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가 질문을 받을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AMA는 Ask me anything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뜻입니다.
Date 17/11/29 11:40:09
Name   [익명]
Subject   공부를 아주 잘했습니다. 질문 받습니다.
90년대에 중고교시절을 보냈습니다.
합격/불합격이 있는 종류의 시험에서 낙방해 본 적은 없습니다.
S대를 두 번 졸업했습니다. 두 학과 모두 입시 기준으로 최상위권 학과입니다.

홍차넷에도 스펙상 대단한 분이 많으실 것이고,
저보다 똑똑하거나 능력이 빼어나거나 학문적으로 훌륭하신 분은 별과 같이 많습니다만
시험, 특히 객관식 문제에서 정답을 찍는 한국식 입시 형태의 시험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습니다.

요즘 저를 보면 사회의 진보, 인류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그럴 야망도 패기도 없는 것이 다소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입낳괴(입시가 낳은 괴물)가 아니었나 합니다. 그냥 한국 입시와 시험에 최적화되었던.

좀 도발적으로 써야 질문이 있을 것 같아 이렇게 남겨봅니다.



0


엉덩이가뜨거워
현재 어떤 직업계열에서 종사하고 계시나용?
[글쓴이]
월급쟁이 의사입니다.
유리소년
왜 두번 졸업하셨나요?
1
[글쓴이]
처음 학과는 공학 계열이었고, 이미지와 관심사의 영향으로 처음 학과를 결정했습니다. 졸업할 즈음 생각하니 내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딱히 이 분야에 흥미와 소질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평생 그쪽 일을 하고 살다가 은퇴하는 인생을 떠올리니 이건 아니다 싶어서..
다람쥐
속칭 어머님의 치맛바람이 있었나요? 입낳괴라고 표현하셔서 혹시 그 시기 압구정 일대에서 일찌기 사교육의 집중을 받은 세대인지 궁금합니다
다람쥐
대학을 두번 가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글쓴이]
요건 위에서 답변드렸네요.
[글쓴이]
어머니께서 입시에 관심은 많으셨습니다만, 소위 압구정, 대치동 쪽 출신은 아닙니다.
치맛바람이라고 표현할 만큼 지식과 영향력이 크시지도 않았고요.
지방 비평준화 고등학교 출신입니다. 지금은 아마 자사고가 되어 있는 걸로 압니다만..
CONTAXS2
한번 외웠다가 까먹기도 바쁜데, 그걸 10년간 해오셨다는 것으로도 대단하네요.
[글쓴이]
몇 년 전부터는 시험 안 치는 인생을 살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하네요.. 제일 잘 하던 것이지만 정말정말 하기 싫었어요 ㅠㅠ
Homo_Skeptic
학업에 대한 동기부여는 언제쯤, 어떻게 비롯되었나요? 양친의 지적/학업 수준도 본인과 비등하신가요? 어문과 수리과학 중 좀 더 어려웠던 계열이 있었다면 극복 비결도 궁금합니다.
[글쓴이]
양친께서는 특별히 지적/학업 성취가 특별하지는 않으십니다만, 부친께서는 학업에 욕심이 많으셨습니다. 초졸 이후 중/고교 검정고시, 직장 생활 하시면서 방통대 학사학위를 거쳐 석사학위까지 하셨습니다. 저는 어문을 좀더 좋아하고 쉽게 느꼈고, 고교 때 저를 끝까지 괴롭혔던 것이 수학입니다. 극복은 그냥 시간 투여였던 것 같습니다. 공부시간의 70% 가량을 수학에 쏟아서 고3때 쯤에는 결국 안정적인 모의고사 점수를 받았었는데, 정작 수능 때 틀린 것은 수학이었던 아이러니가 있네요.
중고생때 그리고 고3때 하루에 몇 시간씩 공부하셨나요?
[글쓴이]
공부시간이 많긴 했지만 반에서 저보다 물리적으로 공부량이 많은 친구가 항상 한둘 정도는 있었습니다. 고3때는 한시반 정도에 취침하고 다섯시반 정도에 일어났던 것 같고요. 학교로 이동하는 시간이나 수업간 쉬는 시간 등의 짜투리 시간에는 피곤해서 잤습니다.
헐..엄청 열심히 공부하셨네요 1:30취침 5:30기상이라니... 4시간 수면이라는 건데 이게 일시적인게 아니고 계속 그러신건가요?

