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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5/12/27 09:00:10 |
Name | moira |
Subject | 2015 올해의 책에 관한 잡담 |
올해도 게을러 스스로 읽은 책이 얼마 없기에, 남들이 읽은 책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미스코리아는 7월, 연말정산은 1월입니다. 하지만 출판계는 정직하게 12월에 결산하는군요. 언론사마다 으레 '올해의 책'을 뽑아 싣습니다. 어이, 늦기 전에 사라!는 신호입니다. '겨울방학이군, 한 권 읽어볼까..' 사실 읽을 시간도 돈도 없는 독자들의 망상에 군불을 지피려는 가난한 책장수들과 기자들의 공모...는 아니겠죠. 어쨌건 한 해를 마감하며 한겨레, 경향, 조선, 중앙, 한국일보 5개 언론사 북섹션에서 선정한 '올해의 책'들 가운데 2곳 이상 겹치는 책들을 따로 모으고 수다를 좀 떨어 보았습니다. (시사인 북섹션도 볼 만합니다만 아직 인터넷판이 뜨지 않은 관계로.. 내맘대로 생략합니다.) 최종 선정작들만 가지고 하면 너무 단조로우므로 후보작들이 공개된 경우 그것들도 계산에 넣었습니다. 왜 저걸 안 뽑지 싶을 정도로 아까운 후보작들이 탈락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심사위원의 취향이 강하게 작용하는 탓도 있고 출판사별 안배 때문인 경우도 있습니다. 한 출판사에서 좋은 책 두 권을 한꺼번에 출품했을 경우 둘 다 뽑아주면 다른 출판사들에게 민망하니까요. 차라리 과학이면 과학 인문이면 인문, 같은 분야에서 두 책이 경합하는 경우라면 공동 선정을 해버리는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각 언론사별로 뽑은 올해의 책 리스트를 보시면, 한 출판사 책이 두 권 들어가는 경우는 결코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위 5개 언론사 중 한국일보는 좀 급이 다릅니다. 여기서는 '한국출판문화상'(또는 백상출판문화상)이라는, 1960년부터 시작된 유구한 역사를 가진 상을 줍니다. 심사 기간도 길고 엄격하며 지면도 크게 할애해서 보도합니다. 이 상을 받는다는 것은 출판사와 저자/번역자에게 큰 영예와 격려입니다만 베스트셀러와 연결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어차피 언론사 북섹션이나 광고가 실 판매부수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지요. 인터넷 서점 MD들, 출판사 영업팀의 SNS, 출판사별 커뮤니티 카페, 바이럴 마케팅 알바 등 책 마케팅의 함수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긴가민가하는 상황에선 전통적인 언론매체(출판기자)의 평가를 참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각 언론사의 리스트 특징에 대해서는 후반부에 간략히 써볼까 합니다. 이제 어떤 책들이 '올해의 책'으로 꼽혔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어떻게 죽을 것인가: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톨 가완디, 부키) 아래에 하지현 정신과 전문의의 평을 퍼왔습니다. 저는 읽어보지 못했네요. 베스트셀러이고, 의료넷이니만치 읽어보신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툴 가완디는 한국에는 이미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동녘사이언스 2003)로 소개되어 있는 저자입니다. 나이 드신 부모님이나 친지를 둔 사람들이 읽어보고 서로 권한다고 하네요. 죽음에 대한 다양한 담론들이 좀더 대담하게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일 것입니다. 다만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은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이 올해 메르스, 작년 세월호로 철저하게 배신당한 것은 아이러니합니다. [... 65세 이상 노인자살률은 1990년 이후 14.3명에서 69.8명으로 4.9배 증가했다. 언제 끝날지 모를 의존적 노인의 삶을 견뎌낼 의지를 갖지 못한 것이다. 그런 문제의식에서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올 한해 가장 시사하는 바가 큰 책이었다. 