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3/08 12:17:11수정됨
Name   무더니
Subject   좋아진다는 것
인간의 육체적 성장은 대개 20대 초반이면 끝이 난다.
키는 더이상 크지않고, 회복력도 떨어진다.
육체적으로 아마 가장 정점일 20대 초반을 군대에서 보내고 나면 그걸 더 절실히 느끼기마련이다.

몇병을 마셔도 보장되던 다음날은
사라지기 일수고,
이틀을 밤새면 나는 반죽는다던 가사가
공감이 되기 시작한다.
밤샘 벼락치기는 에너지음료의 힘을 빌려서야
겨우 가능해진다.
이내 수많은 여러 육체적 퇴화의 시작을 경험하지만 눈의 경우는 그 성장의 끝이 매우 빠르다.

성인이 되기전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을때가
보통 시력이 가장 좋다.
이내 커가며 눈을 쓰게되면서
시력은 기껏해야 유지가 될 뿐
성장은 대게 하지 못한다.
때론 육체적 성장과의 불균형과 함께
그 감퇴가 생각보다 꽤 빠르게 오기도 한다.

내 경우는 어언 20년 남짓이 되었다.
맨날 누워서 책 읽는다고 잔소리듣던
초등학교 3학년 꼬맹이에게는
새로운 신체가 하나 더 생겼다.

뭔가 있어보여 부러웠던 남들이 쓰던 안경은 내몸에도 끼어지곤 이내 거추장스러워졌지만
하루하루를 같이하다보니 몸의 일부가되었다.
세수를 하고나서도 코를 눌러 안경을 올리고
안경을 쓴채로 안경을 찾아 헤맸다.

익숙해진 안경과 함께한 후론
매년 나이를 먹으며하는 신체검사 때마다
키도 몸무게도 늘어났지만
시력은 나빠지기만 했다.
중학교 였을까 고등학교였을까
마침 새로 나온 근시감퇴렌즈를 추천받아
그걸 쓰고 키의 성장도 멈출 때쯤이 되어서야
시력의 역성장은 끝을 맺었다.

그렇게 내 시력은 그 성장의 끝이 빨랐다.

남들 다하는 수술에는 별 생각이 없었다.
20년간 한몸처럼 지내오기도했고
무엇보다 안경을 벗으면 사나워지는 인상덕분에
혹여나 수술을 하게되도 안경을 쓸거라 생각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12년을 테니스를 치면서
공을 맞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차마 부서지지 않던 안경은 두동강이 났고,

안경덕분에 귀찮아서 미세먼지에도
잘 쓰지 않던 마스크를 코로나 덕분에
맨날 껴야했다.

취준중이라 수술을하고 회복을 할 시간도
부담이 적었다.

그렇게 나는 라섹을 결심하게되었고,
지금 30년만에 시력의 향상을 함께하고있다.

성장을 멈춘다는 것은 곧 뒤떨어지는 것이야
라는 말이있다.
사회의 1인으로서 개인의 성장을 고민하는
나 자신을 요새 꽤나 아프게 때리는말이다

허나 의사 선생님의 도움이든
나 자신의 결심과 노력이든
나아지고 있는 눈처럼
나도 이내 성장할 것이라 믿어본다.

ps.3일동안 라디오만 듣고
어제는 오디오북 잔뜩 듣고
글씨잘 못보다 보이니 갬수성 폭발..☆
점심 뭐먹죠?






15
  • 춫천
  • 갬수성을 재울 수 있는 차이니즈 레스토랑 추천드립니다 기왕이면 간짜장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505 일상/생각아싸, 찐따, 혹은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 8 이그나티우스 20/04/17 4473 15
10448 정치[데이빋 런시만] 코로나바이러스는 권력의 본성을 드러냈다. 8 기아트윈스 20/04/02 5029 15
10358 일상/생각좋아진다는 것 4 무더니 20/03/08 4575 15
10100 경제인구가 줄어드는 것만으로 경제가 망할까? 10 MANAGYST 19/12/21 6175 15
9873 일상/생각바닷물에 빠질 뻔한 이야기 9 은목서 19/10/23 4643 15
9730 정치내가 조국을 지지하는 이유 26 비오는날이좋아 19/09/29 4848 15
9725 일상/생각대체 왜 하면 안되는데 이 나쁜놈들아 22 Jace.WoM 19/09/28 5412 15
9716 기타강다녤 줄서면 치킨 깊티콘 주는 게시글 추첨결과 69 reliqour 19/09/27 3620 15
9677 역사신안선에서 거북선, 그리고 원균까지. 8 메존일각 19/09/18 4552 15
9643 일상/생각터널 진입 중 3 웃는눈 19/09/09 3629 15
9389 일상/생각부질 있음 3 化神 19/07/03 4696 15
9180 도서/문학고속도로로서의 템즈강: 18세기 템즈강 상류지역의 운항과 수송에 관한 연구 34 기아트윈스 19/05/11 4692 15
9199 일상/생각가난한 월급쟁이 이야기. 22 세인트 19/05/15 6087 15
9043 과학/기술화학 전공하면서 들은 위험했던 썰 몇가지 29 Velma Kelly 19/04/05 5886 15
8750 정치경기방송 김예령 기자의 질문 논란에 대한 짧은 생각 10 The xian 19/01/11 4125 15
8747 영화팟캐스트 영화계 1년 결산 13 구밀복검 19/01/10 4033 15
8710 육아/가정둘째 근황 7 도라에몽 18/12/30 4646 15
8636 일상/생각건설회사 스케줄러가 하는 일 - 공정율 산정 14 CONTAXS2 18/12/13 8459 15
9193 일상/생각누군가의 글 12 Cascade 19/05/14 4576 15
8623 IT/컴퓨터귀금속 구매를 도와줄 앱을 만들었습니다. 11 케로로병장 18/12/09 3769 15
8414 의료/건강당뇨학회 발표하러 갑니다. 14 집에가고파요 18/10/24 5354 15
10542 도서/문학많은 분들이 읽으면 좋을것 같은 책들을 소개합니다. 7 化神 20/05/02 4867 15
8340 기타오프 전 신상털이(?)하시는 분들을 위한 자기소개 11 kaestro 18/10/09 4687 15
8235 일상/생각냉동실의 개미 4 우분투 18/09/16 4822 15
8197 꿀팁/강좌알쓸재수: 자연수는 무한할까? 26 기쁨평안 18/09/10 5438 15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