지금은 얼마나 주무세요??
[글쓴이]
고3때는 반 정도는 타의에 의한 거라.. 주6일 정도는 거의 계속 그렇게 했지요. 지금은 남들 자는 만큼 충분히 잡니다. 7-8시간 정도?
사악군
잠이 원래 적으신 것도 아니셨군요.. 혹시 형제 자매가 있으신가요?
본인 공부잘하는 것 때문에 형제자매가 스트레스받는다는 생각이 드실때가 없던가요?
[글쓴이]
남동생이 있는데, 그런 면이 있었고 지금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아 항상 미안하달까 짠하달까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생이 공부를 못 했던 것은 아니지만 학업성취 정도나 주목도에서 워낙 차이가 나긴 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걸로 생각합니다.
공부를 억지로 하신건지,잘 맞아서 그런 성과가 나온건지 궁금합니다.
공부만으로 닿을 수 있는 경지(..)중에 가장 만족도가 높은 경지는 어디일까요?
공부와 재력의 상관관계를 체감하는 부분이 있나요?
[글쓴이]
최소한의 재미는 느꼈지요. 문제를 살펴보고 출제자의 의도를 캐치하고 다섯개 중에 정답을 찾아내는 그런 과정이 아예 재미가 없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두번째 질문은 저보다 훨씬 훌륭하신 분이 답하셔야 할 것 같고.. 처음 공대 입학했을 때는 공부와 재력의 관계를 체감하지 못했습니다만, 2000년대에 의대에 들어갔더니 평균 생활수준, 집안 재력이 대폭 차이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글쓴이]
한참 며칠이 지났는데 갑자기 이 질문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가 머리를 맴돌아서 다시 돌아와서 추가합니다.
입시공부를 기본적으로 별로 안 좋아했어요. 즐기기보다는 괴로운 편이었고요. 견딘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저 견디는 걸 넘어서서 내가 행복해지는 무언가를 찾을 여력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잘 하지라도 못했다면 더 괴로웠겠지만, 전술했듯이 최소한의 재미는 느꼈던 것이 나름의 탈출구가 아니었나 합니다.
pinetree
S대 두번 졸업이 학부-석사 인가요? 학부-학부면 덜덜덜...인데
[글쓴이]
학부-학부가 맞습니다.
pinetree
아니 그러면 수능을 다시보신거에요? 몇년만에 다시 보신거에요? 생각이 나시던가요...? 요즘 수능문제 보면 1도 못풀겠던데 ㅎㅎㅎㅎ
[글쓴이]
이미 어느 정도 신상의 노출이 있는지라 너무 자세히 쓰면 좀 그렇지만..ㅋㅋ 저도 이제 수능문제가 외계어같아요..
pinetree
저 그럼.. 대략 다시 수능공부하실때에는 얼만큼 준비하시고 S대 의대를 가신건가요*_* (저 30대인데 왤케 수능에 관심이 많죠? ㅋㅋㅋㅋ)
[글쓴이]
전후사정을 줄여 쓰느라 다소 왜곡이 있을 수 있는 것을 감안하시고.. 10개월 정도였네요. 일일 공부시간은 고3때보다는 적었습니다.
공과대 학부 입학 후 졸업하신 다음 의예과를 다시 들어가신듯 합니다.
켈로그김
국시때 쫄리셨나요? ㅎㅎ
[글쓴이]
패기롭게 공부를 잘했다고 써놨지만, 커트라인이 있는 시험에서는 항상 목표 커트라인을 넘어가는 정도로만 했습니다. 목표를 오버해서 수석/차석할 정도로 잘했던 적은 거의 없고요. 국시 때도 마찬가지라.. 약간 쫄리긴 했지만 '설마..' 정도의 마음이었네요.
켈로그김
진정한 승자십니다.
저공비행이 인생의 참맛이죠 ㅋㅋ
[글쓴이]
불안이라는 감정을 다루는 기술이 가장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ㄷㄷ
사나남편
그렇게 똑똑하신데 결혼하셨나요?
7
[글쓴이]
결혼빌런님 질문 감사합니다..ㅋㅋ
저보다 더 똑똑한 사람이랑 결혼했습니다;
사나남편
왜죠??????????????? 저같은 사람도 결혼하면 헬이라는걸 알겠던데..왜죠?
2
[글쓴이]
음.. 음... 에..
..죄송합니다 ㅋㅋ
사나남편
s대 의대면 아이돌 만날수 있는데 아이돌 왜 안만나셨습니까? 트와이스입니까? 사모님입니까?
1
[글쓴이]
제가 얼굴 봤던 연예인은 태진아 정도로..ㅋㅋ
물론 트..트..와이프입니다.
사나남편
생각해보니 김태희가 선생님 학교 다니실때 의대생이랑 사귀지 않았었나요?
1
[글쓴이]
그러고보니 그런 얘기가 어렴풋이 기억나는듯도.. 치대생이었던 것 같은데요.
김태희는 학교 식당에서 본적은 있습니다.
사실 심지어 학번이 같아서 졸업앨범 뒤에 보면 전화번호까지 있더라구요.
오왕 대단하십니다ㅎㅎ 첫 전공은 뭔가요?
[글쓴이]
공대입니다. 세부 학과까지는 신상노출이 좀 많은 것 같아서..ㅠㅠ
우리아버
야동은 보시나요?
[글쓴이]
흠흠.. (발그레)
우리아버
흐뭇.
동지의 앞날에 영광이 있으시길!
가이브러시
지금은 어쨌든 의사신데 직업으로써 한국 의사선생님, 만족하시나요?
[글쓴이]
의료시스템의 큰 문제가 산적해 있는 것이야 이제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문제겠습니다만..

