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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04/08 00:00:39
Name   주식못하는옴닉
Subject   [뇌내망상]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 글은 철저한 뇌내망상에 기초한 글입니다.
**신뢰도는 몰?루  다만 이런 생각도 있다 정도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져올 미래의 변화는 생각보다 클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쟁 3일차에 이 전쟁은 러시아가 졌다고 단언했을 정도의 확신은 있었고 지금은 당연히 생각에 변함이 없읍니다만, 그렇다고 러시아가 망한다던가, 아니 사실 러시아가 망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푸틴이 실각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오히려 점점 회의적으로 바뀌어가는 중입니다.

저는 푸틴의 실각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많은 이견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전제로 깔아두는 글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볼까 합니다. 이 논리가 전혀 그럴듯해 보이지 않다면 나머지 글은 읽으실 필요도 없을 겁니다. 전제가 틀려먹었으니까요.

현실에 대한 판단을 할때 쉽게 실수하는 부분이 있읍니다. 예측에 자신의 위시를 섞는 것입니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저지른 수많은 삽질(사실 수많은도 아니고 그냥 a부터 z까지 전부)로 인해 전쟁에서 지고, 푸틴은 입지가 위험해지고, 러시아 사람들이 이러한 푸틴을 끌어내려서 푸틴이 실각하고 전범이 되고, 새로운 민주주의의 러시아... 굉장히 좋은 그림이고 저도 굉장히 바라는 미래입니다만, 그게 되는 시나리오면 푸틴은 이미 셰일가스 유행으로 러시아 경제 꼴아박고 연금축소로 정말 험악해졌을 그때쯤에 벌써 나가리되었겠지요.

적어도 러시아 내에서의 푸틴의 입지는 좀 하락했을 뿐이지, 여전히 유지될 가능성이 높읍니다. 푸틴이라는 사람은 러시아 내에서 20년 넘게 최대 90%, 좀 떨어졌다는 것이 60% 이상의 지지를 유지한 사람입니다. 그 원흉이라면 결국 소련 붕괴 직후 시절 보리스 옐친이 한 개삽질, 조금 더 가면 소련 해체의 주범인 고르바초프 둘이겠지요. 고르바초프는 소련 붕괴의 주범이고 옐친은 붕괴된 러시아를 개막장 특급 열차로 보내버린 주범이니 당연히 강한 러시아를 부활시킨 푸틴이 좋은 평가를 받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독재자? 언제 러시아에 민주주의 같은 건 있었나요.

현재 우리나라라 서방권 민주주의 국가들의 뷰로 러시아 내부를 보면 심히 곤란하다는 뜻입니다. 그게 좋다는 것이 아니라, 이해를 할 수 없어서 선택이 잘못된다는 뜻이지요. 예를 들어서 나치 독일도 패망하는 그 순간까지 독일 국민들은 히틀러를 추종한 사람이 대다수입니다. 적어도 히틀러에 대한 충성 자체는 대부분의 독일인들에게 전후 직전까지 진심이었다는 것이죠. 그러니 발키리 작전같은 것도 당대에는 그렇게 욕을 들어먹었던 것이고(점령지 사람들도 이건 안 믿었습니다), 의외로 독일의 탈나치화는 대단히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20년쯤 지나 시간도 지나고 PTSD도 조금 해소되고 뒤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68운동이라는 촉매를 가진 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지요.

세계에 수많은 독재자들이 있지만, 적어도 러시아 정도 체급의 국가를 독재로 해먹으려면 지지기반이 굉장히 탄탄해야 합니다. 푸틴은 지금은 과거보다 많이 약해졌겠지만, 전성기에는 울리가르히와 정보기관 등 굉장히 튼튼한 내부기반, 그리고 강력한 러시아를 전세계에 보여주면서 전 국민의 지지를 얻었던 사람입니다. 어느 정도의 정보통제만 이루어지면 푸틴에 대한 지지가 그렇게 쉽게 무너질 가능성이 오히려 훨씬 더 낮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러시아인들에겐 익숙해진 일일 테니까요.

