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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03/18 05:25:34수정됨
Name   안목구름
Subject   2022년 시대/세대론
이 글을 작성하게된 계기는 우리나라 양당에서 젠더와 청년 어젠다를 들고와서입니다. 하지만 정당에 대한 글은 아닙니다. M세대의 마지막이자 Z세대의 시작인 95년생으로 살아오면서 느낀 정치적 윤리와 세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모든 세대는 미디어에서 본인 세대에 이름 붙이는 데 부정적입니다. 지금은 기성세대가 된 X세대가 그러했고 그 후 무수한 마케팅 세대가 나올때 마다 그 세대들은 미디어에 야유를 보냈습니다. MZ세대도 당연히 부정적인데 먼저 1980년대생 이후를 MZ세대로 묶으면서 너무 세대범위가 넓다는 점, 빠른 시대 변화로 같은 80년대 90년대생들 사이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는 점, 다원주의적이고 다양한 취향이 확대되었다는 점 등입니다. 그래도 편의상 세대구분 하기위해 한국은행 리포트에 사용된 분류를 사용하겠습니다.

[“1) 연구자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으나 베이비 붐(Baby Boom 세대, 이하 BB세대), X세대,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 이하 M세대), Z세대는 각각 1955~64년생, 1965~79년생, 1980~94년생, 1995년생 이후로 정의되고 있다.  MZ세대의 연령범위는 M세대의 연령범위에 Z세대의 1995년생만을 포함하여 정의하였다. 이는 현재 Z세대의 인구비중은 높으나 동 세대의 1995년생을 제외하면 본격적인 근로소득과 소비가 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MZ세대는 2018년 현재 24~39세(1980~95년생)를 의미한다.”  - 한국은행 MZ세대의 현황과 특징 리포트 ]

우리나라의 각 세대는 나라의 경제성장과 생활수준도 모두 달랐지만
세대가 공유하는 시대적 사건, 문화, 윤리가 다릅니다.
여기서 쓰는 윤리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는 도덕이 아니라, 우선시하는 가치의 기준이나 관념입니다.

BB베이비부머 세대는 가난한 어린시절과 고속성장을 경험한 세대입니다. 권위주의적 교육과 사회에서 일했고 국가, 조직적으로 경제발전을 달성했습니다.

BB이후-X세대는 권위주의적 정권에 대항해 민주화 운동을 경험하고 경제적 생활수준의 발전과 IMF를 경험한 세대입니다.

M(MZ)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풍족한 경제력의 생활과 교육을 받은 세대입니다.
IT기술의 빠른 발전과 활용으로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립니다. 2002년 월드컵을 경험한 마지막 세대입니다.

넓게 분류한 세대와 세대사이에 샌드위치처럼 영향을 받고,  그 사이에 낀 사람도 매우 많을 것입니다. 또 주관적 추론이기 때문에 매우 정확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논의를 위해 세대를 기준으로 세대마다의 사건과 문화와 그들이 공유하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BB세대는 국가적이고 조직-관료적인 교육을 많이 받았습니다. 국민교육헌장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또 전후세대이고 경제적 수준이 낮았기 때문에 전쟁에 대한 공포나 아프거나 배고파서 죽는 친지를 본 경험이 있습니다. 가족과 생존이 중요한 세대였습니다. 회사에서 피아-식별이라는 군 용어를 자주 쓸만큼 사회적 조직이 병영같았던 시기입니다.
내가 속한 집단(회사,고향,연고,학교)등이 사회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반대로 내가 속하지 않은 집단(경쟁하는 회사,지역,학교,국가)등이 적이되는 세대였습니다. 이 세대는 경쟁적 사회생활이 끝난 후에도, 피-아적 관계인식이 주요한 가치관이자 윤리입니다.
냉전시대의 강력한 프로파간다 교육의 연장으로, 사회주의, 공산주의는 절대적 악, 자유주의는 미국 중심의 선으로 해석합니다. 중국의 자본주의 도입, 미국과 유럽의 복지정책이나 사회주의적 경제정책에 이들은 혼란을 느낍니다.
사회적 정책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하나의 도덕,윤리적 가치로 이데올로기를 배웠기 때문입니다.

BB이후-X세대는 BB세대와 마찬가지로 가난과 권위주의적 교육을 받고 성장했지만 군사정권에 대한 불만과 민주화운동을 경험했습니다. 여러 경제적인 사건이 있었지만 IMF 이전까지 고도성장을 이어나갔습니다.학생운동과 데모, 거리시위로 정권을 포기시킨 경험은 이들 세대의 핵심적 사건이자 문화가 되었습니다. 시민과 민중, 시대정신이라는 단어의 뉘앙스와 문화는 이들 세대가 아니면 공감하기 힘듭니다. 데모, 거리시위로 정권을 뒤집고 선거를 한 경험은 세대의 핵심기억으로 작용하는 가치관을 형성했습니다. 이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여당 야당합당과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선거전이 벌어지면서 대한민국의 정치는 지역감정이 중요시됬지만. 학생운동, 민주화운동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된 윤리관은 정치적 지지세력으로도 작용했습니다. 민주화 운동권은 후에 정치 진영논리로 확장되었습니다. 이후 2000년대 초반부터 정당에서 제시하는 윤리(도덕적 판단, 정의, 공정에 대한 가치판단 기준제시)를 기반으로 한 진영논리와 프레이밍이 정치에서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게 됩니다. 같은 사건에 대해 크게 다르지 않은 의견와 반응을 하면서도 프레이밍과 도덕적 우위, 진영논리에 따른 여론세력이 중요했던 시기입니다.