어쨌든 생활인, 직업인으로서 의사는, 수입이나 근무강도 면에서는 만족스러운 편이고
대학교수가 아닌 이상 직업안정성은 매우 떨어집니다.
그래서 결국 개원코스를 밟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네요.

의료행위의 세세한 부분이 법/제도적으로 애매한 면이 많고 편법/불법의 경계선 위에서 그 책임을 의사가 져야 하는 일이 많아
마음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요즘은 의사라는 게 결국 '책임지는 직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요.
기준들... 더 보기
의료시스템의 큰 문제가 산적해 있는 것이야 이제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문제겠습니다만..

어쨌든 생활인, 직업인으로서 의사는, 수입이나 근무강도 면에서는 만족스러운 편이고
대학교수가 아닌 이상 직업안정성은 매우 떨어집니다.
그래서 결국 개원코스를 밟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네요.

의료행위의 세세한 부분이 법/제도적으로 애매한 면이 많고 편법/불법의 경계선 위에서 그 책임을 의사가 져야 하는 일이 많아
마음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요즘은 의사라는 게 결국 '책임지는 직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요.
기준들이 좀더 명확해지고 책임소재를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이 가져가 줄 수 있다면,
근무강도가 조금 더 올라가고 수입이 조금 더 줄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영국처럼 반 공무원화라도 해주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요.
돈 많이 버시는 의사선생님들이야 생각이 좀 다르시겠지만 전 돈 많이 버는 데에는 큰 미련이 없어서..