외과의사이자 미국 유력 주간지 뉴요커의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자신의 처할머니와 아버지가 늙어가면서 서서히 독립성을 잃고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바라보면서 미국의 노인정책과 요양시스템을 취재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생명연장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 단계를 자신이 제어하고 있다는 통제감이고 이를 통해 마지막까지 ‘좋은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 현대인에게는 잘 사는 기술뿐 아니라 죽는 기술(ars moriendi)이 필요함을 의사의 전문성과 개인적 경험, 그리고 칼럼니스트의 필력을 합쳐 제안하고 있다. 저 멀리 있는 것 같지만 언제 내 눈앞에 닥칠지 모르는 늙음과 죽음을 마음 안에 현실적으로 담아둘 준비를 위해 이 책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http://news.joins.com/article/19307221 조선, 중앙, 한겨레 올해의 책 선정작이고 한국일보 번역부문 후보 리스트에 올라 총 4곳에서 지명을 받았습니다. 산술적으로 1위. 2. 공동 2위 4권입니다. 빅 히스토리, 페미니즘, 세월호 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유발 하라리, 김영사) 올해 11월 말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책이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왔습니다. 한국일보에서 후보작들을 전해 11월부터 당해 10월 출판 도서로 제한하고 있는 바람에 한국출판문화상 리스트에는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그것만 아니면 가완디의 책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1위를 차지했을 만한 책입니다. (특이하게도 조선일보 리스트에서도 제외되었는데, 그건 아마 조선일보 선정위원들 중에 김영사 대표가 빠져 있는데다 김영사가 다른 출판사들과 사이가 안 좋아서..?) 저도 지인에게 검토를 부탁받고 읽어보았는데 그야말로 한번 잡으면 손에서 놓기 힘듭니다. 중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를 읽으면서 가졌던 법한 의문들, 너무 단순하고 기초적인 의문이라서 그 누구한테도 물어보기 힘든 의문들을 저자가 먼저 콕콕 집어서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빅히스토리 류의 책들에서 종종 볼 수 있듯이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추천사를 달고 나왔습니다. 다이아몬드(총균쇠), 도킨스(밈), 니얼 퍼거슨(제국), 스티븐 핑커(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레이 커즈와일(특이점이 온다)을 잘 짬뽕해 놓은 책이랄까? 근래 독서계에서 '힙'한 요소들을 배합하는 솜씨가 굉장합니다. 저자인 유발 하라리는 원래 중세사를 전공한 역사학자이고 첫 책도 전쟁사 쪽입니다. <사피엔스>가 아니었으면 이스라엘의 한 대학에서 조용히 썩고 있었을 밀덕인 거죠. 인류의 태동부터 미래 세계까지 수백만 년의 역사를 단 400페이지(영문판 기준)에 마구 구겨넣다 보니 물론 비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기독교에 대한 서술은 "이 양반 중세사 전공 맞아?" 할 정도로 얄팍하고 거칩니다. 가디언, 월스트리트 저널 등 해외 서평들을 몇 개 찾아봤는데 닥치고 찬양부터 책이 참 창렬하다는 악평까지 극단적입니다. "마 위키피디아 보고 쓴 거 같음요", "그래요 책을 쓰다 보면 오류는 당연히 있죠. 사자의 몸 위에는 이가 있기 마련이죠. 그래도 이새끼들 밑에 사자는 있어야 할 거 아님?" 글쎄, 제 생각에 사자가 있기는 있는 것 같아요. 털을 몽땅 깎아 놓으면 빈약한 사자이긴 합니다만, 꽤 잘 뛰어다니고 사냥 실력도 괜찮더군요. 저자의 아카데믹한 능력치를 확인하는 손쉬운 방법이 참고문헌을 훑어보는 것인데, 참고문헌이 없습니다. 친절한 참고문헌(저자에게 영감을 준 책들) 목록이 없는 것은 대중교양서로서도 큰 흠입니다. 원래 초보자의 독서는 처음 읽은 책의 참고문헌과 각주를 통해 넓혀 나가는 게 정석이니까요. 