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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3/15 16:24:09 |
Name | 소라게 |
Subject | 정리해고 당했던 날 |
작성자가 본문을 삭제한 글입니다.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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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업계도 다르고 소라게님과는 다른 시기에, 벌써 10년은 됐으니까요. 아무튼 그때 저도 경영악화라는 이유로 저를 포함한 직원들이 뭉텅이로 잘려나간 적이 있었는데요. 뭐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퇴사하는 날 모여서 술을 한잔 했었습니다. 술이 땡겨서인지, 그냥 헤어지긴 아쉬우니 걍 기계적으로 자리가 만들어진건진 모르겠습니다만 의외로 전 무덤덤했었어요. 성격이 무딘건지 그 상황을 미리 예상해서였는지... 암튼 그랬죠. 근데 다들 술맛도 없었는지 자리는 한시간만에 끝이 나고 술이 모자른 저는 괜히 다른 사람들의 술 약함을 탓하며 투덜... 더 보기
아아. 업계도 다르고 소라게님과는 다른 시기에, 벌써 10년은 됐으니까요. 아무튼 그때 저도 경영악화라는 이유로 저를 포함한 직원들이 뭉텅이로 잘려나간 적이 있었는데요. 뭐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퇴사하는 날 모여서 술을 한잔 했었습니다. 술이 땡겨서인지, 그냥 헤어지긴 아쉬우니 걍 기계적으로 자리가 만들어진건진 모르겠습니다만 의외로 전 무덤덤했었어요. 성격이 무딘건지 그 상황을 미리 예상해서였는지... 암튼 그랬죠. 근데 다들 술맛도 없었는지 자리는 한시간만에 끝이 나고 술이 모자른 저는 괜히 다른 사람들의 술 약함을 탓하며 투덜대며 집으로 가다가, 집근처 포장마차에서 모자른 술이나 채우러 들어갔죠. 뭐, 다음날 출근할일도 없겠다 간만에 술이나 만땅 먹고 좋구나 하면서 한 세병째 마시다보니 어느순간 눈물을 흘리고 있더라구요 제가.ㅎㅎ 나름 프로젝트에 애착을 가지고 있던 회사가 망해서 울었는지 그냥 술이 꼻아서 그런건지 내 청춘이 한심하고 불쌍해서 그랬는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써주신 글을 읽으니 잊었던 그때 기억이 나네요.ㅎㅎ 좋았던 기억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간이 흐르니 추억인가 싶기도 하고 헷갈리네요. 비린 생선도 삭히면 맛난 젓갈이 되는거랑 같은건가 하는 헛소리같은 생각도 들고요ㅋㅋㅋ
소라게님도 아마 이젠 삭혀진 기억이 되셨을테니 이런 글도 써주신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그렇게 되시길 바라구요. 잘 읽어서 고맙다는 말 드리고 싶어서 단 리플인데 쓸데없는 말만 너무 많이 썼네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소라게님도 아마 이젠 삭혀진 기억이 되셨을테니 이런 글도 써주신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그렇게 되시길 바라구요. 잘 읽어서 고맙다는 말 드리고 싶어서 단 리플인데 쓸데없는 말만 너무 많이 썼네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그쵸. 저도 저런 일을 겪으면서, 눈물이 갑자기 와르르 떨어진다는 걸 알게 됐어요. 난 괜찮다, 정말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것 자체가 이미 마음이 너무 아파서 의식적으로 나를 방버하고 있던 건지도 몰라요. 잊었던 기억이 좋은 기억은 아니고, 저도 정리해고당했던 기억은 아무리 삭혀졌더라도 그리 유쾌한 경험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은 되는 것 같아요. 그때도 견뎌냈으니까, 그러니까 이정도는 참을 수 있다라던지. 고통에 둔감해지는 걸까요, 아니면 마음이 강해진 걸까요. 둘 다가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지만요.
저는 이제 괜찮습니다. 생존주의님도 좋은 일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저는 이제 괜찮습니다. 생존주의님도 좋은 일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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