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게시판입니다.
Date 15/09/11 01:40:49
Name   나단
Subject   워싱턴 내셔널스 15시즌 결산
끝날 때 까진 끝난 게 아니다 라고 하죠? 네, 알고 있습니다. 아직 끝이 확정지어진 것은 결코 아니며 11년 AL 와일드카드와 같은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요. 하지만 '기적'만을 바라는 상황이 된 것 자체가 저에게 있어선 끝을 의미하기에 조금 이른 결산 글을 간단하게 써봅니다. 정말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이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거란 생각이에요.

1.시즌 전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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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ESPN 돌팔이들아....


작년, 재작년 시즌과 마찬가지로 내셔널스의 시즌 전 예상은 밝았습니다.


에이캡을 제외하고는 별 다른 전력 누수 없이 지난 시즌 전력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며 그 막강한 선발진에 '매드 맥스' 맥스 셔져를
끼얹는 행위는 모두의 뒤통수를 쳤죠. 스티븐 소우자를 주고 조 로스와 트레아 터너를 데려온 딜은 스틸 딜이라 평가받으며
15시즌뿐만 아니라 그 이후를 내다보기도 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타일러 클리퍼드를 보내고 유넬 에스코바를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통해
부족한 느낌이 있던 내야를 보강하고 티클립의 빈 자리는 케이시 잰슨을 영입함으로서 해결하였지요.


오프 시즌 주요 무브

IN: 맥스 셔져, 케이시 잰슨, 유넬 에스코바, 조 로스, 트레아 터너


OUT: 타일러 클리퍼드, 아스드루발 카브레라, 스티븐 소우자, 라파엘 소리아노, 로스 뎃와일러


오프 시즌 무브는 딱히 깔 곳이 없습니다. 필요한 부분을 채우고 미래까지 바라보는 리쪼 단장의 노련미와 우승을 향한 테드 러너
구단주의 결단이 엿보이는 부분이였죠. 그리고 이러한 무브들로 내셔널스는 15시즌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팀으로 평가받게 됩니다.


2.그리고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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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별다른 말을 하고 싶지는 않네요ㅠ


3.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내셔널스의 몰락 원인에 대한 글은 이미 많이 올라왔지만 간단하게나마 정리해봅니다.


1)부상, 부상 그리고 부상


오프 시즌 때부터 그 징후는 있었습니다. 네이트 매클라우스의 어깨 수술로 인한 시즌 아웃, 데나드 스팬의 탈장 수술, 앤소니 렌던의
무릎 부상 등 수 많은 부상 이슈가 있었고 이 부상 문제는 시즌이 시작한 이후에도 끊임없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저 선수들
이외에도 거의 모든 선수들이 DL을 들락거리는 통에 제대로 된 라인업으로 경기한 적이 있긴 했나 싶군요.


2)주축 선수진의 부진


내셔널스의 장점은 큰 구멍이 없는 타선과 불펜 그리고 막강한 선발진이였죠. 하지만 이 장점은 부상과 주전 선수들의 부진으로 빛이 바래기 시작합니다.


일단 선발진부터 보면 맥스 셔져, 조던 짐머맨, 스테판 스트라스버그, 덕 피스터, 지오 곤잘레스로 이루어진 선발진은 MLB 최강으로 평가받았고 선발진에서 탈락한 태너 로악 등 뎁쓰 면에서도 두텁다 여겨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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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상황은 어떠한가요? 전반기 무시무시한 포스를 뽐내던 맥스 셔저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스트라스버그는
시즌 초반부터 난타를 당하더니 DL을 두 번 왔다갔다 하며 이제야 정신을 조금 차린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덕 피스터는 통타당한
끝에 아예 불펜으로 강등되어 FA대박과는 거리가 멀어졌지요. 지오는 작년과 비슷한 성적을 꾸준히 찍어주고 있지만 장기 계약시
기대했던 성적과는 분명 거리가 있습니다.(그래도 고마워요 지오형...) 상황이 조금 나은 조던 짐머맨 역시 작년 성적에 비해
아쉬운 성적으로 기대감을 많이 떨어뜨렸지요. 셔저는...셔저에 관해서는 내년 시즌까지 더 지켜봐야겠지만 피홈런을 엄청나게 양산하는
후반기를 보며 걱정이 커지는게 사실입니다. 다행히도 후반기에 콜업 된 조 로스가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최근 몇 경기에서
맞아나갔네요. 하지만 지난 시즌에 소화한 총 이닝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좋은 성적입니다.