얼마 안 되는 각주도 중구난방으로, 있어야 할 각주가 없고 없어도 될 각주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히브리어에서 영어로 번역될 때 출판사(Harper)에서 왜 좀더 공을 안 들였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이 책을 자기 학술논문에 인용할 정도로 용기 있는 연구자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김어준 류의 '무학의 통찰'은 아니에요. 춧천!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창비) 중앙, 조선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고 한국일보 번역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한겨레와 경향에서는 이 책 대신 좀더 무게 있는 페미니즘 저서 <게일 루빈 선집>(현실문화)을 선택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맨스플레인'이란 신조어를 한국에 상륙시킨 책이지요. 올해 이 말을 못 들어보신 분은 잘 없겠죠만 책도 읽어보셨을지. 저는 안 읽었습니다. 왠지 안 읽었어도 다 읽은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맨스플레인은 꼰대 성향(파워스플레인)과 여성비하, 스피드웨건의 욕망이 한데 결합된 범주를 포착하는 단어입니다. 원사운드의 아래 만화를 보고 공감하신 분들은 일상적으로 맨스플레인을 경험하는 여성들에 대해 기초적인 공감의 토대가 있다고 보아야겠죠. 책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수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생산해낸 반향이 워낙 컸고 올 한 해 국내 페미니즘 논쟁에서 하나의 좌표를 주는 참조 도서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 주제를 길게 쓰다가는 수렁에 빠질 각이 걱정되므로 짧게 마무리합니다...;; 금요일엔 돌아오렴 (4.16세월호참사기록위 작가기록단, 창비) 가슴 아픈 책입니다. 올해 봄에 책을 들췄다가 몇 페이지 못 보고 다시 덮은 기억이 나네요. 아이를 잃은 엄마가 언어로 일상을 표현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미처 몰랐습니다. 읽기만 해도 격렬한 제의에 참여하여 몽둥이로 두들겨 맞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기획하고 인터뷰를 진행하고 책을 펴낸 분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기록 : 고은채│김순천│명숙│미류│박현진│박희정│배경내│유해정│이호연│정미현│정주연│홍은전 만화 : 김보통│마영신│손문상│유승하│윤태호│조남준│최호철│홍승우 한국일보 편집 부문, 한겨레, 경향에서 선정작으로 뽑혔습니다. 김대식의 빅퀘스천: 우리 시대의 31가지 위대한 질문 (김대식, 동아시아) 조선일보 선정작이고, 중앙일보와 한국일보 저술 부문 후보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이분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괜찮은 저자일까요? 홍차넷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이런 식으로 넘어가지 마...퍽) 3. 공동 3위 올해의 책 리스트들을 보면 소설 품귀 현상이 심합니다. 아무도 소설을 안 읽나 봐요! 두 표를 얻은 책이 마션밖에 없어... 눈여겨 볼 여성 저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기쁩니다. 이상희, 김현경은 앞으로 중요한 저자가 될 것 같아요. 올해의 번역자라 할 만한 분은 역시 여성인 김명남 씨입니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생명에서 생명으로> 두 권이나 선정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어요. 이분 번역 속도와 퀄리티가 후덜덜하죠. 인류의 기원 (이상희, 윤신영, 사이언스북스) - 요건 읽어봤습니다. 강추! UCR 인류학과 이상희 교수와 과학동아 편집장 윤신영 씨가 합작했습니다. 와, 한국인 저자가 쓴 책 중에서 이렇게 대중성 만빵으로 재밌는 책은 <어메이징 그래비티> 이후 처음 읽어본 것 같아요. 