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휴가를 가긴 갔는데 갑자기 컨디션이 급격히 안좋아지는 바람에 계획했던 여수통영코스에서 통영은 생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원래는 여수에서 이박을 하고, 통영에서 이박을 계획했었는데 여수에서 바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일요일 점심에는 몸이 좀 나아져서 휴가를 제대로 못보낸 대신 맛있는 것을 먹기로 했지요.
[수요미식회]에서 소개된바 있는 화덕피자집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입니다. 사실 저는 티비를 잘 보지 않아서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컨디션 난조로 숙소 침대에 누워 하루를 꼬박 VOD로 이 프로그램을 봤네요. 세 가지 메뉴를 먹었는데 전채로 먹은 어린루꼴라, 모짜렐라 부팔라와 프로슈토 샐러드는 사진을 찍지 못했어요. 달콤한 맛이 강한 레드와인으로 만든 칵테일과 함께 먹었는데 가격에 좀 비싸서(28000원) 그렇지 맛있었습니다.
이 집의 시그니쳐 메뉴인 D.O.C피자입니다. 먹다보니 홍차넷에 소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두 조각 남은 걸 찍었네요. 보시다시피 토마토소스를 따로 사용하지 않고, 단맛이 강한 체리방울 토마토와 모짜렐라 부팔라 그리고 바질을 얹었습니다. 화덕피자를 좋아해서 잘한다는 집들 거의 다 가봤는데 이 집 피자가 단연코 제일 맛있습니다. 나무 훈연향이 도우에 배어있어서 도우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24000원입니다.
D.O.C피자를 먹고 난 후 피자 하나를 더 시켰습니다. 크림소스와 모짜렐라치즈에 포르치니 버섯을 얹은 피자입니다. 포르치니 버섯은 누린내와 비슷한 동물성의 향이 나는 맛있는 버섯입니다. 고소한 감칠맛이 있습니다. 이 피자도 맛있었지만 하나만 고르라면 D.O.C피자가 더 낫지 싶습니다. 그만큼 세 가지 재료가 이루는 맛의 조화가 훌륭합니다. 28000원입니다.
매장 내부 전경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검은색 화덕안에 장작이 타고 있더군요. 이탈리아인인 사장이 일본에서 오랫동안 레스토랑을 경영해서 인지 일식집처럼 다찌가 있고, 종업원들도 알아들을 수 없는 이탈리아어로 일제히 인사를 합니다. 사진 오른쪽 다찌끝에는 살점이 떨어져나가고 있는(!) 하몽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오픈된 주방 오른편으로 돌아가면 더 아늑한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야외테이블도 있습니다. 가을에 다시 한 번 가야겠어요.
압구정 한양아파트 맞은편 도산공원 부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