그다음은 불펜진. 내셔널스 불펜의 터줏대감이던 타일러 클리퍼드가 오클랜드로 떠났으며 지난 시즌 올스타에도 출전했던 마무리 라파엘
소리아노는 후반기에 무너진 끝에 재계약도 불발되고 시즌 시작까지 팀을 찾지도 못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을 로스 뎃와일러를 텍사스
레인저스로 보내고 데려온 아벨 데 로스산토스와 FA 영입한 케이시 잰슨 등으로 보강하고 시작한 시즌은...한마디로 재앙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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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류 스토렌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거의 대부분 제 역할을 하지 못하였고 그래서 새미 솔리스 등 수 많은 대체 자원을 마이너에서
올려보았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둔 선수는 없었습니다. 파펠본의 영입은 내셔널스의 DTD를 막는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하였구요.
그나마 제 할 몫을 하던 스토렌은...조금 뒤에 이야기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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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타선. 시즌 전 선수들이 뽑은 거품 선수 1위에서 타격의 신으로 올라선 브라이스 하퍼와 멀티 포지션을 서며 좋은 수비와
나쁘지 않은 타격으로 큰 도움이 되어준 대니 에스피노자, 데나드 스팬의 빈 자리를 잘 메꿔주고 향후 5년간은 주전 중견수로 활약할
마이클 테일러, 트레아 터너가 올라오기 전 스탑갭 정도로 생각했으나 브라이스 하퍼의 가장 큰 도우미가 되어준 유넬 에스코바 등
이전까지 별 활약을 못하던 선수들이 활약상은 굉장히 고무적이였습니다.


하지만 이건 기존 선수들이 별 활약을 못했다는 말도 되지요. 유격수 최대어 이안 데스몬드의 몰락은 말할 것도 없고 부상으로 DL을
오고가며 거의 출전을 못한 데나드 스팬, 스팬보다는 부상이 덜 했지만 역시 DL을 왔다갔다하며 속을 태운 라이언 짐머맨, 시즌 전
과속으로 유치장 신세를 지며 스프링 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제이슨 워스, 이전까지 부상만 없으면 정상급 포수라는 평가를
듣다가 올해는 그저 건강‘만’을 가진 포수가 된 윌슨 라모스 등 이 있겠네요.


3)맷 ‘the stone’ 윌리엄스


어쩌면 가장 큰 원인이란 생각도 하는 중입니다. 13시즌의 충격적인 포시 탈락 후 선임된 맷 윌리엄스 감독은 초짜 감독으로서 미숙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14시즌 NLDS에서의 얼간이 같은 모습에 큰
비난이 있었지만 정규 시즌 성적으로 어느 정도 무마가 가능했고 ‘내년에는 더 잘하겠지‘라는 근거 없는 기대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였죠. 거기다 올해의 감독상을 받으며 경질할 명분도 없어졌구요. 지난 시즌 포시 탈락 후 제가 쓴 글에서 한 문장을
가져와보죠.


-맷돌의 경질 이야기도 나오지만 전 선임한지 1년밖에 안된 감독을 아무리 발암이라할지라도 바로 경질해버린다면 팀케미적으로 더 큰 문제가 생길꺼라 생각하고 최소한 내년 시즌 중순까지는 봐줘야한다고 봅니다-


...뭐, 이랬습니다. 저때 확 잘라버렸어야 하는데 말이죠 --;


사실 맷 윌리엄스 감독의 14시즌은 지지리도 운이 없었던 13시즌과 대비되는 성과를 거두었던 것인데 이 과정에서 딱히 감독의 공이 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이 이번 시즌에 실체가 드러난 것뿐이라 봐요. 경직된 라인업, 최악으로 치달았던 투수 운용법 등 지난
시즌에 비해 발전한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며 13시즌 이상으로 실망스러운 성적을 내고야말았습니다.


아마 이번 시즌을 마치고 경질 될 거라 생각되고 개인적으로는 얼마 전 기사가 나왔던 칼 립켄 주니어가 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임이라면...오 마이 갓


3.Best/Worst Player


베스트와 워스트 딱 세명씩만 꼽아봤습니다.


1. Best Player


브라이스 하퍼 - 말 할 필요도 없겠죠? 올 시즌 최고의 슈퍼스타입니다. 역대급 22세 시즌을 보내고있으며 팀 성적과 무관하게 MVP를 거의
확정 지은 상황이지요. 작년에 이 성적을 보여줬으면 더 좋았을거란 생각도 들지만 지금이라도 터진게 어디인가요! 마이크 트라웃과의
라이벌리, 앞으로 기대해보겠습니다.


조 로스 - 맥스 셔져와 함께 고민을 했지만 셔져의 후반기가 안타까운 점, 피스터와 스트라스버그의 공백을 훌륭히 메꿔준 공로를 생각하여 조
로스를 뽑았습니다. 최근 성적은 썩 좋지않지만 작년 던진 총 이닝보다 훨씬 많이 던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하며 내년 풀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어줍니다.


