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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5/10/21 17:26:56
Name   meson
Link #1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516
Subject   뉴미디어 시대, 중세랜드의 현대인
이른바 중세랜드라는 것은 어떤 역사적인 개념이라기보다는 관습적인 이미지들의 총체일 것입니다. 그러나 유명한 관념일수록 비유로 사용하기에는 더 적절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간편한 중세상에서 사회의 위계는 황제-왕-영주-기사-평민 순으로 배치됩니다. 여기에 자유도시 연맹체와 용병단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죠. 대체 어느 나라의 봉건사회가 이러했느냐고 묻는다면, 시기와 지역에 따라 제도가 다 달랐으므로 그것을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저 직함들이 대략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하는데요. 여기에 의존하여 뉴미디어 시대의 미묘한 개념들을 비유해 본다면 그 대응은 아마도 아래와 같을 것입니다.

제국 - 글로벌 플랫폼 [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엑스, 스레드 ]

왕국 - 로컬 플랫폼 [ 네이버, 카카오, SOOP ]
영지 - 플랫폼 입점 계정 [ 개인방송 채널, 마이크로블로그 ]
기사 - 콘텐츠 생산자 [ 인플루언서 혹은 인플루언서 지망생 ]

연맹 - 종합 인터넷 커뮤니티 [ 펨코, 디시, 더쿠, 인벤 ]
도시 - 개별 인터넷 커뮤니티 [ 펨코 게시판, 디시 마이너갤러리, 네이버 카페 ]
용병 - 콘텐츠 생산자 [ 네임드 유저 혹은 어그로꾼 ]

평민 - 콘텐츠 소비자 [ 눈팅러 및 댓글 작성자 ]

여기서 기사와 용병의 차이는, 기사는 주군의 눈에 들어 알고리즘을 타고 출세하여 대영주가 되고자 하는 반면 용병은 그런 지향이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국이나 왕국과는 달리 도시의 경우에는 거기서 관리자를 하는 것이 수익사업보다는 자원봉사에 가깝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용병 본인 입장에서도 그냥 네임드 유저로 남는 것을 좋아하며 완장을 차는 것은 거의 조별과제 독박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죠.

다만 이것은 뉴미디어에 대해서만 생각해본 것이고, 레거시 미디어 역시 아직 존속하고 있으며 그 파급력과 확대재생산 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인데요. 파편화 이전 사회(비유하자면 로마 제국)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뉴미디어에 지분을 많이 빼앗기고, 스스로 뉴미디어를 닮아가면서 귄위까지 약하지는 추세에 있다는 점에서 보면, 이들은 - 이 글에서 유일하게 역사적 실체와 직접 대응되는데 - 비잔티움 제국과 겹쳐지는 면이 있는 듯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12세기 비잔티움 제국인데, 아직 4차 십자군이 오기 전이라 여력이 남아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겠지요.

이런 비유가 어떤 이점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존재하겠지만, 어쨌든 생각하다 보니 꽤 흥미로웠으므로 이처럼 공유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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