교과서적 진료를 하고, 필요한 약을 필요한 만큼 처방하고, 필요한 만큼의 시술을 하고.
시스템적 딜레마에 빠지지 않고.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1
정 모르겠다 싶은 문제는, 3번입니까? 4번입니까?
[글쓴이]
그런거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정보가 너무 없긴 하네요. 에잇, 4번하겠습니다! ㅋㅋ

실제로 모르겠다 싶은 문제를 찍을 때는 선택지의 길이, 뉘앙스, 자체 모순성 등을 감안해서 최대한 한두 선택지라도 제외해 내고 찍습니다. 전혀 모르는 분야의 전혀 모르는 문제라도(심지어 모르는 외국어의 시험지라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정답 확률을 높일 방법은 분명 있습니다.
보통 의대도 선후배 간의 군기나 뭐 그런 게 심하기로 유명하자나요

그런데 타대생도 아니고 동문 선배가 신입생으로 들어 온 경우 다른 대우를 받으셨나요?
[글쓴이]
저희는 학생 때 선후배 군기가 별로 심하지 않았던 편이라..
일부 동아리들은 그런 이유로 나이많은 신입생들을 반기지 않았던 면은 있지만
대체로는 무난하게 어울렸습니다. 제가 속했던 동아리는 한 학년 선배가 저한테 형이라고 불렀었네요.
졸업 후 수련과정에서는 직장내 문화니까 수직적 질서가 뚜렷합니다만..
객관식일때, 다 알고 푸셨나요 찍으신 것두 있나요?
[글쓴이]
당연히 찍는 것도 많습니다. 수능 때야 애매한 선택지가 손에 꼽을 정도겠지만 그 이후로 친 수많은 시험들은 도저히 다 알고 풀 수가 없는지라..
시험종료 직후 '이 시험은 다 알고 썼고, 고민되는 것도 없었고, 아마도 만점이겠다' 싶은 느낌이 들었던 적이 별로 없습니다.(그런 경험이 있기는 합니다)
사교육은 받으셨나요?
[글쓴이]
간혹 단기간 과외를 받거나 학원을 간 적이 있기는 한데, 남들에 비하면 거의 안 간 수준에 가깝습니다. 특히 고2~고3 때는 사교육 없었습니다.
빠독이
중고딩 때 학원 다니신 적은 있으신가요?
지방 비평준화 고등학교였다가 자사고가 되었을 거라고 하시니 저랑 같은 곳인지 궁금해지는군요.
물론 저는 농어촌 전형 수시빨을 많이 받았고 공부는 별로였지만요.
[글쓴이]
학원은 중학교 이후로는 다니지 않았습니다. 딱히 더 효율적으로 가르치는 것 같지도 않고, 학교에서 충분히 스파르타식으로 시켰으니까요. 오히려 제가 공부하던 페이스를 흩뜨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최근에는 양질의 사교육 강사들이 인터넷강의도 많이 쏟아내고 하니 요즘 시대에 컸으면 어땠을진 모르겠네요.
빠독이
답변 감사합니다. 저는 고1부터 학원에 안 다니긴 했는데 학교에서 열두시 반까지 야자 시킨 것도 있지만 지역에 학원이 너무 없었어요.
Beer Inside
휼룡한 교수요원인데 펠로우 하십니까?
[글쓴이]
펠로우 안 했습니다. 논문쓰는 것 자체도 그렇고 병원내 정치와 같은 것들이 제 취향과는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고생해 가며 새로운 지식을 생산해 내는 것보다는 남이 잘 생산해준 지식을 넙죽 받아 활용하는 것이 취향입니다. 그런데 대학병원을 나오니까 너무 지식습득에 게을러진 면이 있는 것 같아 고민은 있습니다.
공부잘하는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자기는 소위 영재같이 공부를 잘하셨나요?

