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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1/02 15:42:40 |
Name | 햄볶는돼지 |
Subject | 악플은 어쩔 수 없는 걸까요?? |
인터넷을 하다 보면 악플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저 관심을 끌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단지 그 사람이 싫다는 이유일 수도 있고.. 무슨 이유가 되었든 정당한 이유 없이 원색적인 비난이나 비방이 넘쳐나는 세상이라고 느껴집니다. 대형 포탈이나 대형 커뮤니티들의 댓글들을 보면, 신고 기능 등을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무수히 쏟아지는 혐오와 악플들을 막아낼 도리가 없어보입니다. 예전에는 댓글들을 보면서 '아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는구나'라고 참고할 수 있었지만, 요새는 건전한 토론 없는 그저 감정의 배설창 정도로만 느껴져서 댓글창을 안 본지도 꽤 됐네요. 원체 대립이 심한 정치 분야는 댓글들이 극단적인 양상으로 나타나는 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거기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사회, 스포츠, 연예, 국제 등 대중적인 분야에서조차 사람들이 보여주는 악플의 수준은 저로 하여금 포비아를 느끼게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연예나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서 시간이 날 때 종종 소식을 확인하곤 합니다만, 이제는 사람들이 누군가를 응원하기 보다는 '공격할 대상을 찾아다닌다'는 느낌이 정말 강합니다. 조금만 유명해져도 악플로 인한 불안장애를 호소하시는 분들이 실제로도 정말 많은데, 유명한 공인이야 말할 것도 없겠죠. 최근 우울증 등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설리, 구하라 양의 심정을 제가 어떻게 다 이해할 수 있겠냐만은 제가 당사자로서 저열한 악플들을 마주했다고 생각하면 정말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적자본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석유나 기술력 등의 자본이 아닌 '신뢰, 믿음, 사회적 연결망' 등을 통해 얻게 되는 이득을 의미합니다. 서로서로 힘내자 라는 분위기 속에서 누군가가 삶의 의욕을 되찾는다면, 그것 역시 사회적자본이 될 수 있겠죠. 그런데 지금 인터넷 세상을 보면 사회적자본이 다 떨어지다 못해 그것을 담는 그릇마저 박살나고 있는 듯 합니다. 악플로 드러나는 지금의 인터넷 문화는 소수의 그릇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것이 그저 대표성을 띄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이것이 다수의 인간이 보여주는 원래의 진짜 모습인걸까요? 저는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무엇이 정답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아직 세상은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고 생각하기에 전자라고 믿고 싶네요. 부디 선의의 사람들이 익명의 누군가로부터 고통받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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