M(MZ) 세대는 2000년대에는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세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역주의나 진영논리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다원주의적이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졌습니다.
한때 전교조 교사 논란도 있었지만 이들은 X-민주화 세대의 가치에 대해 다수가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X세대의 윤리는 교과서적 표현이나 학술적인 민주주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시대적 사건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사건을 경험하지 않으면 문화와 윤리에 공감할 수 없습니다.

노동시장에서 연공서열이나 정년제는 축소되고 비정규직은 증가하고 신규채용은 줄었습니다. M세대의 특징은 경쟁, 개인주의와 냉소주의로 볼 수 있습니다.
M세대가 핵심적으로 영향을 받은 도덕,가치,윤리는 바로 자본주의적 경쟁과 경제력입니다.
경제력은 사회적 존경과 문화적인 영향력 또한 영위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가 되었습니다. (명품과 인스타그램)
BB와 X 세대의 지역적 이념적 집단주의보다 경제적,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라 가치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보화는 PC를 넘어 스마트폰으로 확대되었고, 생활속에서 교류하는 집단 외에 온라인에서 교류하는 사이트와 커뮤니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정보의 확산과 생산은 빨라졌고, 이제는 진위여부가 아니라 전문가들의 의견까지 취합한 컨센서스까지 실시간으로 습득할 수 있습니다.
2010년대부터 부각되기 시작한 젠더이슈는 성별에 따른 커뮤니티로 시작해  인터넷을 감정적 배설구로 사용하는 극단주의자들의 집단화를 통해 비이성적이고 비생산적인 밈이 되었습니다.
이들의 프로파간다나 주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적대할 대상과 소속감을 줄 커뮤니티입니다. 자기비판과 자정작용이 불가능한 극단적 커뮤니티는 이미 밈(문화)가 되었고 여론형성과 집단의 이익추구라는 10의 장점과 토의가 불가능한 혐오와 갈등만을 조장하는 90의 단점만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이런 극단적 밈이되는 커뮤니티들이 전 세대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젠더 문제뿐 아니라 특정 정치집단에 대한 무지성 팬덤화, 특정 세력을 호도하는 여러 정치유투브들, 혐오표현을 필터링 없이 하는 SNS와 익명커뮤니티들. 앞서 말한 양질의 정보의 정 반대에 불쾌한 극단적 밈 커뮤니티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정치는 점점 스포츠와 스포츠팬덤 문화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전 세대와는 다른 편가르기가 필요한 모양인지 양당에서 젠더이슈를 열심히 이용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성향을 띄는 모든 SNS와 커뮤니티가 쓰레기라고 매도하는 것이 아닙니다. 커뮤니티들도 여론과 집단이익실현이라는 순기능이 있을 겁니다.

다만 비판과 건설적 토론이 불가능한 감정적 커뮤니티는 외면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메갈리아로 시작된 극단적 밈이 레디컬 페미니즘이 페미니즘이라면 일간베스트로 시작된 밈들은 레디컬 리버럴리즘이라고 불러야할까요?
KKK단이나 네오나치, 홍위병 같은 극단주의 커뮤니티의 주장은 들어보면 집단입장에서는 아주 달콤합니다.
하지만 집단최면과 감정의 쓰레기통에 불과하고 이성적으로 판단을 한다면 외면하고 비판해야 합니다.

저는 평소에 정치뉴스를 스포츠뉴스나 가십이라고 생각하고 내 삶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개인주의자입니다.
하지만 지방선거부터 정책은 관심도 없고 젠더이슈로 몰아가려는 움직임이 보이는 데 꼭 조심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극단주의적 정치 커뮤니티 밈들이 주류 권력화된다면 엉망이라던 이제까지보다도 우리나라 정치는 더 쇠퇴할겁니다. 건설적인 대화는 불가능하고, 피로감만 느끼게 하며 혐오와 비난을 조장하고 그걸로 개인적 집단적 스트레스 해소하는 게  우선입니다. 반지성적인 문화는 사회적으로 배제되어야 합니다.
이런 극단적 정치 커뮤니티의 밈들은 절대 사회적 주류로 용인되어선 안되고 손가락질 받아야 마땅합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당신이 그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본다면, 심연 또한 당신을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선악의 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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