아님 소위 노력을 많이해서 공부를 잘하셨다고 생각하세요?
[글쓴이]
학창시절에는 항상 불안하고, 내가 노는 것 같고, 나보다 공부 많이 하는 애들도 많이 보이고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정도면 충분히 열심히 했던 게 아닌가 합니다. 제가 가장 똑똑하고 재능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같은 학교 안에서만도 열등감 느끼고 좌절하고 그런 감정이 다 기억나니까요. 물론 저도 소질이 어느 정도 있었으니 그것은 감사한 일이고, 요즘 생각하건대는 사실 운이 더 중요한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분투
공부 잘했다고 해서 죄송합니다(...)
[글쓴이]
근데 저는 이 시험문제 잘 맞추는 '공부 잘한다'라는 게 궁극적으로 그리 중요한 게 아니지 않나.. 아무리 학창시절이지만 그것만을 목표로 삼아서는 별다른 무엇도 못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너무 늦게 했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운 면이 많습니다.
우분투
ㅋㅋㅋ 의대 갈 때는 중요하잖아요..
문득 의대 가려고 삼수까지 했는데 실패한 형이 생각나서..
군대를 먼저 다녀오니 사수를 하니 이런 이야가 하고 있는데 안타깝더가구요.
[글쓴이]
어휴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좀더 겸손하게 최선을 다해야 되겠다 싶으네요..
제 동생 생각도 나고 그렇습니다 ㅠㅠ
우분투
그런데 두 번의 입학 사이에 간격이 몇 년쯤 되시나요?
[글쓴이]
6년입니다.
사악군
고등학교 전국 모의고사 석차 몇등까지 찍어보셨습니까?

필기나 오답 노트 색색으로 만드셨었어요?
[글쓴이]
한 자리수는 못해봤던 것 같습니다. 그랬다면 기억에 남아 있겠지요;
그리고 고2때였나 고3때였나부터는 전국 석차를 안 써주고 퍼센트로 써주니 임팩트가 별로 없었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뭘 손으로 적는 것을 너무 싫어해서 노트 같은 건 거의 안 만들었습니다. 수학에서 고생했던 것도 그래서 그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악군
답변 감사합니다! 나이를 맞출수 있을 것 같네요..ㅎㅎㅎ
대학교 성적은 어떠셨나요?
[글쓴이]
평범합니다. 공대/의대 모두 3점대로.. 잘 나올 때는 4점대, 못 나올때는 2점대로 편차는 큰 편입니다. D,F 빼고는 모든 학점 골고루 수집해 봤습니다.
二ッキョウ니쿄
머리좋으신거 부럽습니다 흐규흐규
학부두번가면서 캠퍼스에서 교직원이랑 다시마주치거나 뭐 종합적으로 어떤느낌이셨나요
공부잘하는법알려주세요 흐규흐규
[글쓴이]
워낙 넓은 캠퍼스이기도 하고 공대/의대는 캠퍼스마저 다르다보니.. 사실 그냥 다른학교 다니는 느낌 비슷했지요.
요즘은 잘 못 읽지만 어릴 때는 책을 많이 읽었던 것 같긴 합니다..;;
공부맨
앗... 내용보자마자 13년전? 14년전쯤? 고등학교에 s대 의대 합격 플랜카드 걸리고 기숙사에 한말씀 해주시러온 선배님이 생각나는데...
혹시 중부지방 아니신가요 ㅋㅋ
[글쓴이]
아닐 것 같으네요.. 저는 기숙사에 한말씀 하러 간 적이 없어요 ^^;
공대ㅡ의대 합격도 맞고 나이도 대강 맞는것
같아서...
성빼고 이름 이니셜이 HD 아니신지...
[글쓴이]
아닙니다~ 이니셜도 다르고 중부지방도 아니예요 ㅋ
초딩 때 뭐하셨어요
[글쓴이]
초딩 저학년때는 책을 많이 읽었고 책을 읽지 않을 때는 많이 나가놀았습니다. 고학년으로 가면서 점점 나가놀기는 어려워지긴 했습니다. 여러 모로 순종적인 학생이었습니다. 피아노학원을 오래 다녔는데 정말 지나치게 재능이 없었지만 어머니가 보내고 싶어하셔서 계속 다녔던 것 같습니다. 간혹 어머니가 피아노학원 갈 거냐고, 가고 싶냐고 채근하긴 했는데 가고 싶다고 대답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은 아닙니다) 거쳐간 선생님들은 저를 똘똘하게 보시긴 했습니다. 가끔 수학 등 경시대회류를 나가긴 했지만 성적이 딱히 좋았던건 아닙니다.
암기 비법이 있으신가요??
[글쓴이]
딱히 암기 비법이랄 건 없고.. 암기력이 그리 좋은 편도 못 됩니다. 고등학교 수준의 공부는 그냥 여러번 이해하면서 보고, 여러 번 등장하는 것들만 자연스럽게 기억하는 정도였습니다. 역사(국사) 등 특정 과목은 다소 인위적으로 외우기를 시도했는데, 별 재미도 없고 잘 외우지도 못했던 것 같습니다.
세인트루이스
공대에서 배운 지식을 의대에서 활용하신 적 있으신가요?
[글쓴이]
미세하게 도움이 된 적이 있을것같긴 하지만 피부로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저는 엔지니어들과 대화는 좀더 잘통한다 정도 말고는 다른 의사들과 별 다를게 없겠네요
곰곰이
노력도 노력이지만, 두뇌도 함께 뒷받침되어야 S대 최상위권 학과를 두 번 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혹시 학창시절 아이큐가 어느 정도였나요?
평소 '아 나는 아무래도 머리가 굉장히 좋구나' 라고 느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글쓴이]
그런데 실제로 막 내내 계속 전교1등을 한다든가 할 정도로 특출났던 건 아닙니다. 학창시절에는 항상 비슷하거나 저보다 더 똘똘한 친구들 사이에 있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가 입시를 통해 들어가던 비평준화 상위권 고등학교이기도 했고.. 대학 가서도 당연히 그랬고요. 또 제 성장과정에 공개하기 애매한 특이한 점도 하나 있어서, 여하튼 주변에는 항상 저를 겸손하게 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아이큐는 중학교 때 140대 정도로 나왔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내 머리가 굉장히 좋구나 라고 느낀 특별한 에피소드는 지금 생각해 봐도 정말 없는 것 같고요.. 또래에 비해 멘탈이 좀더 튼튼했던 게 장점인 것 같기도 합니다. 항상 연습보다는 실전과 위기에 더 강했던 면이 있습니다.
세상의빛
대학병원을 나와서 좋은 점과 나쁜 점 하나씩만 꼽으신다면 무엇을 꼽으시겠습니까?
[글쓴이]
좋은 점 : 수입 증가
나쁜 점 : 자아발전 정체