그렇다면 결국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푸틴의 사망인데, 푸틴이 죽는다 하더라도 결국은 다른 스트롱 러시아를 외치는 울리가르히가 나오고 푸틴을 신격화할 가능성이 높읍니다. 아직도 크렘린 궁에서 나오는 말들을 보면 굉장히 국수적이고 호전적이며 여전히 발트3국,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를 나라 취급 안하는 언행들을 보이는데, 저는 결국 현 러시아 기득권은 결국 다 한통속이라는 결론을 낼 수밖에 없었읍니다. 그렇다면 서방에서 오함마 들고 러시아로 가는 방법밖에 없는데, 3차대전을 우려해서 못 들어가니 이것도 확률이 대단히 낮읍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러시아는 계속 안 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나오지요.


이렇게 되면 러시아에 대한 전세계의 제재는 꽤 오래 갈 것입니다. 물론 러시아는 폭삭 주저앉겠지요. 하지만 러시아의 굉장히 풍부했던 자원(비단 석유,가스뿐만 아니라 온갖 금속, 자재, 희귀광물류 등)을 제재로 인해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첨단 공업의 발전과 공급확대를 위해 계속해서 자원을 찾아대던 2010년대 이후의 산업 성장방식은 엄청난 후퇴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현재 전세계의 서플라이 체인 고장은 우선 코로나로 인한 인력 부족, 그리고 양적완화로 촉발된 인건비 상승의 인플레로 시작되었읍니다. 이것이 해결되기도 이전에 우크라이나 전쟁 위협으로 인해 한번 더 인플레가 촉발되었고, 전쟁이 시작되면서부터는 대러시아 제재로 인해 진짜로 모든 러시아발 원자재들의 수출-수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거나 끊기면서 엄청난 부족현상을 겪고 있읍니다. 예전에는 단순히 '사정이 어려워져서' 물건을 만들기 어려워졌다면, 이제는 진짜로 재료가 없거나 물건이 없어서 못 만들고 못 파는 상황이 와버린 것입니다. 서플라이 체인이 흔들리는 것과, 아에 서플라이 체인 자체가 샷다 내릴 위기의 차이는 엄청나게 큰 것이죠.

그래서 상당 부분 코로나 이전의 서플라이 체인 방식은 수정이 가해질 것입니다. 일단 코로나로 인해 공업을 대부분 외주줘버린 국가들은 엄청난 대가를 치렀읍니다. 서플라이 체인 위기에서도 역시나 국내에 공장이 없거나, 다각화를 외치면서 정작 자국에 공장을 안 둔 국가들은 또 피를 봤지요. 이번에는 한 국가에 자원을 전부 의존하는 행위가 얼마나 미친짓인지를 또 경험했구요.

물론 아예 한 국가에 매장이 몰빵된 자원은 어쩔 수 없읍니다만, 그게 아니라면 결국 코스트 상승을 각오하고서라도 리스크 헷징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시대가 와버렸고,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읍니다. 그렇다면 결국 이전과 같은 경제상승도 어려울 것이고, 물건을 예전처럼 쉽게 만들고 쉽게 구하는 시대도 최소한 당분간은 막을 내리지 않을까 싶은게 제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지금 현기차 인기차종은 18개월까지도 걸린다는데, 그게 평균이 된다던가, 그래픽카드는 뭔 일 벌어질 때마다 대란이 온다던가, 걸핏하면 요소수 모자라고 걸핏하면 아파트 짓다가 자재 모자라서 공사 중단되고... 이런 것들을 버텨야 한다는 것이죠.



한줄요약하면, 예전보다 공산품 구하는 난이도가 훨씬 올라갈 것이다 정도?


그래서 대책은 있냐, 넌 어쩔거냐... 하면 몰?루
아 정말로 모릅니다. 알면 관련 주식에 집문서 박았겠지요...
다만 필요한게 진짜로 있으면 그냥 미리 질러버리고 나서 생각하고, 그게 아니라면 아예 안 사고 뭐 그런식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은 듭니다. 저 돈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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