가장 최신의 인류학계 성과를 초딩들도 읽을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인플루엔셜)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문지) 일탈 : 게일 루빈 선집 (게일 루빈, 현실문화) 현앨리스와 그의 시대 (정병준, 돌베개) 마션 (앤디 위어, RHK) 담론: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돌베개)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백창화·김병록, 남해의봄날) 4. 출판사별 겹치지 않는 목록들 - 중앙일보 교보문고와 제휴하여 올해의 책 총 10권과 후보작 리스트를 제공했습니다. 심사위원은 북섹션 기자 4인(정아람, 신준봉, 채인택, 이지영)과 교보문고 북마스터 28인입니다. 교보문고 플래티넘 회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책 추천을 받고 그 중에서 북마스터들이 최종심 후보작을 골랐다고 합니다. 기자들 중에 무게감 있는 이름이 없고, 선정 리스트에도 별 특징이 없이 그냥 베스트셀러 모음에 가깝습니다. 왜 소설 부문에서 <마션>을 빼고 <스토너>를 넣었나 했더니 둘 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책이군요. 시도 아주 젊은 비주얼형 시인의 두번째 시집을 골랐습니다. 김훈은 식상하죠. <로마의 일인자>는 또 왜 소설에 안 넣고 역사문화에... <위험한 과학책>이라, 글쎄, 올해같이 과학 저술이 풍년인 해에 이런 선택을? 만화를 따로 선정한 건 좋습니다. # 리스트 별점 : 하나 반. 안습이네요 북섹션에 좀더 투자하세요! 시 : 희지의 세계 (황인찬, 민음사) 소설 : 스토너 (존 윌리엄스, RHK) 에세이 : 라면을 끓이며 (김훈, 문학동네) 역사문화 : 현대 중동의 탄생 (데이비드 프롬킨, 갈라파고스) 역사문화 : 로마의 일인자 (콜린 매컬로, 교유서가) 과학 :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시공사) 만화 : 도련님의 시대 (다니구치 지로, 세미콜론) - 조선일보 29개 출판사 대표들과 출판평론가 표정훈 씨가 각 5권씩 추천하고 교보문고 회원 2천 명이 5권씩 투표, 조선일보 북섹션 기자들(어수웅, 신동흔)이 10권을 최종 선정했습니다. 리스트를 보면 다른 언론사의 선택과 겹치지 않는 책들이 단 3권밖에 안 됩니다. 가장 표준적인 목록으로 볼 수 있겠지요. 의제를 선도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실제로 조선일보가 출판면에 신경쓰지 않은 지는 꽤 되었습니다. 돈이 안 되니까... 현재 북섹션 간판은 어수웅 기자입니다. 서울대 종교학과 정진홍 교수 제자 중에서 조선일보로 간 사람들이 이동진, 어수웅인데 이동진 기자는 빠졌고 체급이 딸리는 어수웅 기자가 남았습니다. 요새는 같은 과 배철현 교수를 많이 밀어주고 있더군요. 배교수가 쓴 성서 해설책이 12월 초에 나왔는데, 조금만 더 빨리 나왔으면 분명 리스트에 들었을 겁니다. 내년에는 뭐 들겠죠. 저는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학자입니다. 서울대 종교학과의 반영성주의 기풍을 말아먹은 거 같아요. # 리스트 별점 : 두개 반. 안전빵이네요 좀더 패기를 가져보세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채사장, 한빛비즈) 음식의 언어 (댄 주래프스키, 어크로스) 시를 잃은 그대에게: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 (정재찬, 휴머니스트) -한겨레 김명남(번역가), 박현주(번역가), 정혜윤(서평가)와 함께 기자들이 올해의 국내서 10권, 번역서 10권 총 20권을 소개했습니다. 북섹션이 한겨레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죠. 그런 것치곤 선정 리스트가 좀 안이한 편입니다. 일단 조선일보처럼 수십 개 출판사 대표들로부터 추천받은 목록도 없고 서점과 연계된 데이터도 없어요. 심사자 개개인과 편집부의 성향에 좌우된다는 거지요. 보면 국내 저술 분야가 한쪽으로 편중되어 있어요. 딱 보면 한겨레스러운 역사서들이 셋이나 들어갔고(현앨리스, 재일동포, 한국전쟁), 미숙한 책 밀어주기가 확실한 것들도 있습니다(조성주, 장강명). 김사인은 뭐 한겨레니까. 언론사의 개성은 확실히 드러나는 리스트입니다. 더 안 좋은 것은 번역서 목록입니다. 외부 심사자들은 들러리였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김명남 씨는 과학서 번역가고 박현주 씨는 영미문학 번역가인데 리스트에서 전혀 표가 안 나죠. <군주론> 같은 경우 참 안이한 선택인데, 길 출판사가 한겨레 내부자가 만든 회사라서 무조건 실립니다. 