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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1/25 16:28:55
Name   켈로그김
Subject   등가교환의 법칙


제가 서식하는 곳은 김제입니다.
김제에 어제 눈이 아주 아~주 많이 왔었지요.
이불 밖은 위험하니 최대한 눈을 뜨지 않으려 용을 쓰는데, 아내가 말씀하십니다.

- 오늘 아침에 눈 치우자고 아파트 밴드에 떴는데.. 아직 눈꼽도 안 뗀 자기한테 말하기 미안하긴 하지만,
어서 나가서 눈을 치우도록 하여라.


그래서 정말 눈꼽도 안 떼고 바로 나가서 세시간동알 제설작업을 했습니다.

- 끗 -


...이면 좀 허무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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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기 시작한 시점의 적설량이 28cm + 치우는 동안 추가로 12cm가 쌓여서 총 40cm의 눈을 치웠더니 언덕이 몇 개 생겼습니다.

그걸로..



이러고 놀기도 하고,



즉석 눈썰매장 만들어서 이러고 놀기도 하고,

애들과 사모님들에겐 소풍날이 되었습니다.


그 광경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일요일 아침부터 눈 치운다고 늦잠을 포기한 10여명의 남정네들의 마음에도 훈훈한 꽃이 피었습니다.


---------------------------


훈훈함도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한 보상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 우리는 아파트 눈을 치우고 호랑이같은 아내와 하이애나같은 자식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했다.
우리는 존중받을 자격이 있고, 저녁에 모여서 술을 빨아도 비난받지 않을 것이다.
그 것이 기브앤 테이크고 등가교환의 법칙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야..
대상포진 환자 제외, 아이 3명 이상 재워야 하는 집 제외, 선약이 있는 집 제외, 몸져누운 집 제외한,
사나이중의 사나이, 정예중의 정예 4인이 모여 따땃한 청주를 오손도손 나눠먹었다는 진정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뜨끈한 청주 :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이웃과 함께 한 잔 기울이면 참 좋은 술로서
700ml 에 5천원 1,800ml에 1만원정도로 가격도 매우 착하다.
도수는 13도로 4인 기준 2500ml정도 먹으면 한두잔 먹을 때 보다 기분이 훨씬 더 좋아진다.




마지막으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면서 한 컷.

?1

때로는 하얀 똥도 약에 쓸 데가 있구나..


--------------


그렇게 훈훈한 일요일이 지나고
진짜 등가교환의 법칙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걍 마눌님 말 듣고 조신하게 일찍 잤어야 했는데..
숙취 + 몸살로 끙끙대는 중...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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