 통빡의 기술 - 메타 휴리스틱 13 서포트벡터 23/09/14 2997 26
1291 문화/예술천사소녀 네티 덕질 백서 - 2. 샐리의 짝사랑 14 서포트벡터 23/04/05 3050 12
1289 문화/예술천사소녀 네티 덕질 백서 - 1. 원작 만화처럼 로맨스 즐기기 16 서포트벡터 23/04/03 3146 9
1307 과학유고시 대처능력은 어떻게 평가가 될까? - 위험 대응성 지표들 18 서포트벡터 23/06/26 3128 31
1306 문화/예술애니메이션을 상징하는 반복 대사들 22 서포트벡터 23/06/14 4166 8
1152 일상/생각헌혈하는 것의 의미 9 샨르우르파 21/12/14 3909 24
1116 정치/사회동북아에서 급증하는 무자녀 현상 (부제: 초저출산이 비혼'만'의 문제인가?) 23 샨르우르파 21/08/13 5999 24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