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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1/08/19 10:59:47 |
Name | 녹차김밥 |
Subject | 유치한 황교익씨 이야기 |
https://redtea.kr/pb/pb.php?id=news&no=25392 뉴스란의 글을 보고 써 봅니다. 댓글로 달려고 생각을 정리해보다가 너무 길어져서.. 황교익은 서슴없이 자신의 쪼잔함, 뒤끝, 아집, 열등감을 전시하는 사람입니다. 이것은 무슨 대단한 심리 분석을 할 것도 없이 자연스레 모두가 느낄 수 있는 유치함입니다. 그러나 이 건은 (대부분의 사회적 이슈가 그렇듯이) 황교익의 유치함으로만 정리하기엔 아쉬운 몇 가지 이슈를 담고 있습니다. 일단 의식의 흐름부터 따라가 보죠. 제가 처음 떠올린 생각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아니 떡볶이가 영양학적으로 안 좋은 건 맞지. 그런데 굳이 떡볶이만 가지고 이렇게까지 몇 년째 물고 늘어지는 건 너무 유치한 거 아님? 그때 조롱받았던 건 조롱받을 만한 행동을 해서 그런 거잖수. 아니 뭐 떡볶이가 정크푸드라서 금지할거면 빵 전부, 주먹밥, 탄산음료, 라면, 이런거 싹다 금지하라 그러지? ] 그래서 기사를 좀 읽어봤더니, 학교 200미터 이내에서 학생들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식품들의 판매가 금지되고 있는데, 거기에 떡볶이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게 불만이었던 거군요. 그린푸드존. 그런게 있는지 딱히 신경쓰지 않고 지냈었는데 2007년경부터 법으로 지정되어 있었네요. 그래서 황씨는 대체 뭐가 불만인가, 하고 법령을 찾아봤더니 판매를 금지할 수 있는 고열량 저영양 식품의 기준이 있었고 대상식품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 1. 대상 어린이 기호식품 가. 간식용 1) 가공식품 : 과자류 중 과자(한과류는 제외한다)/캔디류/빙과류, 빵류, 초콜릿류, 유가공품 중 가공유류/발효유류(발효버터유 및 발효유분말은 제외한다)/아이스크림류, 어육가공품 중 어육소시지, 음료류 중 과ㆍ채음료/탄산음료/유산균음료/혼합음료 2) 조리식품 : 제과․제빵류 및 아이스크림류 나. 식사대용 1) 가공식품 : 면류(용기면만 해당한다) 중 유탕면류/국수, 즉석섭취식품 중 김밥/햄버거/샌드위치 2) 조리식품 : 햄버거, 피자 ================== ??? 아까 내가 '아예 싹다 금지하지?' 하면서 속으로 비꼰 음식들이 다 포함돼 있고 딱히 문제가 안 될것 같은 음식도 포함돼 있네요? 그리고 떡볶이는 빠져 있네요? 이정도 기준이면 떡볶이는 당연히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물론 이 식품들을 죄다 금지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대상이 되는 이 식품들 중에 칼로리/단백질 등에서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을 고열량 저영양식품으로 규제하겠다는 이야깁니다. 떡볶이는 여기에서 기준을 따지는 대상 식품에도 안 들어가는 거죠. 아무리 그린푸드존이라고 해도 굳이 이렇게까지 빡세게 관리할 일인가 싶은 생각도 들지만, 일단 그 취지를 받아들인다고 치면, 다른 식품들과의 형평성에 있어 떡볶이가 포함되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긴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황교익씨의 말에 일리가 있는 부분도 있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교익씨는 여전히 유치합니다. 굳이 떡볶이에 포커싱한다는 지점 자체부터가 그렇고, 자신의 말이 어떤 식으로 소비될지를 충분히 알만한 사람이 먼저 대중을 도발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그렇습니다. 이 사람은 항상 이런 식의 언행을 보여왔지요. 일말의 진실을 담고 있지만 전체적 맥락을 따지면 중요하지도 않고 마냥 옳다고 하기 어려운, 그리고 도발적인 발언을 던집니다. 이에 불같은 반응이 일어나면 '일말의 진실'에만 고개를 파묻고 '거봐, 이 우매한 대중들 내말이 맞는 걸 모르고 낚여서 쯧쯔' 하는 식입니다. 자아의 빈 곳을 그런 식으로 채워야 하는 건 결국 자신의 모자람을 자랑할 뿐이라는 데에서는 애써 고개를 돌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것은 황교익씨만의 문제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발언을 이런 식으로 확대 재생산한 중앙일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어디서 먼저 보도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뉴스란에 링크해주신 기사가 중앙일보라서 언급합니다.) 제가 기사를 보고 그린푸드존에 대해 찾아보고 법령을 찾아보는 데에 5분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정도면 대충 무슨 맥락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균형있게 알 수 있었을 겁니다. 일간지 기자가 기사를 쓰는데 제가 흘낏 보고 쓴 시간보다 적게 투자했을리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일보 기자는 그냥 황교익을 우스운 사람으로 만드는데에 기사의 초점을 맞추기로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입니다. 이는 기자가 독자를 낚은 것이죠. 적어도 기자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기자가 황교익씨에게 낚인 것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유치한 황교익씨는 이런 과정까지도 의식/무의식적으로 유도하고 있을 것 같거든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래서 결과적으로 황교익씨가 유치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런 우습지도 않은 난장판에 장기말로 소모되면서 조롱하고 증오하며 심력을 소모하는 것을 최대한 피하면 어떨까. 이런 이야기입니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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