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2/01 16:37:54
Name   나는누구인가
Subject   연애는 어렵다.. 여자는 어렵다... (4)
"오빠 진짜요? 왜 그랬어.. 왜 헤어졌어요..."

"아이 참.. 오빠라 하지 말라니깐.. 차라리 형이라그래~ 나이 차이가 몇갠데.. 오빠는 무슨.... 뭐 사람이 만나면 또 헤어지고 그러는거지.... 이유가 있나...."

그렇게 나의 이별소식과 다른 이들의 삶의 넋두리를 안주삼아 술자리는 흘러가고 있었다...

그 아이는 역시 별말없이 맨끝자리에 앉아서 사람들의 말에 한번씩 미소만 지으며.. 아무 내색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덧 10시가 훌쩍 넘었고..

"아 오빠 오늘 갈때 xx씨랑 같이 가면 되겠네 xx씨 오늘 오빠 보고싶다고 나온거래요~"

"아... 그래... 잠실까지는 같이 갈 수 있겠네.. "

"그래요 같이가 아 이제 우리 또 언제모이지~ 연초에 또 봐요 신년회~~"

"그래그래 다들 잘지내요 조만간 또 보자고~ xx씨 가자 이제"

만약에.. 그 아이와 내가 집이 같은 방향이 아니었었다면.. 그 무리중에 같은 방향인사람이 한두명 더 있었더라면.... 흠...

아무튼 그 아이와 나는 그렇게 지하철에 올라타서 어색한 동행을 하기 시작했다.. 잠실까지는 아마 한 20분 정도의 거리였다...

약간의 취기가 있었지만.. 난 너무 어색했다.. 그 아이도 그랬던 것일까.. 우린 서로 아무말 하지 않았다..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며 있었는데.. 갑자기..

그 아이가 살며시 내 어깨에 머릴 기대었다.. 난 그냥 가만히 있었다...

왜그랬는지 모르겠다.. 그아이가 술을 먹지 않은걸 알고 있었지만.. 스스로 술기운에.. 피곤해서.. 그러는걸까 했던 것일까..

그렇게 빨리 다음역이 잠실역이란 방송을 기다리고 있었던거 같다...

"xx씨 난 이제 내려.. 술 많이 안마신거 같았는데 괜찮지? 조심해서 들어가 몇정거장만 더 가서 내리면 되니까 정신차리고~"

"네 괜찮아요 저 술 안마셨어요~ 근데요 대리님.. 집까지 데려다 주면 안돼요?"

"........."

그때 왜 내가 싫다고 말하지 않았을까.. 거기서 내리지 않았을까.....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밀려온다...

그렇게 몇정거장 더 가서 그 아이와 난 같이 내렸다

...........

...........

..........


다음날 난 하루종일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아무리 생각을 하고 또 해도.. 딱 떠오르는 정답이 없었다

뭐라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10분에 한번씩 내 기분도 이랬다 저랬다 바뀌었다...

누굴 탓할수도 없었고..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하지만.. 한가지 사실.. 난 그 아이의 마음을 받아 줄 수 없다는건 확실했다...

연애에 너무 지쳐있고.. 지금 이순간도 좀.. 혼자 있고 싶다...

게다가 한두살도 아닌 그렇게 나이차이가 많이나는 연하의 여자는 만날 자신이 없다..

누군가는 배부른 소리라고 할지 모르지만 난 그렇다.. 30여년을 살아오면서 느낀것.. 난 연하는 절대 만날수 없는 성격이라는것...

물론 예외도 있을 수 있겠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 아이는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대리님'

'어 xx씨 안그래도 연락하려그랬는데.. 오늘 출근은 잘했지?'

'네 대리님도 잘 들어가셨어요?'

'그럼.. 근데 xx씨.. 내가 생각 많이 해봤는데.. xx씨 마음은 받아주지 못할거 같애.. 너무 미안해서 미안하단 말도 못하겠는데.. 그래도 미안하네...'

