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FA 시장의 투수 최대어, 데이빗 프라이스가 오늘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했습니다.

그런데 프라이스와 보스턴 구단은 지난 날 서로 얼굴을 붉혔던(홍조 아닙니다) 기억이 있는데요...

특히 보스턴의 간판 타자 데이빗 오티즈와 장외 설전까지 벌인 적이 있습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두 선수가 이렇게 동료가 됐는데, 이를 기념(?)해서 두 선수 간의 일화를 풀어봅니다.



1. 발단

2014년 5월 중순... 2013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답지 않게 9연패에서 허덕이고 있던 보스턴.
탬파베이 원정 3연전에서 2연패 적립 후 마지막 경기에서도 3:8로 털리고 있던 중.
7회말 2사 탬파베이 공격, 2루 주자 에스코바가 3루로 도루한다.

점수차가 벌어진 경기 후반의 도루를 보고 꼭지가 돈 보스턴 선수들이 항의를 하고,
결국 연패로 분위기가 좋지 않던 보스턴은 탬파베이와 벤치 클리어링...
양팀에서 3명이 퇴장당한다.








2. 전개

참담한 10연패 이후 원정길에서 애틀랜타를 제물로 3연승, 분위기를 살린 보스턴.
이번엔 홈으로 돌아와 3연전, 벤치 클리어링을 했던 탬파베이를 다시 만나는데...
1회부터 탬파베이 선발 데이빗 프라이스가 보스턴의 4번 데이빗 오티즈를 초구부터 맞춘다.





앞선 3연전의 스토리를 알고 있던 주심은 곧바로 투수 및 양 벤치에 경고를 내린다.
보복구는 여기까지... 더 이상의 트러블은 그만! 이라고...





그러나 경고 후에도 보스턴의 존 패럴 감독이 억울함을 호소한다.
아니, 공을 맞힌 건 쟤인데 왜 우리한테 경고야...?
그러나 주심은 패럴 감독에게 곧바로 퇴장을 명령한다.





퇴장한 패럴 감독을 대신해, 벤치 코치(수석 코치) 토리 로불로가 이 날 경기 보스턴 임시 감독을 맡는다.



3. 위기

4회말 보스턴 공격, 2사 1루... 프라이스가 이번엔 마이크 카프의 우측 팔뚝 근처를 맞힌다.





한 경기에 두 번이나 사구가 나온 상황.
공에 맞은 카프가 강하게 항의하고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난다.
앞서 1회에 마찬가지로 공에 맞은 오티즈가 뛰쳐나와 프라이스에게 거세게 항의한다.
행동대장 오티즈... '우리가 우습게 보이냐?'





그러나 2번 상대를 맞춘 프라이스는 퇴장당하지 않는다.
도리어 보스턴 임시 감독 로불로가 거세게 항의하다가 퇴장당한다.





졸지에 하루 두 번이나 감독을 잃은 보스턴...
이번엔 3루 코치 브라이언 버터필드가 두 번째로 임시 감독이 된다.



4. 절정1

6회초 탬파베이 공격... 양 팀의 분위기는 극에 달한 상태.
1아웃, 탬파베이의 간판 타자 에반 롱고리아가 타석에 들어선다.
그리고 보스턴 마운드의 투수 브랜든 워크맨이 그의 등 뒤로 위협구를 던졌다.





다분히 경고의 메시지를 담은 공으로 보이는 상황...
앞서 프라이스를 퇴장시키지 않았던 주심은 이번엔 단호하게(?) 워크맨을 곧바로 퇴장시킨다.
그리고 벤치 클리어링 이후에 분위기를 다독이지 못한 죄(?)로
보스턴의 두 번째 임시감독 버터필드도 퇴장당한다.




5. 절정2

경기 후... 빡친 오티즈는 인터뷰를 통해 프라이스를 비난한다.
더이상 그를 존중하지 않는다. 이건 전쟁이다...

트위터로 종종 말썽을 피우던(트인낭?) 프라이스는 오히려 차분히 대꾸한다.
경기의 일부분일 뿐이다. 화가 나면 엉뚱한 말을 할 수도 있다. 여긴 전쟁터가 아니다...

MLB 사무국은 이 사태에 대해 세 번째 사구를 던진 브랜든 워크맨에게 6경기 출장 정지 + 벌금 징계를 먹인다.
오티즈는 공에 맞았는데도 징계를 받았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아울러 프라이스의 사구가 '작년 플레이오프에서 나한테 홈런 2방을 맞은 것에 대한 복수'일 거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6. 결말

그렇게... 뜨겁던 두 팀은 사이좋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 5위를 차지하며
조용한 시즌을 보낸다.

보스턴은 6월 다시 프라이스와 맞대결을 펼쳤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프라이스는 2014년 7월 중부지구의 디트로이트로 이적했고
2015년 7월 다시 동부지구의 토론토로 이적했으나
보스턴과 다시 엮이는 일은 없었다.

오늘, 데이빗 프라이스가 보스턴으로 이적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렇게 되겟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