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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02/26 15:41:36 |
Name | 헬리제의우울 |
Subject | 그놈의 건강 |
아버지가 환갑이 넘으신지 조금 됐다 몇년전 건강검진에서 암이 발견되어 수술을 하셨는데 다행히 초기발견이었는지 예후는 없는 것 같다 코미디와 중국영화만 보시던 아버지가 몇년전부터 시골나오는 방송 어르신들 나오는 방송을 보시는데 옛날생각나셔서 그러는갑다 해왔었다 그런데 그런 방송들에서 뭘 먹으니까 건강해지더라 뭘 하니까 건강해지더라 하는 이야기가 점점 많아지고 어느새 아버지도 어머니도 이상한 음식들을 하나둘 만들고 먹고 하시게 되었다 그놈의 돼지감자 자연 인슐린이 들어있어서 당뇨병에 좋다고 하... 지금도 돼지감자 치면 자연인슐린 써있는 블로그가 한둘이 아니다 돼지감자 다음에는 여주 열품이 불었다 아 그냥 쓴 풀인데 그게 뭐 어쨌다고 그걸 말려가지고 볶아가지고 헬리제야 여주 맛있게 먹는 방법좀 찾아봐라 아버지 돼지고기랑 볶아먹으면 맛있다는데요 그러면 여주를 먹는 이유가... 몇달전부터 기름밥이라고 밥지을때 콩은 기본이고 온갖 잡곡을 넣고서는 결정적으로 식용유를 붓고서 밥을 한다 그러면 밥이 알알이 굴러다니고 매우 니글니글하다 식용유를 따로 먹으면 살찐다고 건강에 안좋다고 그랬는데 밥지을때 넣으면 뭐 달라질게 있나? 얼마전에는 아버지가 파인애플을 사시더라 어머니가 '방송을 봤구만' 하시더라 닥터의승부인지 엄지의제왕인지 황금알인지 아 또 뭐있나 여튼 그놈의 불싸질러버리고 싶은 약팔이방송들 식초에 파인애플을 담가서 2주간 숙성시키면 된다는데 그냥 따로먹으면 안되나 작년에 아버지는 단골 약국에서 유산균 캡슐을 추천받았다 원래부터 장이 튼튼한 분인데, 그걸 드시니 방귀냄새도 덜나고 좋아지는걸 느끼신다고 어릴때부터 변비를 달고산 나보고도 먹으라고 하시는데 정작 나는 별 효과를 못봤고, 그래서 안챙겨먹게 됐는데 그걸 안챙겨먹는다고 혼이 난다 괜히 혼날일만 하나 늘었다 유산균의 효과를 본 아버지는 건강보조제에 믿음이 생기셔서 얼마전부터 나보고 비타민이랑 오메가3이랑 여튼 그런것들좀 챙겨서 인터넷주문을 하라고 하시는데 내가 인터넷검색해보면 정작 의느님들은 부족한거 챙겨먹으면 되지 약이 필요한건 아니로다 하시는데 부가세를 못내서 압류를 하네마네 하는 형편에 헛돈쓰게 될까봐 선뜻 구매버튼이 눌러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아버지는 술담배를 하신다 술담배를 하기 위해 건강식을 찾는다는 무적의 논리 앞에 할말이 없다 대류... 술담배가최고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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