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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3/06/08 12:50:03
Name   서포트벡터
Subject   생각보다 고난이도인 애니메이션 노래들
다들 노래방에 가시면 어떤 노래 부르시나요? 아니면 차 안에 혼자 있을때 어떤 노래를 부르시나요?

저는 아무래도 만화영화를 많이 좋아하다 보니 만화영화와 관련된 노래들도 많이 부릅니다. 근데, 이 애니메이션 노래들이 생각보다 난이도가 좀 있는 편이지요.

애들 귀에 팍팍 꽂히라고 그런건지, 아니면 이럴 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 하는 마음에 마음껏 작곡을 한건지 ㅋㅋ 생각보다 많은 애니메이션 노래들이 고음역을 마구 퍼붓더라구요. 특히 어린이 보컬이 노래를 부르는 경우에는 아주 자비가 없습니다.

잘 알려진 만화노래들 중에 부르기 어려운 노래들 몇개 소개드리겠습니다. 하이노트 표기의 경우 틀릴 수도 있습니다. 어느정도 귀로 확인하긴 했는데 제가 절대음감이 아니라서...

이거 쓰다 보니까 대부분 대한민국 자체 제작 노래네요. 고음의 민족인지 ㅎㅎ

- Lazenca, save us(영혼기병 라젠카 오프닝)


2016년이니 벌써 7년 전 얘기지만, 음악대장 하현우의 커버 버전이 요즘은 더 유명하지 싶긴 하네요.

근데 원곡 자체도 엄청 높은 노래입니다. 97년에 발매됐습니다.

최고음은 F5(3옥타브 파)입니다. 이 노래는 음역대가 굉장히 넓은 신해철의 특성이 강하게 반영된 노래죠. 아주 저음으로 시작해서 아주 고음까지 가는 노래니까요. 하현우의 커버 버전도 최고음이 F5#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여담으로, 위 영상에서 이어서 나오는 노래 "해에게서 소년에게"는 신해철 본인이 '무덤까지 가져갈 노래' 1위로 선정한 적이 있습니다.

- 소년기사 라무 오프닝


우리나라의 유명 보컬리스트이자 보컬트레이너인 김명기가 부른 것으로 유명한 소년기사 라무입니다. 작곡자는 안지홍인데, 미니시리즈 M의 주제곡과 제5공화국의 주제곡(Deus Non Vult, 공익 노래로 유명한 그 음악입니다.)의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노래가 만화만큼 유명하다 보니, 만화 제목이 "정의의 용사 라무"라고 기억하는 분들도 많지요.

이 노래는 하이노트의 높이보다는,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쉬어가는 곳이 없어서 어려운 노래지요. 아예 처음부터 소리를 지르면서 스타트를 끊고, 그냥 그게 끝까지 유지됩니다. 그나마 소리 좀 덜 지르는 부분은 음이 높아서 안 쉬어지는 무자비한 구성을 보여줍니다.

만화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꽤나 인기가 있었습니다. 일본판에서는 말장난과 섹드립으로 점철된 개그물이었는데 우리나라에 수입하면서 열혈물로 거의 재창작을 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노래도 우리나라 오리지널이고, 97년에 MBC에서 방영되면서 함께 나왔습니다.

다행히 노래방에는 없어서 남들 앞에선 부를 일이 없군요(?)

- Power up!(디지몬 어드벤처 삽입곡)


지금 유튜브에 power up이라고 치면 결과가 어떠신가요? 저는 일단 디지몬이 5개정도 나온 다음에 레드벨벳이 나옵니다 ㅎㅎㅎ

애니송 전문 가수로 유명한 TULA의 노래죠. 애니송 가수의 대모인 정여진 님의 동생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디지몬 어드벤처의 일본판 수록곡인 Brave Heart를 대신해서 사용된 진화 테마곡입니다. 2000년 하반기부터 방영했습니다.

이 노래 역시 최고음 자체보다 쉴새없이 몰아치는 고음부 때문에 난이도가 높은 편입니다. 최고음은 C5(3옥타브 도)라고 합니다.

- 질풍가도(쾌걸 근육맨 2세 오프닝)


한국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노래 중에 대중적인 성공사례로 손에 꼽히는 곡인 질풍가도입니다. 딱히 별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노래죠. 2004년 1월부터 방영됐습니다. 2005년에 투니버스의 앨범 WE 2집에 수록되기도 했구요.

템포가 빠르다 보니 스포츠 응원에서 엄청나게 자주 사용됩니다. 잘 알려진 것으로는 이범호, 홍진호 선수 응원가로도 사용된 바 있고, 커버 버전도 많습니다.

최고음은 B4(2옥타브 시)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한 키 더 높여서 작곡했다가, 너무 높은 것 같다고 하나 낮췄다고 하네요. 안그래도 정신나간 난이도인데 대체 첫 버전이 어땠길래...

이 노래의 보컬리스트인 유정석은 스트리머 풍월량의 엔딩송으로 유명한 아따맘마 1기 오프닝인 잘 있어요, 행복한 세상의 족제비 엔딩곡인 출사표 역시 부른 적이 있습니다.

- Dream ~ 내일로의 시작(더 파이팅 오프닝)


좀 작정하고 어렵게 만든 노래가 아닐까 싶은 노래인데, 그냥 본 부분도 계속 높고 마지막에 지르는 부분까지 뭐 하나 쉬운 부분이 없습니다.

