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
- 작성자가 질문을 받을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AMA는 Ask me anything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뜻입니다.
Date 16/01/11 15:20:17
Name   [익명]
Subject   잡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월간지이며, 적지 않은 독자(국내 랭킹 상위권)를 가진 잡지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연차는 3년찹니다.

정확히 어떤 분야인지는 말씀드릴 순 없지만 원래 전혀 상관없던 일을 할 때도 한번쯤은 일해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에게 그 잡지 기자가 어떻게 되냐며, 이리저리 질문이 꽤 옵니다 :)

위에 조중동 다니시는 선배님보다 영향력은 조금 작습니다만 장점도 많습니다.

그럼 질문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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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사를 들어갔다고 하셨으니... 잡지와 일간지 중에 잡지를 선택하신 이유는? 아니면 애초에 잡지사에서 일하는 것만 목표로 하셨나요?
[글쓴이]
반드시 잡지 기자가 되야 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반드시 일간지 기자는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은 했었고,
지금도 (혹시 제의가 들어오더라도)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저 같이 게으른 인간은 일간지 기자의 빡빡한 생활패턴을 따라 잡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원래는 PD가 되고 싶었는데, 지금 다니는 잡지도 직접 기획을 한다는 비슷한 점이 있어 만족을 하고 있습니다.
수박이두통에게보린
맥심인가요!?
[글쓴이]
저도 쓰면서 맥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가지만 말씀드리면, 제가 알기로는 맥심은 기자가 없습니다(에디터가 있습니다!).
수박이두통에게보린
아, 그렇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Beer Inside
월간지.... 요즘은 어떤 분야의 월간지가 잘 나가나요?

- 여성동아, 리빙센스 같은 여성지? (아재라서 죄송합니다._
- 패션잡지...
- 신동아, 월간조선 같은 정치, 사회...

최근에 월간지라고는 ebs 교재 말고는 구입한 적이 없어서....
[글쓴이]
월간지에 다니지만 제 기사 쓰는 거 외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시장 상황은 잘은 모릅니다. 다만, 한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잘 나가는 월간지는 없다.. 정도입니다.

단순히 판매부수로 보면 국내에서는 맥심이 가장 많이 팔릴텐데, 맥심은 워낙 잡지가 저렴하고(만 원 이하일겁니다) 자극적인 내용을 많이 다루기 때문에 판매 부수가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만나본 맥심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경영상태가 그리 좋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열정 페이!).

언급하신 패션잡지나 여성잡지 같은 경우는 전성기에 비해 30~50%가량 발행량이 줄어들었을 겁니다. 지금은 유료판매 보다는 광고 매출로 근근히 버티는 중일 겁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발달로 뉴스의 소비와 폐기가 엄청 빨라졌는데 한달의 시간도 과거에비해 그 상대적 길이가 무척 길어진듯합니다. 조간신문으로 문자적 뉴스가 하루 한번 나오던 시대와 비교해 월간지가 크게 달라진 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글쓴이]
회사 내에서도 뉴미디어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실제로 저희도 해마다 판매량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때문에 소위 뉴미디어 전문가(스브스 뉴스, 피키캐스트 등등)를 모시고 이런저런 회의도 자주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월간지보다는 일간지가 뉴미디어로 인한 타격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매달(또는 매주) 나오던 잡지는 이미 일간지라는 속도로 경쟁할 수 없는 매체가 있었기 때문에, 더 빠른 매체가 등장한다고 해서 별로 손해볼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예컨대 구독자가 줄어드는 드랍율을 보면, 신문이 잡지보다 훨씬 더 ... 더 보기
회사 내에서도 뉴미디어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실제로 저희도 해마다 판매량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때문에 소위 뉴미디어 전문가(스브스 뉴스, 피키캐스트 등등)를 모시고 이런저런 회의도 자주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월간지보다는 일간지가 뉴미디어로 인한 타격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매달(또는 매주) 나오던 잡지는 이미 일간지라는 속도로 경쟁할 수 없는 매체가 있었기 때문에, 더 빠른 매체가 등장한다고 해서 별로 손해볼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예컨대 구독자가 줄어드는 드랍율을 보면, 신문이 잡지보다 훨씬 더 가파를 겁니다(실제로 이런 통계가 없어서 확인을 못하지만 체감상). 잡지는 원래부터 보는 사람이 적었고, 뉴미디어건 그 할애비가 등장한다고 해도 볼사람은 대개 본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런 전략에(그러니까 우린 그냥 원래 하던해서 독자를 지킨다) 맹점은 새로운 독자를 확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희가 구독률이 줄어드는 결정적인 이유는, 기존 독자였던 젊은 층들이 나이가 들면서 잘 안보게 되고, 그 빈자리를 새로운 젊은 층으로 메꿔야 하는데 이게 잘 안됩니다.

