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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20 17:35:24
Name   프링
Subject   내가 좋아하는 것

엄청 희귀하다 정도는 아닌데
'왠지 그런 사람 별로 없을 것 같다' 라는 이야기를 들을 만한 제 취향(?)이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 오래타기....' 입니다...
저는 차나 비행기(특히 제일 좋아합니다..) 오래 타는 걸 너무 좋아합니다.
2시간 이상의 거리를 운전할 일이 생기면
혼자 노래도 듣고 부르고 여러가지 상상을 하며 신나게 시간을 보냅니다.
대중교통을도 마디하지 않습니다.

이동하는 동안 잠도 실컷 자고 이것저것 책도 보고 게임도 보고 시간을 잘 보냅니다.


총각때 직장에서 서울로 당일 출장 같은 일이 있는 경우(여기는 광주입니다)
항상 제 담당이었습니다.
(동료들도 아무 걱정,의심, 미안함 없었죠,제가 원했기 때문에... 그냥 당연히 제 일이었습니다 ㅎㅎ, 식비 지원해주면 땡큐~)

제가 경기도 양평에서 근무할때는(2년정도)
광주까지 이동하려면

자차로 고속도로 5개? 정도 거치고 5시간 이상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몸이 많이 피곤해지고

가족들도 많이 걱정해서 최대한 천천히 갔습니다.

그래도 차 안에서는 길도 외우고

아 나도 경기도민이라 이제 시골로 먼길을 내려가는 구나 라는 수도권부심도 부려보고
나만의 선곡리스트 만들어서 신나게 듣고 피곤하면 쉬었다가고

그랬는데....

너무 좋았는데...
지금은 사실상 출퇴근도 30분 내외고 와이프가 장거리 이동을 싫어해서(아이들이 갔다오면 아프다고..)
어디 가지를 못합니다. ㅠㅠ


비행기같은 경우
결혼 후 아이들이 생기면서 제주도 갈때 말고는
비행기를 타본적이 없지만
총각시절에 미국이나 유럽같이 먼 곳을 가게되면
비행기 안에서의 시간을 정말 즐겼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더빙영화나 제공되는 게임같은 건 별로 재밌지 않는데
기내식 열심히 먹거나 혼자 열심히 뭔가 읽거나 쓰거나 하는게 정말 신납니다..;;;
도착 3시간 정도 남았을때 부터는 엄청 아쉬워집니다.
남들은 속도 불편하고 좁은 자리도 너무 답답하다고 하는데
저는 아주 사소한 문제일 뿐이었습니다.



최근에 미국에 어떤 한인 트러커 유튜브를 보고 엄청나게 설레인 경험이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의 광야를 하루 11시간 이상 운전해서 며칠간 이동해서 목적지에 도착하는
트럭에 먹고 자고 하는 삶을 소개하는 영상이었는데
물론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피곤하고 고충이 많은 일이겠지만
생애 처음으로
'아 저 일이 내 천직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재밌고 좋아하지만
제 또래(30대 후반)들이 그랬듯
그냥 어른들이 좋다고 하는, 먹고 사는데 유리하다고 하는 과에 가서
그 일에 적응해서 만족할 뿐이지
이게 내일이야 하고 시작하지는 않았습니다.
북미의 트러커...
정말 설레이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관련 면허라도 따볼까?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혼자 신이 났고

펠리세이드를 사서 차박하고 돌아다니면 좋겠구나 하면서

기분좋은 상상을 하곤 했습니다.



저의 이런 성향의 기원을 따져보면
혼자 멍하니 그냥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결정적 요인으로 추정되는 경험은
어렸을적에 외할머니 댁에 가려면( 광주 to 수원) 꼭 휴게소를 들리게 되는데
저는 그 휴게소 우동을 너무너무너무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좋아합니다. 크)
그래서 외할머니댁에 자주 가고싶어 했죠(but 1년에 한번가면 많이 가는....)
오직 단 하나의 걱정거리는
소심한 성격에 고속버스가 떠나버리면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 뿐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포장마차가서 우동 사먹으면 되지 않나 하는데
성격상 소심해서 그런데 가보지는 못했을 것 같고
오로지 우동은 휴게소에서 먹어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장거리 고속버스를 너무 타고싶었습니다.
친할머니댁은 국도로 이동해야해서 그런 매력이 전혀 없었죠
이런 경험이 장거리 이동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에 코로나19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나 자가격리를 신경써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 전반의 경제적인 문제나 국민들의 심리적 피로가 심상치 않은 것 같아서
현실적인 걱정이나 우려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뜬금없이
나도 혹시 감염이 되면 어떻게 해야하나 라는 생각을 하다가
호....옥시
나라에서 허락해주신다면
2주동안 차만 타고 돌아다니면 안되나...라는...
절대 차에서 안내리고
식량은 미리 챙겨놓고  
정해진 시간에 지방 보건소에 출첵하고 배설물 버리고
할께요 안되겠습니까?....
하는  말도 안되는 아슬아슬한 상상을 해보면서
저의 취향에 대해 한번 적어봤습니다.


 다들 아프지 마시고 이 어려운 시기를 잘 버텨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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