이 노래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원래 작곡가인 김정배 작곡가가 어느 로봇 만화의 주제곡으로 의뢰받았다가 만화가 좌초되어 곡도 묻혀 있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이 곡이 아깝다고 생각한 작곡가는 투니버스의 신동식 PD에게 샘플곡을 보냈고, 마침 더 파이팅과 어울리는 분위기라 선곡됐다고 하네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음원 중에 가사와 편곡이 완전히 다른 버전이 있는데, 이게 아마 기존의 샘플 음원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2002년 8월부터 방영했습니다. 역시 2005년 투니버스의 WE 2집에 수록됐습니다. 저작권사에서 디지털 음원에 대한 허락을 하지 않아 WE2집 음반 본품에는 수록됐지만, 디지털 음원에는 수록되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다.

최고음은 G5#(3옥타브 솔#)이라고 합니다. 마지막 애드리브 부분입니다.

- 황금용사 골드런 오프닝


일단 가수가 소찬휘라는 점에서 엄청 주목받았던 노래지요. 우리는 잘 모르지만 이거 원래 시리즈물이고, 무려 K캅스의 후속작입니다. 우리나라에는 98년에 KBS에서 방영됐고, 노래는 KBS의 오리지널입니다. 인기가 없진 않았다고 하던데, 무수히 재탕된 형제 만화인 K캅스나 선가드에 비해서는 인기가 좀 덜했지 싶습니다. 재방영된 기록이 없어서요. KBS에서 1998년 7월부터 방영이 시작됐었습니다.

당연히 소찬휘의 노래이다 보니 난이도에는 자비가 없습니다. 본인 평소 하시던 거에 비해선 편안하게 부르신거 같긴 합니다만...

소찬휘가 이 노래를 녹음할 당시, 작사를 본인이 하겠다는 조건 하에 수락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사는 소찬휘 본인입니다.

최고음은 E5(3옥타브 미)라고 합니다. 하이노트도 있지만 절정 부분의 템포도 빨라서 부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 천사소녀 네티 오프닝


보통 소녀만화 노래는 감성도 있고 예쁘고 해서 이래저래 커버가 되는 경우가 많지요. 예를들어 카드캡터 체리의 'Catch me, Catch you'라든가, 달빛천사 '나의 마음을 담아'라든가 자주 커버되는 노래들이죠.

근데 천사소녀 네티 노래는 커버되는 경우가 잘 없습니다. 워낙 자비없는 하이노트 때문에...이거는 원곡대로면 절대 예쁘게 부를 수가 없습니다 ㅋㅋ

KBS에서 1996년 12월부터 방영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투니버스에서 1998년, 2003년, 2007년 세 번에 걸쳐 재방영을 한 덕분에 어린 친구들도 생각보다 많이들 알고 있더군요.

최고음은 E5(3옥타브 미)라고 합니다. "행복 나눠주는 천사소녀 네티" 할 때지요.

- New future(달빛천사 삽입곡)


풀 버전은 무려 5분이나 되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원곡자인 myco의 낮은 음색을 감안해서 작곡을 한 것인지 엄청나게 낮은 곳까지 내려갑니다. 그래서 좀 폭넓은 음역을 요하는 노래지요.

거기다가, 원래 일본곡에는 없는 애드리브 부분이 투니버스 버전에서 추가돼서 갑자기 하이노트가 생겼습니다. Let's sing a song 한다음에 지르는 부분이 추가됐죠. 보컬리스트인 이용신 성우 본인의 아이디어였다고 합니다.

2004년 4월부터 방영됐었습니다.

최고음은 A5(3옥타브 라)라고 합니다.

- 지구용사 선가드 오프닝


원래 어린이 보컬이 부르는 노래들은 보통 자비가 없습니다. 이 노래는 그 중에서도 특출나게 어려운 편입니다.

최고음은 E5(3옥타브 미)라고 합니다. 근데 이 최고음이 문제가 아니라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높은 음역대가 계속 유지됩니다.

예전에 어디 장기자랑에서 이거 트라이했었는데 무지개 다리 놓으면서 뭔가 설계가 잘못됐단 느낌이 확 오더군요.

KBS에서 1996년 1월에 처음 신정특집으로 파일럿 방영하고, 이후 설특집, 추석특집으로 한번씩 더 한 다음에 10월부터 정규편성되었습니다. 그리고 1998년 대방영됐고, 향후 투니버스에서도 여러 번 틀어준 바가 있습니다.

- 짱구는 못말려 오프닝


짱구는 못말려 하면 비디오판의 "하나 둘 셋 야!"도 굉장히 유명하지만, 이 노래도 유명하죠.

어린이 보컬은 자비가 없다고 했죠? 이 노래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어린이 중창단도 찢어지는 목청으로 부르는 -오늘은 무슨-부분이 특히 자비가 없지요.

이 노래의 무서운 점은 별로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면 성인남성에겐 굉장히 벅찬 노래라는 점을 알 수 있죠.

최고음은 F5(3옥타브 파)라고 합니다. 무서운 점을 이걸 한번 찍고 내려오는 게 아니라는 거죠.

1999년 6월부터 SBS에서 방영했고, 이 노래는 SBS의 오리지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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