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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1/23 22:47:48
Name   Raute
Subject   마라카낭의 비극이 일어난 뒤
1950년 월드컵, 브라질의 마라카낭에서 우루과이가 브라질을 꺾고 우승한 일을 두고 흔히 [마라카낭의 비극]이라고 부릅니다. 당연히 우승할 거라 생각했던 브라질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고, 수많은 사람들이 권총으로 자살했다고 하죠.


알시데스 기지아(7번)이 결승골을 넣은 직후

이 사건은 두 가지 전설을 남겼는데, 하나는 브라질이 흰색 유니폼을 포기하고 노란색 유니폼을 채택했다는 것으로 우리가 아는 '카나리아 군단' 브라질은 1954 월드컵부터 시작합니다. 다른 하나는 이 '패전의 원흉'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다는 얘기죠.

GK 모아시르 바르보자
RB 아우구스투
CB 주베나우
LB 비고지
RH 바우에르
LH 다닐루 아우빙
OR 프리아사
IR 지지뉴
CF 아데미르
IL 자이르
OL 치쿠

이상 11명이 [마라카낭의 비극]을 경험한 브라질 대표입니다. 당시에는 선수교체 제도가 없었고, 부상자가 발생하더라도 예외없이 오직 선발 11명만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뛰어야 했습니다. 그러면 이 선수들은 모두 쫓겨났을까요? 이 선수들이 마지막으로 뛴 A매치 연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모아시르 바르보자 - 1953년
아우구스투 - 1950년
주베나우 - 1950년
비고지 - 1950년
바우에르 - 1955년
다닐루 아우빙 - 1953년
프리아사 - 1952년
지지뉴 - 1953년
아데미르 - 1953년
자이르 - 1956년
치쿠 - 1950년

절반 이상인 7명이 몇 년 더 활동했으며, 자이르와 프리아사를 제외한 5명은 1953년에 있었던 남미선수권(코파 아메리카의 전신)에 참가했습니다. 프리아사는 대신 1952년에 있던 판아메리카선수권에 나갔으며, 자이르는 1956년에 있던 남미선수권에 소집되었죠. 바우에르는 유일하게 1954월드컵에도 참가했는데, 주장이었습니다. 지지뉴는 월드컵에 안 나갔지만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러니까 마라카낭의 비극은 실재했던 사건이고, 어마어마한 충격을 주긴 했지만, 다짜고짜 선수들을 다 쫓아내고 새 팀을 짠 건 아니었다는 거죠. 지지뉴, 아데미르, 바우에르, 다닐루 아우빙 같은 선수들은 지금도 브라질 역사상 최고의 선수들로 거론되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보다 극적인 이야기를 위한 과장이겠죠. 다만 저 선수들이 일생동안 겪어야 했던 비난과 그로 인한 트라우마도 과장이었다면 좋았겠습니다만 그건 아닌 거 같더군요. 지금은 11명 모두 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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