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10/28 15:16:00
Name   벨러
Subject   뉴스를 제대로 읽어보자-물타기(번외편)
후속편을 써야 하는데 요즘 이상하게 바빠서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재와 별개로,
오늘자 석간 신문을 보는데 눈에 띄는 기사가 있어서 글을 씁니다.

사실 수많은 [열애] 기사에 흔히 나오는 반응이 있죠.
바로 “어떤 뉴스를 물 타려고 이런 기사를 내느냐”입니다.

아무튼 그런 반응을 볼 때마다 늘 하고 싶었던 말은 ‘적어도 국내 일간지라는 곳에서 고작 [열애] 뉴스로 특정 뉴스를 물 타는 일은 없습니다’였어요. 많은 분들이 ‘화제돌리기용 기사 지침’이 있지 않느냐고 하시겠지만, 아무튼 일간지가 연예인 열애뉴스를 크게 보도하는 일은 없습니다.

실제로 [서태지-이지아 이혼] 외에 1면에 연예인 개인 연애와 관련된 기사가 실린 적이 아마 없을 겁니다. 최근 가장 핫한 연예인인 아이유의 열애설도 인터넷에서나 핫 하고 기사가 실리지 일간지들은 거의 다루지 않거나 아주 작게 쓰죠. 지금 검색해보니 아이유-장기하 열애 기사를 쓴 일간지는 중앙, 조선, 매경, 세계, 경향, 국민, 서울, 이데일리 정도군요. 이들도 아주 작게 대부분 못보고 지나칠 정도로 썼습니다.

원래 이렇습니다. 콧대높은 아저씨들이 데스크를 보는 일간지에서 연예인 열애기사는 물타기로 논의조차 되지 않아요.

그렇다면 진정한 물타기, 좋게 얘기해서 논점을 전환할 수 있는 기사는 어떤걸까요.

오늘자 문화일보 1면 톱을 보면 그 답이 있습니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5102801030130123001
[북한이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관련해 친북 단체에 반정부 총력 투쟁을 선동하는 지령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정통한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통일전선부와 정찰총국 등 대남공작기관은 최근 조총련 등 해외 친북 단체와 국내 친북 조직 및 개인에게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대한 반대 투쟁과 선동전을 전개하도록 지시하는 지령문을 보냈다.]


이 기사는 신문에서 가장 중요한 페이지인 3면 전면 기사이기도 합니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5102801070330123001

이런 기사가 진짜죠. 논점을 흩트리는 건 이런 방식입니다. 모두가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정당성 여부를 논할 때 ‘국정교과서 반대는 북한이 시키는 짓’이라는 기사를 내는 거죠. 이렇게 되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세력은 [북한이 시켜서 하는 거 아니라고]라는 변명을 괜히 해야 합니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말이에요, 국정화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꽤나 머리가 아파지는 기사입니다.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공격거리구요.

이런 기사가 아쉬운 점은 보통 취재원이 분명하지가 않습니다. 기사에서는 소스가 ‘정통한 대북소식통’에 따른 것인데 이게 누군지 누가 알까요. 국정원 직원도 정통한 대북소식통이고, 정부부처 사람도 정통한 대북소식통일 수 있습니다. 탈북자나 현재 옌볜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도 정통할 수 있겠죠. 아무튼 독자는 모릅니다. 상당히 불친절한 기사예요.

분명한 건 이걸 읽는 독자의 대다수는 이 기사의 신빙성을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삽시간에 확대 재생산될겁니다. 이미 몇몇 언론은 이 기사를 받아서 그대로 기사화하고 있네요.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저 내용은 진짜든 아니든, 많은 사람이 사실로 받아들일 겁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진영은 울며 겨자 먹기로 저기에 대한 변명까지 하며 반대 투쟁을 해야겠네요.



5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977 기타4분기에 본 애니메이션들 15 별비 17/02/23 8422 1
    4998 게임'2048' 후기 17 별비 17/02/24 7506 12
    4667 게임'헌티드 맨션' 후기 18 별비 17/01/21 5644 31
    4300 음악비슷하지만, 표절은 아닙니다. 8 별비 16/12/05 4375 0
    4263 기타 3분기에 본 애니메이션들 (데이터 주의?) 8 별비 16/11/30 3847 0
    6208 스포츠국내 축구 이야기들 : 2017-3 (1) 13 별비 17/08/31 4535 3
    3836 스포츠국내 축구 이야기들 (2) 5 별비 16/10/05 3827 2
    3773 영화개봉한, 개봉중인, 개봉 예정인 애니매이션들 (데이터 주의) 7 별비 16/09/26 4804 0
    3687 음악개인 취향 듬뿍 들어간 노래들 3 별비 16/09/12 3825 0
    3635 스포츠국내 축구 이야기들 8 별비 16/09/02 4175 5
    3554 스포츠[축구]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월 경기의 명단이 발표되었습니다. 8 별비 16/08/22 3576 0
    3373 기타2분기에 본 애니메이션들 (데이터 주의?) 10 별비 16/07/28 4641 1
    3223 기타1분기에 본 애니메이션들 (데이터 주의?) 6 별비 16/07/08 6138 0
    899 생활체육월드컵 2차예선 라오스전이 시작됩니다. 3 별비 15/09/03 4693 0
    757 생활체육동아시안컵 최종전이 진행중입니다. 5 별비 15/08/09 4353 0
    14001 일상/생각저는 사이시옷 '법칙'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14 별길 23/06/25 2364 10
    49 기타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새롭게 시작합니다. 8 15/05/30 7404 1
    12653 스포츠[테니스] 내일 GOAT와 차기 황제(진)의 대결이 펼쳐집니다 11 벨러 22/03/19 3964 1
    1365 꿀팁/강좌뉴스를 제대로 읽어보자-물타기(번외편) 9 벨러 15/10/28 9839 5
    1233 꿀팁/강좌뉴스를 제대로 읽어보자(2) 6 벨러 15/10/12 8942 4
    1029 꿀팁/강좌뉴스를 제대로 읽어보자(스크롤 압박) 15 벨러 15/09/18 9463 13
    6835 기타위안부 합의 TF 결과 곧 발표 3 벤젠 C6H6 17/12/27 3588 0
    6829 음악(영상 多) 갑자기 개인적으로 삘받은 곡들 추천 벤젠 C6H6 17/12/26 4729 0
    6791 방송/연예특집 IMF 20년 다시 켜진 경고등 7 벤젠 C6H6 17/12/20 6057 2
    6709 과학/기술물리법칙은 자연에 존재한다 vs 인간이 만든 것이다 19 벤젠 C6H6 17/12/05 5484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