'아니에요 미안하다고 하지마세요 그게 전 더 슬퍼요'

'아니야 이렇게 말하는 내가 나쁜놈인거지.. 근데 만약 그냥 계속 만나는 것도 더 미안할거 같아'

도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한것일까.. 난 그냥 차라리 솔직히 말하려 했던 것 같다.. 그 아이를 생각해준답시고 했던 말들이지만

사실은 생각해보면 오로지 나를 위한 말들이었을뿐...................

그 아이는 되려 자기가 죄송하다고 답장을 보내왔다.. 내가 차라리 이럴떈 욕을 해야하는거 아니냐고 했지만...

자기가 그러고 싶었던 것이라며.. 나보고 미안해 하지말라고를 반복했다...

난 정말 이기적이었다.. 마지막엔 내가 우리 다시 만나지 않는게 좋겠다고도 했으니까..

---------------------------------------------------------------------------------------------------------------------------------

조심스럽게 4편을 썼네요.. 아마 다음편을 끝으로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3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129 기타Peter Hammill - Autumn 1 새의선물 16/01/27 2927 0
    2130 정치'누리 과정' 논란, 누구의 잘못인가? 18 Toby 16/01/27 5176 0
    2133 일상/생각미국에서 파업의 추억... 6 새의선물 16/01/28 3788 1
    2134 기타[불판] 잡담&이슈가 모이는 홍차넷 찻집 <13> 70 위솝 16/01/28 4456 0
    2135 영화이번 주 CGV 흥행 순위 2 AI홍차봇 16/01/28 4371 0
    2139 일상/생각독서실 알바 10 nickyo 16/01/29 5791 1
    2140 정치증거도 없이 파업배후로 몰려 해고된 MBC PD, 기자들 6 Toby 16/01/29 4839 0
    2141 정치이태원 맥도날드 살인사건 범인 징역 20년 선고 7 블랙자몽 16/01/29 4908 0
    2142 기타어제자 손석희 앵커브리핑.jpg 9 김치찌개 16/01/29 5293 1
    2143 기타[불판] 잡담&이슈가 모이는 홍차넷 찻집 <14> 32 위솝 16/01/30 3958 0
    2145 의료/건강각국의 의료보험 13 모모스 16/01/30 7128 4
    2146 방송/연예NKOTB. New Kids On The Block. 6 Bergy10 16/01/30 3663 0
    2147 꿀팁/강좌로버트 새폴스키 - 개코원숭이들을 통해 바라본 인간 8 눈부심 16/01/31 7663 7
    2148 꿀팁/강좌로버트 새폴스키 - 스트레스와 인간 16 눈부심 16/01/31 7702 8
    2149 정치뉴욕타임즈가 힐러리지지를 선언했네요. 33 눈부심 16/01/31 4327 0
    2150 영화레버넌트와 서바이벌 17 Moira 16/01/31 4396 3
    2151 일상/생각아잉, 한솥도시락. 28 nickyo 16/01/31 5980 1
    2152 도서/문학박유하 교수 <제국의 위안부> 전문 파일 공개 2 Moira 16/02/01 8576 0
    2153 영화좋았던 영화음악 2 눈부심 16/02/01 7062 0
    2154 음악P!nk - Please, don't leave me 7 새의선물 16/02/01 4935 1
    2155 방송/연예유튜브 1억뷰를 넘긴 한국 뮤직비디오 순위 2 Leeka 16/02/01 3713 0
    2156 일상/생각연애는 어렵다.. 여자는 어렵다... (4) 6 나는누구인가 16/02/01 4107 3
    2157 영화왓챠 플레이가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14 Toby 16/02/01 12401 2
    2158 역사[웹사이트 소개] 집에서 스미소니언 박물관을 둘러보자 7 기아트윈스 16/02/02 4401 1
    2159 방송/연예걸그룹 뮤비순위 탑 20 2 Leeka 16/02/02 7066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