에코나 피터 게이, 한병철 책도 좋은 책이긴 하지만 굳이 지금 뽑을 이유가 있을지. <인구 쇼크>는 잘 모르겠습니다. <화산도> 같은 경우는 한겨레에서 무조건 뽑아줘야 할 책이고 합당한 선택, 우엘벡은 이슬람 이슈를 대변하는 책으로, 나름 신선한 시도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리스트 별점 : 고민하다 2개 + 3/4. 꼰대지수를 좀 낮춰보세요! -국내서 조국이 버린 사람들: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사건의 기록 (김효순, 서해문집) 댓글부대 (장강명, 은행나무) 한국전쟁과 기독교 (윤정란, 한울) 어린 당나귀 곁에서 (김사인, 창비) 알린스키, 변화의 정치학 (조성주, 후마니타스) -번역서 에로스의 종말 (한병철, 문지) 모더니즘 (피터 게이, 민음사) 군주론 (마키아벨리, 곽차섭, 길) 화산도 (김석범, 보고사) 복종 (미셸 우엘벡, 문학동네) 인구 쇼크 (앨런 와이즈먼, RHK) 중세1 (움베르토 에코, 시공사) - 경향신문 가난한 경향신문은 외부 심사위원조차 없이 문화부 기자들만 가지고 올해의 책 10권을 선정했습니다. 가상하다고 해야 할지... 다른 언론사와 겹치지 않는 책이 8권이나 되는 나름 '독창적인' 리스트입니다만 진짜로 이 사람들... 당신들 주장대로 '가치에 비해 덜 알려진 책'을 선정할 거면 좀더 패기 있게 도나 타트 대신 새라 워터스를 넣으라구!! 엄기호는 좋은 저자지만 작년에도 넣고 올해도 또 넣고... # 리스트 별점 : 동정표로 3개 지배받는 지배자 (김종영, 돌베개) 고대 동아시아 세계대전 (서영교, 글항아리) 생명에서 생명으로 (베른트 하인리히, 궁리) 체르노빌의 목소리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새잎) 공부 중독 (엄기호 하지현, 위고) 폐허를 인양하다 (백무산, 창비) 잠실동 사람들 (정아은, 한겨레출판) 황금 방울새 (도나 타트, 은행나무) - 한국일보 한국출판문화상 5개 언론사 중 가장 믿을 만한 '올해의 책' 목록이자 독자 대중들에게는 왠지 가장 맥빠지는 목록이기도 합니다. 시와 소설, 특히 소설이 없어서 그래요. 문학 부문은 한국일보에서 따로 상을 주니까 중복시킬 필요가 없는 거죠. 리스트에 한국일보스러운 관점은 없지요. 다 외부 심사위원들이 선정하는 거니까요. 이런 책이 좋은 책인갑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뭐라 입을 대지 못해 쓸쓸하군요... 한국일보는 문과생이 읽기에 가장 좋은 신문입니다. 문화면 출판면 읽을거리가 가장 빵빵해요. 출판사 240여 곳에서 응모작을 받아 50권을 후보작으로 고르고 외부 심사위원 7인이 당선작을 뽑았습니다. 심사위원은 김경집(대중인문학), 김지은(아동문학), 백승종(한국학), 이현우(출판평론, 블로거), 한기호(출판평론, 창비 출신), 장은수(출판평론, 민음사 출신), 이정모(화학, 과학저술)입니다. 심사진의 무게감과 배치 상태는 뭐 적당해 보여요. 아래는 최종 수상 내역이고 한국일보 지면에 각 수상작에 관해 기사들이 한 꼭지씩 자세히 따로 났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찾아보세요. 아래 제가 건 링크는 총평과 후보작 전체 리스트가 실린 기사입니다. 수상작보다는 후보작 리스트가 우리에겐 도움이 되는 리스트입니다. # 리스트 별점: 별점이 별 의미가 없어 그냥 가만히 있겠습니다 저술-학술 : 현앨리스와 그의 시대 (정병준, 돌베개) 저술-교양 : 노동여지도 (박점규, 알마) 저술-교양 : 세상 물정의 물리학 (김범준, 동아시아) 번역 : 주자평전 (수징난, 역비) 편집 : 자기록:여자, 글로 말하다 (풍양 조씨, 나의시간) 편집 : 금요일엔 돌아오렴 (4.16세월호참사기록위 작가기록단, 창비) 어린이청소년 : 대추 한 알 (장석주, 이야기꽃) 이상입니다. 어물쩍 넘어간 부분들도 많고 품질이 떨어지지만 관대한 홍차넷이니 양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본인만의 독서목록과 계획을 가지신 분들에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글입니다만, 갑자기 남의 책장을 채워줘야 할 일이 생긴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아주 약간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요. 모두들 즐거운 연말연시 보내시기 바랍니다. p.s. 카테고리 정하기가 힘들어요. 그냥 '책'이 있으면 좋겠는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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