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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5/12/20 20:58:37 |
Name | SH J |
Subject | 조그만 상자, 한장의 사진을 꺼내 보다. |
시간을 주고 조그마한 보상을 받았다. 처음으로 받은 보상이라 그런지 뿌듯하다. 보상을 모아 조그마한 공간을 빌린다. 시간을 주고 보상을 모은다. 이동수단을 얻었다. 더 많은 보상이 필요해졌다. 더 많은 시간을 주게 되었다. 조그마한 공간을 채운다. 조그마한 공간이 조금씩 채워지니 기분이 좋다. 하루하루 흐르는 시간 앞에서 여전히 난 시간을 주고 있다. 좁은 공간은 비좁아졌고, 넓은 공간이 필요해졌다. 이를 악문다. 또다시 시간을 주며 보상을 모은다. 멀어져 간다. 하루하루. 더 큰 공간을 갖는다. 큰 공간이 채워진다. 큰 공간과 그곳을 가득 채운 물건들, 바뀐 이동수단 이게 아닌데... 세상을 바꾸자 선포하던 최형, 네겐 심장도 안 아깝다 말하던 그 자식, 한량, 귀염둥이, 조빱, 돼지, 원숭이, 장군, 복어, ...... 모두 없다. 서랍을 연다. 서류 더미 아래 조그만 상자를 꺼낸다. 잿빛 공간이 들어 있는 사진 한 장에서 추억을 꺼낸다. 눈물인가, 시간을 주고 받았던 보상으로는 시간을 다시 살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 문득, 어린시절 좌우명으로 삼던 영화 대사가 떠오른다. "Carpe, Carpe. Carpe Diem. Seize the day boys. Make your lives extraordinary."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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