쓰자면 많고 길 수도 있겠지만 하나씩만 꼽으라시니 간단하게 언급해 보겠습니다.
깜이라는
본인 기준 공대와 의대 학부 수업중 어느 쪽이 더 어려웠나요?
[글쓴이]
둘다 어려웠던 건 사실인데, 공대는 말 그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어려움이 있었고, 의대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움보다는 압도적인 분량이 문제였습니다. 둘 중 하나를 다시 해야 된다면 어느 쪽이 더 괴로웠냐, 한다면 의대 공부쪽인 것 같습니다. 학내 분위기가 좀더 경쟁적인 면이 있었어요.
삼성갤팔
공부하면서 '아... 잘 모르겠다. 하다보면 되겠지' 싶은 감정을 많이 느끼셨나요?

저도 나름 시험 좀 봤다고 생각하고, 결과도 남들이 봤을 때 좋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얼 보든
'이거? 이거지~' 라는 생각보다는
'... 뭔 소리지? 에휴... 계속 보다보면 언젠간 이해되겠지 ㅠ_ㅠ' 라는 심정으로
공부하는 편인데요,

글쓴이님은 이런 감정이 없으신지 궁금하군요 ㅠ_ㅠ
[글쓴이]
고등학교 때는 대체로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틀리는 문제야 많았지만 틀린 문제라도 답을 보면 이해가 가는 편이었고, 답지 해설을 보아도 왜 이게 답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싶은 문제는 문제를 잘못 낸 걸로 치고 자신있게 버렸습니다.