현재는 새로운 독자를 유입시키기 위해 SNS를 적극 활용하고자 합니다. 호흡이 긴 잡지가 익숙하지 않은 젊은이들을 위해 기사를 인위적으로 짧게 재편집을 하기도 하고, SBS 취재파일 식으로 별도의 콘텐츠를 만들기도 합니다만 효과가 그리 뛰어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장문읽기를 즐겼던 김대중 타입에서 단문을 선호하는 김영삼 타입으로 독자층도 변한 것 같습니다.
창작과 비평같은 경우 상징성을 갖고있었거든요 상대가 읽지않더라도 그 것을 선물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 사람이 몇이나 됐겠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혀야 좋은 잡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좋은 답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글쓴이]
김대중 / 김영삼 비유는 재밌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잡지가 있긴 할까요? o-:)
제가 처음 회사에 왔을 때, 잡지 기자는 잡스러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말입니다. 때문에 저는 최대한 잡스럽게 만들어서, 독자의 취향저격을 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잡지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정신 또는 상징성은 유지하면서 말이죠.
아이유
잡지에서 소개되는 아이템은 왜 다 비싼가요..
에밀리
방금 약국에서 남성잡지 슬쩍 봤는데 정말 많이 비쌌어요. 서민용 아이템이 아니던데 ㅜㅜ 무슨 패션 아이템으로 파텍을 소개해주면 어쩌라고...
[글쓴이]
저는 패션지에서 일하지 않아서 잘 모릅니다 ;;

그래도 조금 추측을 해보자면, 에스콰이어나 GQ 같은 잡지를 관통하는 정신은(위에서 말씀드렸지만 잡스러운 잡지는 잡지를 하나로 꿰뚫는 주제가 필요합니다) \'쿨하고 멋진 남자가 되는 법\' 정도겠지요. 여기에는 재력도 포함돼 있을테고, 일반적인 인식에 그런 남자들이 저가의 아이템들을 활용하지는 않겠지요. 또 다른 이유는, 그런 명품 브랜드들이 패션지의 중요한 광고주이기 때문입니다. 전면으로 나가는 것도 광고지만 아이템 소개를 빙자해 돈을 받고 그 브랜드 제품을 홍보하는 경우도 꽤 많을 겁니다.
근래에는 꽤 비싼 제품을 부록으로 주는 잡지들이 많던데, 회사 매출이나 홍보 등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직접적인 관련성은 많이 떨어지는데 기자분들한테 항상 호기심을 갖고 있던게 있습니다. 저희 친척 중에 기자생활 오래하시면서(지금은 번화가에서 노래방 3곳 운영중...) 수필속기를 하시던 분이 있는데 이분이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입모양만 보고 대화내용을 알아맞추시는 초능력(...)이 있습니다.

100퍼센트 정확한건 아니지만 예전에 수필속기를 많이 하시다 보니까 소리가 안들려도 얼굴만 보고 대화내용을 60~70% 파악하고 나머진 앞뒤문맥으로 때려맞춘다... 가 비결이었던거 같은데, 요즘 기자들도 취재할때 스마트폰이 있는데 수필속기를 하나요...? 써놓고 보니 어쩌면 잡지 기자님께는 안어울리는 질문일수도 있겠네요...
절름발이이리
잡지들은 온라인 콘텐추 제공에 대해 소극적인 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글쓴이]
제가 요즘 마간 주간이라.. 눈코뜰새 없이 바쁜 관개로 원고가 끝나는대로 나머지 질문에 댓글을 달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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