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20/02/27 21:35:55수정됨
Name   Zel
Subject   지금 부터 중요한 것- 코로나환자의 병상은 어떻게 배분하여야 하나
오늘 대구에서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입원 대기하다 사망한 일이지요.

현재 대구는 500명 이상 환자가 확진받고 입원을 못해서 대기 중이며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립니다.
병상부족은 이번 주는 대구 경북이지만 다음 주에는 전국적일 수 있습니다. 병상도 다 같은 병상이 아니고, 음압병상 > 감염 격리병상 > 일반 특실 > 1인실 > 다인실 위주의 서열이 지어질겁니다.

현재는 아마 중증도에 관계없이 대기자 명단을 올리는 것으로 생각되고 아마 순서대로 입원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이제 경증은 자가격리, 중(가운데)증은 2차급병원, 중환자는 3차병원에 입원하는 완화전략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합니다. 저도 큰 틀에선 동의합니다. 하지만.. 큰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처럼 선입선출의 형태를 유지할려면, 대기자 명단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고 서로 감시되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제주도 연돈처럼 되어야 되지요. 나보다 뒷번호가 먼저 입원한다든지 그런 일이 있으면 안됩니다. 그랬다가는 이 대기자 명단의 환자와 가족들의 분노는 감당이 안될겁니다.

선입선출을 포기하고 중등도 위주로 간다고 합시다. 그렇게 중등도 위주로 평가를 할려면... 평가위원회가 필요합니다. 개별병원에게 맡기기엔 너무나 개별병원들은 청탁에 약합니다. 많은 정치인, 고위공무원, 법조인, 기자, 그리고 기업인 들의 병원에 대한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병원에서 6개월만 일해도 소위 말하는 '원장님 지인', '진료부원장님 지인' 등은 여럿 만나고 소위 VIP가 되어서 빠른 진료와 특혜를 받습니다. 이걸 막기 위해 생긴게 바로 청탁금지법 (김영란법)의 병원 새치기 금지 조항인데, 단연코 대한민국에서 이걸 문자 그대로 지키는 병원은 없고 이걸로 처벌 받았다는 병원도 못봤습니다.

자 그럼 평가위원회는 투명할까요? 물론 이는 검사소견과 증상, 병력, (영상소견) 등을 종합하면 의학적으로 중등도를 평가하는건 어렵지 않습니다. 이런걸 하라고 있는게 보건복지부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필요한게 바로 '블라인드' 평가 입니다. 힘있는 사람이 바이패스하지 않도록 모든 환자에 대한 익명성을 보장하고 오직 중등도로만 평가하여야 합니다. 물론 시민단체 라든지 언론인이라던지 공무원이라던지 위원회에 소속되어 감시와, 평가를 같이 해줘도 됩니다.

물론, 우선순위를 둬야할 사람들이 있긴 있습니다. 타이타닉에서도 어린이 여성 등의 순위가 있었던 것 처럼.. 일단 공직자들에 대해서는 우선순위를 인정해줘야 할 겁니다. 하지만 공직자의 가족이라던지 지인은 절대 포함되어선 안되겠죠. 그 다음엔 의료진일테고, 뭐 여튼 이런 필수 불가결하고 전염병의 치료를 위해서 먼저 치료받는게 중요한 사람들이 있고 이를 인정해줘야 합니다. 가능하면 이 리스트도 투명하면 좋습니다.

지금 준비해야 합니다. 말하면서도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게 정의롭다고 생각합니다.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0-03-09 00:36)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43
  • 정의로움엔 추천
  • 하지만 정의는 어려운 것이지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26 의료/건강지금 부터 중요한 것- 코로나환자의 병상은 어떻게 배분하여야 하나 6 Zel 20/02/27 5355 43
737 꿀팁/강좌지금 쓰는 안경에만 돈을 75만원씩 퍼부은 사람이 알려주는 안경 렌즈 선택의 거의 모든 것 22 April_fool 18/11/28 60721 52
988 문화/예술지금까지 써본 카메라 이야기(#03) – Leica X2 (이미지 다량 포함) 12 *alchemist* 20/07/23 4888 7
1064 문학지난 두달동안 읽은 책들 간단리뷰 5 샨르우르파 21/02/28 5110 22
1343 정치/사회지방 소멸을 걱정하기에 앞서 지방이 필요한 이유를 성찰해야 한다. 42 Echo-Friendly 23/12/05 3499 18
758 문화/예술지정문화재와 등록문화재의 간단 정리 13 메존일각 19/01/16 6448 8
1281 일상/생각직장내 차별, 저출산에 대한 고민 26 풀잎 23/03/05 3748 17
669 일상/생각진영논리에 갇힌 모 토론회 참석자들에 대한 소고 12 烏鳳 18/07/26 6229 18
114 꿀팁/강좌진지한 취미 사진가를 위한 다섯 가지 팁(스크롤 압박!) 43 *alchemist* 15/11/15 9803 14
1399 기타 6 하얀 24/06/13 1599 28
655 꿀팁/강좌집단상담, 무엇을 다루며 어떻게 진행되는가 4 아침 18/07/02 5740 14
979 일상/생각집밥의 이상과 현실 42 이그나티우스 20/07/06 5732 46
415 요리/음식집에서 스테이크 구우면 맛이가 없는 이유 37 Morpheus 17/04/19 22186 18
77 경제집은 시장리스크, 전세는 신용리스크 20 MANAGYST 15/09/22 8205 6
754 일상/생각짧은 세상 구경 8 烏鳳 18/12/30 5355 22
553 기타짧은 유치원 이야기 13 CONTAXS2 17/11/28 6873 7
399 일상/생각쪽지가 도착했습니다. 36 tannenbaum 17/03/27 5548 24
1260 요리/음식차의 향미를 어떤 체계로 바라볼 수 있을까? 6 나루 22/12/20 2757 13
52 정치/사회착한 사람을 잡아먹는 착한 사람들 13 nickyo 15/07/27 6651 1
308 일상/생각착한 아이 컴플렉스 탈출기. 5 tannenbaum 16/11/24 5634 14
969 일상/생각참 사람 맘은 쉽게 변한다.. 25 whenyouinRome... 20/06/13 6447 49
1277 기타참깨, 들깨 생육 개론 19 천하대장군 23/02/08 3307 14
393 문학채식주의자 - 90년대 이후 국내 여성 문학 속 일련의 작품군에 대한 단상 48 팟저 17/03/21 7336 14
270 기타채식주의자(The Vegetarian) 번역자 데보라 스미스씨 만난 썰 39 기아트윈스 16/09/27 6121 7
688 문학책 읽기의 장점 2 化神 18/08/27 7468 13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