대니 에스피노자 - 유넬 에스코바와 대니 에스피노자 중 누굴 뽑을까 고민을 많이했었는데 대니 에스피노자를 고른 이유는 1루, 2루, 유격, 3루,
좌익의 멀티 포지션을 뛰며 한명 돌아오면 한명 빠지던 부상병동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되어서입니다, 괜찮은 수비, 준수한 타격은
보급형 조브리스트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지난 2년간의 부진을 멋지게 씻어낸 점도 마음에 들구요.


2. Worst Player


제이슨 워스 - 시즌 전 과속 문제로 팀에 먹칠을 하더니 부상으로 DL에 가기까지. 거기다 돌아온 후 딱히 잘해준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솔직히 워스형을 욕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간 열심히 해줬고 남은 2년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습니다.


스테판 스트라스버그 - 남들은 터지지 못한 거품이라 하지만 저에게 있어선 워싱턴 내셔널스라는 팀을 알게 해준 고마운 선수입니다. 작년 시즌 정도면 충분히 제 실력을 보여주었다 여기구요. 하지만 올해는 정말 아니었어요.

     

드류 스토렌 - 지난 4년간 3시즌을 끝장낸 투수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할까요? 길게 쓰면 욕만 나올 것이 뻔해 그만 줄이겠습니다. 그말싫;;;


4.팀을 떠나는 선수들과 그에 대한 보강 방향은?


주요 OUT: 데나드 스팬, 조던 짐머맨, 덕 피스터, 이안 데스몬드


지난 몇 년간 내셔널스를 강팀으로 만들어준 주역들이 하나씩 떠나갑니다. 시즌 전 예상으론 퀄리파잉 오퍼 4장은 쉽게 얻을 것이라
여겨졌지만 현실은 암울하기만 하네요. 투머맨과 데스몬드에겐 맘 놓고 QO를 줄 수 있겠지만 나머지 둘은 아무래도 힘들어보입니다.
특히 피스터의 경우는 심각하고 스팬 역시 테일러가 주전으로 활약하게 된 내셔널스 외야진에 있을 자리가 없습니다.


선발 투수 두 명의 빈자리는 일단 내부 수혈로 해결할 모양새입니다. 태너 로악의 로테이션 복귀가 예정되어있고 조 로스가 풀타임
선발로서 시즌 시작부터 함께 할 것인데요. 추가적인 보강 없이 간다면 맥스 셔져/스테판 스트라스버그/지오 곤잘레스/조 로스/태너
로악의 로테이션으로 갈 듯합니다. 하지만 이번 FA시장에 좋은 투수들이 많이 나오는 만큼 선발자원의 보강 가능성도 제법 될 것
같네요.


데스몬드의 빈자리는 얼마 전 콜업된 트레아 터너에게 기회를 줄 것 같습니다. 렌던과 유넬이 건재하다는 전제하에 대니 에스피노자와 번갈아가며 유격수로 들어서겠네요.

데나드 스팬의 빈 자리 역시 알기 쉽습니다. 골글급 수비와 20-20을 노려볼만한 가능성을 보여준 마이클 테일러가 주전 중견수로서 훌륭히 자리매김하였지요.

그렇다면 보강이 필요한 부분은 어디일까요? 가장 시급한 곳은 역시 불펜진입니다. 좋은 불펜 자원이 많이 나왔던 것은 작년이였고 올핸
작년만 못하지만 그래도 FA시장에서 한명쯤은 건져올거란 생각이 드네요. 타선 역시 워스의 풀 시즌이 힘들어보이니 외야진의 보강이
필요합니다. 콜비 라스무스 수준의 보강이면 만족합니다만 좀 더 썻으면 하는 기대도 있어요. 그리고 최근 들어 부쩍 이야기가
나오는 박병호는 아무래도 힘들 것 같네요. 타머맨 역시 인저리 프론이 되어서 포지션 문제는 생각외로 적은 편이지만 타 팀들에 비해
절실함이 많이 부족합니다. 포스팅에서 이기긴 어려울꺼에요.


결론적으로 큰 보강은 없을꺼라 생각합니다. 실제 성적은 잘 안나오는데 막상 보강할 곳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 큰 문제라
생각하지만 마땅한 해결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올해와 마찬가지로 뜬금없는 대형 지름이 있을거란 기대감은 없잖아
있네요.


5.끝 마치며


한참을 멘붕 상태로 있다가 어찌 어찌 수습하고서(알콜님이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심란한 마음도 정리할 겸 글을 써보았습니다. 향후 몇
년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는 예전과는 다른 격전지가 될 거라 봅니다. 이 상황을 극복하고 넘어서야 진정한 강팀이 되는 거겠죠.
암만 x신같아도 전 이 팀의 팬이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러니 잘 좀 합시다 이 인간들아...10주년 기념 마트료시카도
구입해서 되돌릴수도 없어요...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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