대학 이후에는 당연히 어려운 주제를 만나면 혼돈 파괴 망가 상태가 되곤 했습니다. 그래도 의대 공부하면서 만났던 난관들은 집중력과 시간을 투여해서 노력하면 대체로 이해가 가는 편이기는 했습니다. 대부분 이해보다는 암기였던 것이 함정.. 어찌보면 시간이 제일 중요한 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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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는 대체로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틀리는 문제야 많았지만 틀린 문제라도 답을 보면 이해가 가는 편이었고, 답지 해설을 보아도 왜 이게 답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싶은 문제는 문제를 잘못 낸 걸로 치고 자신있게 버렸습니다.

대학 이후에는 당연히 어려운 주제를 만나면 혼돈 파괴 망가 상태가 되곤 했습니다. 그래도 의대 공부하면서 만났던 난관들은 집중력과 시간을 투여해서 노력하면 대체로 이해가 가는 편이기는 했습니다. 대부분 이해보다는 암기였던 것이 함정.. 어찌보면 시간이 제일 중요한 거였죠.

그런데 공대 때는 학문적 기초가 수학적이라, 선행분야의 기초가 탄탄하지 않은 상태에서 쫓아가는 건 정말 힘들더군요. 잘 나가는 학생들은 해당 분야 선행 지식과 빛나는 재능을 자랑하곤 했는데, 그 차이를 가장 많이 느꼈던 때입니다. 나름 그런 상황에 임기응변으로 대충 때우는 능력은 나쁘지 않았던 것 같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임기응변으로 넘기는 것보다는 내가 모르는 걸 인정하고 우직하게 시간 들여 노력했어야 했는데 싶습니다.
저도 주변에 S대 학부 졸업하고, 모 의대 입학해서 지방에서 일하고 계신 분이 있는데..
비슷한 분이 또 계셨네요.
일반 직장인들은 임원을 못 달면 대게 50정도면 압박이 있는데, 직업인으로서 의사들의 평균 재직은 어느정도까지 인가요?
[글쓴이]
실제 평균적으로 재직기간이 어떤가 하는 통계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반적으로 의사면허는 정년이 없다는 점을 가장 강력한 장점으로 얘기들 합니다.
자기 클리닉이 있다면 90대라도 현업에 있을수 있긴 하죠.
물론 전문과목과 신체적 능력, 건강상황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습니다만..

개원의 이외에, 나이 들어서까지 다른 사람들한테 월급 받고 사는 의사는
대학병원 교수를 제외하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50대 중반 넘어가는 페이닥은 많지 않다.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있기는 합니다.)

나중엔 생각이 바뀔... 더 보기
실제 평균적으로 재직기간이 어떤가 하는 통계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반적으로 의사면허는 정년이 없다는 점을 가장 강력한 장점으로 얘기들 합니다.
자기 클리닉이 있다면 90대라도 현업에 있을수 있긴 하죠.
물론 전문과목과 신체적 능력, 건강상황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습니다만..

개원의 이외에, 나이 들어서까지 다른 사람들한테 월급 받고 사는 의사는
대학병원 교수를 제외하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50대 중반 넘어가는 페이닥은 많지 않다.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있기는 합니다.)

나중엔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게 저 자신에게 장점으로 작용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남들 은퇴할 나이쯤에는 저도 은퇴해서 놀고 싶어요. 금전적 문제만 없다면 말이죠.
신기하네요.

암기력도 별로 없고, 손으로 쓰는걸 선호하지도 않는다고 하신다면 결국 반복과 돌려보기 엉덩이의 승리(...) 인데...
이게 보통 지루한게 아니잖아요. 그냥 겸손이시겠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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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암기력이 뛰어나지 않다는건 결과적으로 주변에 비해 그렇다는 거고 일반적으로는 상위권이긴 할 것 같습니다. 손으로 쓰는 건 무작위 성인 100명 데려다 놔도 하위 10퍼센트에 들 것 같다고 생각할 만큼 정말 못하고 싫어하고요. 제 장점은 문해력과 집중력이 좋았던 것, 괴로운 상황을 잘 견뎠던 것, 그리고 중요 상황에 잘 흔들리지 않는 멘탈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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