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4/10/17 01:32:48
Name   whenyouinRome...
Subject   그래 그럴수도 있지
한 때 나는 모든 부정형의 대명사였다.

말 꼬투리 잡기를 좋아하고

짜증나 귀찮아를 입에 달고 사는

매사에 긍정보단 부정으로 대답하는 사람이었다.

가령 누가 어떤 일이나 관계때문에 힘들다고 뭐라고 하면

"그게 왜 안돼?"

"아니 그건 니가 잘못한거네!"

"아 니 말 들으니까 내가 다 짜증난다 그만 해라"

같은 느낌으로다가???

대신에 그냥 저냥 다른 부분에서 그나마 커버가 됐는지 친한 애들은 몇몇 있었다.

무튼 너무 날카로운 말을 많이 했던거 같다. 아무래도 생각이 없었던거라고 봐야.....

항상 그 시절을 생각하면 부끄럽고 바보같지만 또 그걸 받아주고 같이 즐거워했던 친구들덕에

힘들고 어려웠어도 즐거운 시절로 남는 것 같다.

그 친구들중 몇몇은 여전히 잘 지내고 만나면 즐겁다.. 다들 너무 멀리 떨어져살아 1년에 한 두 번 밖에 못 만나지만...

그 때는 나도 힘들고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항상 날이 서있었던게 아닌가.. 어떻게든 다른 사람들이 잘 하는건 내리고싶고,

실수한 건 드러내게 만들고 싶고..

속 좁고 부족한 모습...

근데 사실 따져보면 나도 그정도 실수, 사고는 치고 다녔다..

누구나 그럴 수도 있는 거였다...

그런데 항상 꼬투리잡고 시비 거는 모습은 정말 지금봐도 찌질하다...

벌써 그 시절부터 20년 가까이 흘렀다..

이제 돌아보면 참... 그럴수도 있지 그걸 왜 그렇게까지 후벼팠을까..

그럴수도 있지 왜 그렇게 놀렸을까....

그럴수도 있지 왜 따졌을까....

다 그럴수 있는데....

요즘은 짜증나 귀찮아 그게 왜 안돼?? 니가 잘못했네! 같은 말은 하지 않으려 한다.

그보다는 그랬어? 힘들었겠네. 나도 쉽지 않았겠다. 그럴수도 있지... 같은 말을 하려고 한다..

사실 힘들다는 말을 제일 많이 달고 살기는 하지만 말이다....

말을 바꾸니 생각을 바꿀 수 있다..

그래. 그럴수도 있지... 왜. 다 실수 하잖아.. 대신 다음에 또 하지 않게 노력하자.

사람은 다 실수하기 마련이니까....

그렇다. 이런 말을 하기까지 참 오래걸렸다...

그만큼 내 마음도 넓어지고 여유로워 진걸꺼다...

말이 바뀌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

말은 정말 힘이 커서 계속 내뱉는 말을 머리가 자연히 생각하게 되고  몸이 자연스럽게 하게 되더라..

정말 바라보는 시야가 밝아졌다.

하지만 어리던 그 시절 더럽게 힘들고 돈 없던 시절에 여기 저기 치이던 어린 시절엔 항상 반감이 가득했다...

모든게 띠껍고 화가나있었다...

그래서 그럴 수 없었다.....

하지만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걸 이제는 알고 있다...

그래.. 그 때는 나도 그럴수도 있었지...

과거는 털고 이제라도 긍정적으로 살면 되지 뭐....



4
  • 그럴 수도 있죠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234 일상/생각아이들을 싫어했던 나... 28 whenyouinRome... 20/12/15 4284 33
11411 여행1박 2일 서울 방문 단상. 14 whenyouinRome... 21/02/12 4552 16
12878 일상/생각죽여주는 나의 하루 12 whenyouinRome... 22/05/31 3500 22
13048 IT/컴퓨터아이패드 액정보호용 강화유리를 갈아봅시다~~ 20 whenyouinRome... 22/08/04 3005 6
13134 일상/생각우리는 조금씩 성장한다. 4 whenyouinRome... 22/09/05 2840 34
13220 일상/생각계층 이야기(스키장 시즌권) 4 whenyouinRome... 22/10/11 2352 0
13383 일상/생각당신의 목표는 안녕하십니까? 29 whenyouinRome... 22/12/09 2504 2
13429 기타카드결제 단말기 구매 후기... 11 whenyouinRome... 22/12/26 2239 2
14554 일상/생각아들이 안경을 부러뜨렸다. 8 whenyouinRome... 24/03/23 1760 27
14985 일상/생각그래 그럴수도 있지 2 whenyouinRome... 24/10/17 594 4
8633 일상/생각바람의 나라는 생각보다 에로한 게임이었습니다 5 WildFire 18/12/12 7452 1
9133 일상/생각교양 해부학과 헌혈과제 3 Wilson 19/04/28 4919 8
9363 일상/생각운동권의 정반합(正反合) 3 Wilson 19/06/29 4985 10
9385 일상/생각삼청동의 술래잡기(2/5) 1 Wilson 19/07/02 5229 5
9644 정치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지켜보며) 6 Wilson 19/09/09 4166 17
2761 일상/생각주인공이 마치 우리 부부인것 마냥 한편의 영화를 상기시키는 스케치 7 windsor 16/05/08 7632 5
2774 방송/연예세상에서 제일 재미없는 여자인 제가 영국에서 유일하게 본 드라마 4 windsor 16/05/10 4823 0
3891 육아/가정그냥 많이 슬퍼요. 13 windsor 16/10/13 4977 1
4064 일상/생각왜 그녀는 영국항공으로 인천공항에 입국했을까 2 windsor 16/11/03 3760 0
4401 정치항문주사가 근거있는 말이 된다면 6 windsor 16/12/16 7272 0
267 기타가입했습니다. 안녕하세요! 5 Winter_SkaDi 15/06/08 6211 0
7429 일상/생각제 친구를 잃어버렸습니다. 5 Winter_SkaDi 18/04/22 4185 1
205 기타. 23 WisperingRain 15/06/04 10800 0
6051 사회초등티오에 대한 대략적 생각. 10 WisperingRain 17/08/03 4541 0
2628 정치. 5 WisperingRain 16/04/16 4274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