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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4 11:38:07수정됨
Name   존보글
Subject   ETF 이야기 - 1. 미국 S&P500 지수 추종 ETF - SPY, IVV, VOO
*주의사항 : 이 글은 해당 종목들 추천글이 아닙니다. 해당 종목들의 매수, 매도는 투자자 본인의 판단이며 그 결과 또한 본인의 책임입니다.


들어가기 앞서, 미국 주식에서 종목을 부를 때는 '티커'를 사용합니다. 우리나라 주식의 종목번호와 같은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서 애플은 AAPL, 마이크로소프트는 MSFT 이런 식입니다. 찾아보면 꽤 재밌는 티커도 많습니다. T(AT&T)라던가 RACE(페라리)라던가 MMM(3M)... 제목에서 언급된 SPY, IVV, VOO도 이러한 티커에 해당합니다.

미국 ETF들의 시가총액 순위 1~5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SPY-IVV-VTI-VOO-QQQ입니다. 이 중에서 SPY, IVV, VOO가 바로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이고, VTI는 미국 주식 전체, QQQ는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ETF입니다. 지수추종은 이미 대세인 것입니다. 그러면 도대체 이 지수추종이 뭐길래 이렇게 인기가 있는 것일까요. 이걸 S&P 지수추종 ETF들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SPY가 가장 크고 가장 일반적이니 이 친구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어차피 SPY=IVV=VOO입니다.

SPY는 무려 1993년에 생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ETF입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300조 이상으로, 디즈니보다도 시가총액이 높은 괴물입니다. 주식시장 전체로 봐도 시총 22위에 해당하는 공룡이지요. 미국에서 3번째로 큰 자산운용사인 SSGA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얘들이 내놓는 ETF 브랜드명이 SPDR인데, 흔히 스파이더라고 많이 부르더군요. ETF 정식명칭은 'SPDR S&P 500 Trust ETF'입니다.

이 ETF가 뭐가 대단하기에, 미국에서 가장 시총이 높고, 거래량도 압도적인 ETF일까요? 한번 보겠습니다.



사실 이걸 놓고도 할 이야기가 아주 많지만, 효용만 놓고 아주 단순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이 1994년도에 SPY를 사서 들고만 있었다고 하더라도 26년이 지난 현재 열 배의 수익을 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연복리 9.21%의 무지막지한 성장세를 보이면서요. 대충 S&P500이 40년간 연복리로 평균 8.5%정도 올랐다고 하는데, 이를 그대로 따라주는 거죠. 대충 8%라고 합시다.

연복리 9%.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데, 이는 엄청난 수익입니다. 존 보글이 1970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에 존재했던 355개의 펀드들을 전부 조사했는데, S&P 500 지수의 성장률보다 1% 이상 높은 성과를 얻은 펀드는 단 24개에 불과했습니다. 그중에서도 15개는 초과수익이 2% 이하이므로 수수료로 초과수익이 다 녹게 되고, 나머지 9개 중 6개는 자산 증가로 인해 초과수익을 상실했습니다. 즉 35년간 355개의 펀드 중에서 진짜로 초과수익을 낸 펀드는 단 3개였던 거죠. 여담으로 223개의 펀드는 아예 중간에 펀드가 없어졌습니다.


아주 쉽게 이야기해서 개인투자자의 99%, 전문투자가의 대다수가 SPY를 못 이기는 것입니다.


2000년대 이후로 헤지펀드들도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지수추종 ETF는 완전히 대세가 되었습니다. 누구나 여기에 돈을 넣어놓기만 하면 연복리 8%를 먹는 것입니다. 혹자는 이를 가리켜 '투자의 민주화를 이끌어냈다'고 평하기까지 합니다. 워렌 버핏은 자신의 유언장에 자산의 90%를 S&P 500을 추종하는 ETF에 넣으라고까지 했습니다. 그 정도로 투자의 기본 중 기본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SPY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S&P 500을 구성하는 모든 종목의 주식을 'S&P 500 전체의 시가총액에서 해당 종목이 차지하는 시가총액의 비율만큼' 구매합니다.



중간에 구글이 2개가 들어가 있는것을 볼 수 있는데, GOOGL이 Class A, GOOG는 Class C주식입니다. A가 의결권이 있고 C가 없다나... 투자자 입장에선 거의 같긴한데 저도 확실하게 아는게 아니니 일단 넘기게습니다. 여튼 거의 시가총액과 일치하는 비율로 구성이 됩니다. 비중은 주가 변화에 따라 달라지고, S&P 500의 종목 구성에 따라서도 들어오고 나가는게 달라집니다.


미국 주식을 처음 시작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SPY, IVV, VOO를 추천합니다. 이런 이유에서죠. 어떻게 보면 이들 ETF에 투자하는 것은 '미국에 투자하는 것'과 같습니다. 30만원 정도의 돈으로 미국에서 가장 좋다고 평가받는 500개의 기업 모두에 일부나마 투자하는 개념인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당 기업을 장기적으로 보는 눈이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등락이 엄청날 때 버티지 못합니다. 사실 SPY도 등락률이 엄청나지만 개별주만큼은 아니거든요. 개별주 이야기가 나와서 보론하면, 씨티뱅크나 GE같은 기업에 잘못 투자하면 지금 아주 지옥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주식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시총 5위 내에 있던 것들입니다. 반면 SPY는 그런 변화를 잘 따라가죠. 그래서 훨씬 안정적인 것입니다.

SPY IVV VOO 이 셋은 사실상 같기 때문에, 뭘 고르든지간에 그냥 입맛대로 고르면 됩니다. 거래량과 시총 1위를 보겠다면 SPY, 적은 수수료와(SPY는 0.09%, IVV 0.04%, VOO 0.03%) 그나마 한 주당 싼 가격을 보겠다면 VOO, 높은 배당률을 보겠다면 IVV 이런 식으로 보통 추천을 하지요.

물론 이들도 단점이 있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건 없지요. 주식 자체의 리스크가 높은 편이기 떄문에, 그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어디까지나 '개별주보다' 안전하다는 거지 주식시장이 갖고있는 리스크는 그대로 다 받습니다. 지수 추종이니까요. 첫번째 짤에도 나오지만, 고점 대비 -50.8%까지도 맞아본 사례가 있습니다. 26년 사이에 -10% 이상 난 경우도 의외로 흔합니다.
그리고 이건 결정적으로 사람들이 잘 안 투자하려는 이유인데, 뭔가 심심합니다. 보통 0.x%대로 움직이고, 1%대면 꽤 급변, 2~3%는 뉴스에 날 정도의 변화입니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노리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변하는 거 같지도 않습니다. 이 때문에 '감질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전형적인 장투용이죠. 사실 ETF가 레버리지 아니면 다 그렇습니다만.. 그래서 이게 역으로 잦은 매매를 유도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금 현재 미 증시는 상당히 위험구간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사실 지금 들어가기에는 좋은 타이밍이 아니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주식시장은 상당히 리스크가 큰 곳입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미국 증시는 항상 우상향했지만, 그 우상향 대세가 항상 우상향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S&P500은 2020년 1월 기준으로 아직도 -11%대로 알고 있고, 추가 하방압박이 거셉니다. 대공황에 비교하는 이야기도 많죠. 그렇지만 투자를 하게 된다면 도저히 모르고 지나갈 수 없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투자는 본인의 판단으로 해야 하고, 책임도 본인이 져야 합니다.

다음 글은 아마 Nasdaq 100을 추종하는 ETF인 QQQ, 몇 년째 참 말이 많은 놈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이 ETF는 현재 제가 투자중인 4개의 ETF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다시 재검토도 해볼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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