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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05/31 21:59:30
Name   미하라
Subject   친목질에 대한 잡담.


언제서부턴가 친목이라는 단어는 커뮤니티 내에서 긍정적 의미보다는 부정적 의미를 대표하는 용어로 자리잡았습니다. 심지어 커뮤니티 내에서 어떤 파문이 일거나 더 나아가서 커뮤니티가 망하는 원인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기도 하구요. 커뮤니티 내에서 싸움 혹은 논쟁이 어느 개인 VS 개인의 문제가 아닌 다수, 집단간의 싸움으로 확장되면 보통 친목질 논란에서 자유로울수 없게 됩니다.


1. 팔은 안으로 굽는다.

친한 사람이나 가까운 사람에 대한 편들기는 사실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이나 큰 차이는 없습니다. 자신의 친구가 술먹고 취해 길거리에서 또 다른 취객과 시비가 붙는다면 거기에 "의리" 라는 명분을 붙여 친구의 편을 들수 있고, 자신의 애인이 운전중 도로에서 다른 차를 운전하는 운전자와 시비가 붙는다면 거기에는 "사랑" 이라는 구실을 붙여 애인의 보디가드를 자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유저 개인간의 관계가 이정도 친밀함을 유지하는 관계는 흔하지는 않지만 결국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개인과 개인간의 관계 지속 혹은 강화를 목적으로 팔은 안으로 굽는 사례는 흔하게 일어나는 일들이지요.

문제는 이런식의 편들기가 온라인에서 더 큰 갈등과 문제를 발생시키는 배경에는 오프라인과는 다르게 온라인 공간은 모두에게 오픈되어 있다는 온라인의 특수성 때문일겁니다. 길거리에서 누군가 둘이 다투면 그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밖에 볼수 없으며 처음부터 싸움의 발단을 옆에서 지켜보는 상황이 아니고서야 그냥 누군가가 싸워도 왜 싸우는지, 누가 잘했고 잘못했는지 알수 없기 때문에 제3자가 개입하여 소위 말하는 "오지랖" 을 할 여지도 부족한 반면 온라인 커뮤니티는 글로서 소통하다보니 글이 남아있고, 불특정 다수에게 오픈된 공간의 특수성때문에 글로 인해 제3자들도 자신의 주관에 의해 사태파악을 할수 있게 되고 이런 요소들은 타인의 행위를 놓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요소가 되어 제3자가 개입될 여지가 무궁무진하여 편들기 혹은 마녀사냥이 쉽게 이루어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게임도 그렇듯이 소수의 헤비현질러들에 의존도가 강한 게임은 결국 헤비현질러의 이탈과 함께 게임의 수명이 막을 내리듯, 이런 현상들은 상대적으로 아웃사이더에 속하는 유저들을 질리게끔 만들어 결국 커뮤니티에는 소위 "친목세력" 만이 남게 되고 그들이 일상에서의 생업문제로 커뮤니티에 투자하는 시간이 점점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컨텐츠가 사라져가는 커뮤니티는 결국 망하는 길을 걷게 됩니다.



2. 남초사이트에서의 여성의 존재

가급적 PGR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려 했으나 이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PGR의 퍼플레인만큼 적절한 사례가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기에는 퍼플레인에 대한 유저들의 분노는 자신의 개인공간에 PGR 유저들에 대한 품평을 마구 쏟아내는 광경이 발각되면서 그동안 속으로 쌓이고 쌓여있던 운영진으로서의 권한 남용 문제까지 빵 터져서 생긴 문제로 인식될수 있지만 유저들이 정말 실망했던것은 실제로 퍼플레인이란 사람은 PGR내 운영진을 비롯해 다수의 네임드 유저와도 개인적으로 친한 관계에 있었는데 이렇게 운영진중 한명이 운영자의 권한으로 개인정보까지 마음대로 열람하여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떠드는데도 누구 하나 그에 대한 잘못을 지적하는 이가 없었다는 점에서 결국 "다 똑같은놈" 이라는 오명을 들을만한 여지를 제공했고 이것은 운영진을 비롯한 퍼플레인 주변의 일부 네임드 유저에 대한 불신으로 그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굳이 퍼플레인의 사례를 언급한것은 이렇게까지 문제가 되는데 있어서는 퍼플레인이 여성이었다는 부분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남초사이트라는 특수성때문에 퍼플레인은 상대적으로 다른 보통의 유저들보다 더 쉽게 커뮤니티 내부의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을수 있었으며 그때문에 사이트 내부에 "주류" 라 할수 있는 사람들로부터 지지자가 많은탓에 관리자로서의 권한을 남용해도 그런 사람들은 지지 혹은 방관해버렸고 정작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강등되서 이의를 제기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었으며, 가끔씩 불만을 제기해도 운영진들이 봉사자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운영진을 지지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모두 묻혀버렸습니다. 심지어 모든 사태가 들통나고 몇백플동안 욕을 얻어먹는 글에서도 그녀의 흑기사를 자처하며 쉴드쳤던 몇몇 네임드 유저들의 행태는 남초사이트에서 여성의 존재로 인해 사이트가 병드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말할수 있습니다.



3. 신규유저의 진입장벽

아마 3번이 홍차넷의 향후 행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만한 부분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하는데요.

현재 대부분, 아니 거의 전부라고 해도 가까울만큼 여기에 현재 활동하시는 분들은 현재도 PGR을 이용하거나 과거에 PGR을 이용했던 분들일겁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그런 분들중 상당수가 현재의 PGR이 싫어서 PGR의 대체제를 바라고 오신분들, Toby님이라면 PGR보다 나은 PGR스러운 사이트를 이끌어줄거라 믿고 오신분들일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홍차넷도 PGR의 그늘에서 벗어나서 PGR과는 다른 정체성을 표방하는 사이트를 추구한다고 한다면 결국 PGR과 관련없는 새로운 사람들 또한 이 공간에 유입될테고 그 과정에서 커뮤니티내에 PGR의 정체성을 바라는 이들의 목소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새로운 사람들은 이질감을 느낄수 있습니다. PGR이 현재 인터넷 온라인 문화를 기준으로 봤을때 꽤나 높은 수준의 예절이 요구되는 동시에 글쓰기버튼이 가지는 무게감이 상당했거든요. 그리고 이것은 PGR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되는 과정에 있어서 일종의 "벽" 으로 느껴질수 있는 요소가 될수 있습니다.

결국 홍차넷의 흥망은 이미 다른분들이 말씀하셨듯, 새로운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어 계속해서 컨텐츠를 순환시킬수 있느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의미에서 여기는 PGR이 표방하는 게임사이트와는 완전히 다른 주제로 접근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게임게시판도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게 더 괜찮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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